나의 이야기/시사 이야기

명문 의대생 3명, 동기 여학생 집단 성폭행

빈스 윙 2011. 6. 4. 08:00

오늘(6/3) 제목과 같은 신문기사를 읽었다. 예전 같으면 한숨 한 번 쉬고 넘어갔겠지만, 요즘 자녀교육과 우리나라 교육현실에 관심을 갖다 보니 그냥 넘어갈 수가 없었다. 사건의 전말은 이렇다.

 

명문 사립대(어느 대학인지 이미 알려졌지만, 그 대학과 관련있는 분들의 기분을 생각해서 그냥 명문 사립대라고만 쓴다.) 의대 본과 4학년에 재학중인 3명의 남학생이 지난 달 21일 경기도 가평의 용추계곡으로 간 같은 과() 동기들과의 여행에서 여학생 한 명이 만취해 잠이 들자 속옷까지 모두 벗기고 3명의 남학생이 함께 여학생의 신체부위를 만졌고, 그 중 한 학생은 디지털 카메라로 여학생을 촬영까지 했다고 한다.

 

사건의 전말을 써 놓고 나니 너무 기가 막혀서 어떻게 글을 써 내려가야 할 지 모르겠다. 어떻게 6년을 함께 지내온 동기 여학생을 그것도 3명의 학생이 공모하여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는다. 남학생들 입장에서 생각해 보면 아마 그들도 상당히 취해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은 든다.

 

술에 취해서 실수를 했다고 하더라도 경찰에서는 2명 이상이 공모한 성폭력 사건이라 특수강간 혐의로 입건해 수사하고 있다고 한다. 일단은 학생이라는 신분을 감안하더라도 자세하고 정확한 수사가 진행되어야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리고 그들의 범죄행위에 상응하는 처벌 역시 당연하다.

 

한 가지 염려되는 것은 집단 성폭행에 가담한 학생의 부모가 의사, 변호사라는데 자신의 자식을 위하여 법조계에 있는 지인들을 동원하여 무혐의로 풀려나게 하지는 않을까 하는 것이다. 물론 사건 자체가 와전되었거나 알려진 사실과 다를 경우에 무혐의로 풀려나는 것은 당연하겠지만, 성폭행 혐의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변호사라는 위치와 신분을 이용하여 무혐의가 된다면 이는 피해 여학생에게 또 한 번 충격을 안겨주는 행위가 될 뿐만 아니라 자신의 아들로부터 반성하고 참회할 기회를 빼앗는 것이다

 

학교 측에서는 "집단 성폭행에 가담한 학생들이 졸업을 앞둔 의학도여서 아직 처벌 수위를 결정하지 못했고, 수사 결과에 따라 출교(出校)도 고려하게 될 것" 이라고 말했다고 한다. (퇴학처분은 복학이 가능하지만, 출교는 영구 퇴출에 해당돼 복학이 불가능하다고 한다.)

 

이 같은 학교 측의 발언에 대해 내가 이해할 수 없는 부분이 있다. 마치 이번 사건은 학교(명예)와는 무관하고 학생들 개인의 일이라는 인상을 심어주는 듯한 발언이라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특히, '졸업을 앞둔 의학도여서 아직 처벌 수위를 결정하지 못했다'는 부분에서 너무 학생들을 배려(?)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그럼 성폭행 혐의를 일부 시인한 그 학생들로 인하여 학교의 명예가 실추되고, 이런 불미스러운 사건의 주인공을 배출한 학교로 낙인이 찍히는 것은 괜찮다는 말인가? 나는 우리나라 대학이 학생들에게 지식과 기술만 가르치는 직업훈련소 같은 대학이 되기 보다는 인생을 바르게 살 수 있는 조력자 역할을 충분히 해내는 그런 대학이 되었으면 한다.

 

내 생각에는 수사결과와 관계없이 먼저 교칙이나 제반 규정에 의해서 학교의 입장을 밝혀야 하지 않을까 한다. 그리고 학생의 장래를 생각해서 의사가 되는 것을 막을 생각이 없다면, 형사처벌과는 별도로 몇 년간의 기간 동안 무의촌 진료나 의료봉사를 통해서 참회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지라고 종용해보는 것은 어떨까 한다.

 

만약에 3명의 남학생들이 졸업하여 의사가 된다면 술보다 더 효과가 좋은 약물로 여성 환자들을 잠시 취하게 만들어서 또 다시 그렇게 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하니 가슴 한 구석이 갑갑해지면서 이런 놈들은 절대 의사가 될 수 없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생각이 앞서고, 그래도 나도 자식을 키우는 부모로서 이제 20대 중반의 젊은 나이의 학생들인데 이번 실수로 인해 인생이 망가진다면 그것은 너무 가혹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든다

 

경찰과 학교가 내년 2월이면 졸업해서 의술로 많은 생명을 구할 수도 있는 젊은 학생의 장래를 고려하여 처벌을 할 지, 아니면 의사로서의 자질에서 앞서 인간적이고 도덕적인 자질부족을 내세워 영원히 의사가 되지 못하도록 할 지, 그 결과가 자못 궁금해진다. 여러분들의 생각은 어떠신지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