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실력에 비해 스코어가 잘 나오는 이유

빈스 윙 2011. 10. 18. 08:00

라운드를 마치고 나면 동반자들이 나에게 별로 잘 치지 못한 것 같은데 스코어가 잘 나온 것 같다는 얘기를 종종 한다. 처음 한두 번 정도 이런 말을 들었을 때는 그러려니 하고 넘어갔는데 이런 말을 종종 듣다 보니 정말 그런지 그렇다면 그 이유가 뭔지 생각해 보게 되었다.

 

먼저 골프라는 본질을 잘못 이해하고 있는 부분이 있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골프실력을 드라이버 티샷, 아이언 샷, 어프러치 샷, 퍼팅 등의 스윙에 국한해서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데 골프실력이나 골프 라운드는 스윙실력으로만 구성된 것이 아니다.

 

라운드를 하면서 오비가 한두 개정도 나고, 공이 숲 속으로 들어가고, 쌩크도 한두 번 정도 나면 별로 잘 친다는 생각이 들지 않는다. 하지만 오비가 나거나 공이 숲 속으로 들어가는 것은 프로 경기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장면이다. 문제는 오비가 난 홀에서 어떻게 타수관리를 하고, 숲 속으로 들어간 공을 어떤 방법으로 그린까지 올리느냐 에서 프로들과 초보골퍼들은 큰 차이를 보인다.

 

또 한 가지는 트러블 샷을 하거나 레이업을 하게 되면 동반자들에게는 이전 샷에서 실수한 미스샷만 각인되어 실력이 평가절하되는 경우도 있다. 트러블 샷을 하게 되는 경우는 대부분 한 번의 실수가 있었기 때문에 스코어 관리 차원에서 더 이상 타수를 잃지 않기 위한 아주 중요한 샷이다. 그런데 트러블 샷이나 레이업을 잘 하는 것에 대해서 대부분의 골퍼들은 후한 점수를 주지 않는다.

 

사실 골프 스코어는 눈에 보이지 않는 곳에서 타수를 잃게 하는 속성이 있다. 예를 들면 벙커에서 한번 만에 탈출하지 못한다든지, 경사지에서의 샷에서 실수를 한다든지, 3퍼팅을 밥 먹듯이 한다든지 하는 것에서 타수를 잃는다. 그런데 여기에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평소에 연습하기 힘들거나 연습을 하지 않는다는 공통점이 있다.

 

벙커샷 연습이나 경사지에서의 샷이 평소에 연습하기 힘든 경우고, 3퍼팅을 자주하는 것이 평소에 연습을 게을리 하는 경우에 해당된다. ‘초보골퍼 스코어, 벙커와 오비가 좌우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535에서 밝혔듯이 초등학교 운동장으로 나가서라도 벙커샷을 연습해야 하지 않을까 한다.

 

경사지에서의 샷을 연습할 수 없다면 필드에서의 미스샷은 미스샷이 아니었다 - http://blog.daum.net/beanswing/430에서 밝힌 것처럼 연습방법의 변화를 시도해 볼 만하다.

 

내가 골프를 못 치는 것처럼 보이는 또 다른 이유는 비거리가 짧기 때문이 아닌가 한다. 대부분의 파4홀에서 2온이 힘들기 때문에 서드샷에서 그린을 노리는 경우가 많은데 서드샷에서 풀스윙 거리가 남도록 세컨샷을 하는 경우가 많다. 그리고 서드샷에서 온그린에 실패하면 4온이 되므로 잘 치는 것처럼 보이기 힘들 것이다. 하지만 4온을 하는 경우에는 대부분 핀 가까이에 붙여서 1퍼트로 홀 아웃을 하는 경우가 많으므로 보기플레이를 기준으로 할 때 스코어에 크게 영향을 주지 않는다.

 

백돌이에서 보기 플레이어로, 달라진 점은? - http://blog.daum.net/beanswing/536에서도 밝혔듯이, 사실 내가 생각해도 백돌이 시절의 샷이나 지금 현재의 샷이나 모두 거기서 거기라고 생각한다. 샷이 특별하게 좋아진 것도 아닌데 스코어가 줄어든 것은 위에서 언급한 몇 가지 사항과 멘탈이나 라운드 운영 그리고 스코어 관리라는 측면에서 백돌이 시절과는 비교도 할 수 없을 정도로 좋아졌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골프실력이라는 것이 굿샷이 모여서 되는 것만은 아니라는 점을 감안하면 굿샷 이외의 요소들을 발전시킴으로써 스코어를 줄이는 것이 충분히 가능한 일이라고 생각된다. 스코어를 줄이려면 골프스윙의 매카니즘 같은 육체적인 측면만 생각할 것이 아니라, 코스 매니지먼트나 멘탈적인 측면도 함께 고려해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