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라운드 분석

지금 사용하는 골프공과 궁합이 맞나요?

빈스 윙 2011. 11. 21. 07:30

블로그를 통해서 골프장비에 대한 얘기를 여러 번 언급했다. 주된 요지는 아무리 골프장비가 좋아도 골프장비의 특성 및 우수성을 살려서 사용할만한 실력이 안되면 무용지물이다. 하지만 나날이 발전하고 있는 골프장비들을 잘 이용하면 좀 더 쉽게 골프를 즐길 수도 있다.’는 내용이다.

 

초보골퍼들의 경우에는 골프공에 대해서 그리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다. 잃어버리는 공이 많으니까 저렴한 로스트볼을 사용하는 골퍼도 있고, 비싼 것이 좋은 것이라는 생각을 가진 골퍼는 무조건 비싼 공을 찾는 경우도 있다. 더 중요한 것은 골퍼가 선택한 골프공이 자신과 궁합이 맞느냐는 것임에도 불구하고 의외로 그런 부분을 간과하는 것 같다.

 

최고 인기글인 골프공, 제대로 알고 사용하시나요? - http://blog.daum.net/beanswing/159를 쓰기 전까지는 나 역시 그저 제일 저렴한 로스트볼을 브랜드에 관계없이 쓰곤 했다. 그러면서 골프공의 특성을 조금씩 알게 되면서 로스트볼을 쓰더라도 가능하면 같은 브랜드의 2피스 볼을 위주로 쓰게 되었다.

 

그런데 이제는 예전처럼 그렇게 많이 공을 잃어버리지 않으므로 나와 궁합이 맞는 공을 찾아서 사용할 때도 된 것 같다는 생각을 하던 차에 나이키 20XI 골프볼을 만나게 되었다. 그리고 마침내 20XI와의 첫 데이트를 했다. 20XI와의 데이트 준비과정과 서로 알아가는 과정은 어제 올린 나이키 20XI 골프볼, 어떻게 테스트했나? - http://blog.daum.net/beanswing/574를 참고하시기 바란다.

 

데이트(테스트) 방식을 다시 한 번 언급한다면, 20XI-S만 사용하면 다른 공과의 비교도 되지 않을뿐더러, 20XI의 성능을 체감하기 어려울 것 같다는 생각에서 전반에는 기존에 사용하던 공으로, 그리고 후반에 20XI-S를 사용했다. 그럼 지금부터 본격적으로 내가 20XI와 데이트를 하면서 느낀 소감을 언급한다.

 

 

첫째, 확실히 멀리 나간다. (드라이버 & 아이언)

전반에 나의 비거리가 별로 많이 나지 않는다는 것을 알았던 동반자들은 항상 제일 뒤에 떨어진 공이 내 공이라 여기고 거들떠보지도 않고 그 앞쪽으로 가서 자기 공을 찾았는데, 후반에 내 공이 더 멀리 나갔음에도 불구하고 제일 뒤에 있는 공이 나의 공이라고 생각했는지 더 멀리 나간 나의 공을 치는 오구 플레이를 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그런데 그 공이 오비가 나서 아까운 공 하나를 잃어버리게 되었다.

 

이건 캐디와 나만 알고 당사자는 모른다. 왜냐하면 오구 플레이를 한 동반자가 친 내 공은 오비가 나서 찾을 수 없었고, 나 역시 내 공이 그리 멀리 갔을 것이라고는 생각하지 못했고, 제일 뒤에 있는 공은 내 공이 아니었으므로 이리 저리 공을 찾는 사이 동반자가 나의 공으로 오구 플레이를 했고, 나중에 캐디가 와서 공이 바뀐 것을 확인했는데 그냥 눈감아 주자고 해서 그렇게 조용히 넘어갔다.

 

전반에는 항상 내가 세컨샷을 제일 먼저 했는데, 후반 들어서는 내가 세컨샷을 제일 먼저 하는 일이 거의 없었으니 20XI가 멀리 나가는 것은 확실하다고 볼 수 있다. 오랜 시간 엘보우로 인해 연습과 라운드를 거의 못해서 나의 스윙에 일관성이 더욱 떨어졌다고 보면 얼마나 더 멀리 나가는지에 대한 객관적인 수치를 말하기는 어렵고, 기회가 된다면 다음에 정상적인 컨디션으로 라운드를 한 뒤에 다시 정확하게 확인하고 싶다.

 

20XI-X를 쳤던 동반자 한 명은 그 날 롱기스트상을 받았다. 보통 230~240미터 정도를 날리는데 오르막이었음에도 불구하고 250미터 이상(내가 보기에는 오르막에 260미터 정도)을 보냈다. 그리고 몇 홀 지나서 오비가 나는 바람에 공을 잃어버렸는데, 그 공도 너무 멀리 날아가는 바람에 오비가 났음을 감안하면 20XI가 확실하게 비거리가 더 나간다고 볼 수 있다. 또 다른 동반자는 20XI로 치자마자 오비가 나서 공 핑계를 대면서 공이 안 좋아서 오비가 났다고 투덜거리기도 했다.

 

둘째, 바람에 날리지 않는다. (드라이버 & 아이언)

20XI는 바람에 강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라운드 당일 (특히, 후반에) 바람이 몹시 심하게 불었다. 슬라이스 바람에서 동반자들의 공이 슬라이스 방향으로 밀리는 것이 확실하게 보였는데, 내가 친 20XI는 크게 밀리지 않았다. 맞바람에서도 굳이 공을 낮게 깔아 치겠다는 생각을 할 필요가 없을 정도로 뛰어난 직진성을 보여주었다.

 

다른 골퍼들은 어떨지 모르겠지만, 나의 경우 맞바람이 불면 탄도를 낮춰서 쳐야겠다는 생각을 하게 된다. 내가 탄도를 조절해서 칠 수 있는 실력이 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말이다. 바람이 아주 강하게 불었음에도 안정적인 스코어를 낼 수 있었던 것은 20XI가 바람에 크게 밀리지 않는다는 생각과 믿음이 일정한 스윙을 유지하게 했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셋째, 임팩트 감이 적당하다. (드라이버)

이것은 다분히 개인적인 느낌인데, 임팩트 감이 묵직하지도 가볍게 날리지도 않았다. 나의 경우에 임팩트 감이 너무 묵직한 공을 사용하면 힘으로 공의 묵직한 느낌을 제압하려는 경향이 있다. 그러다 보면 몸에 힘이 들어가서 샷을 망치게 되는 것은 자명한 사실이다.

 

나는 공의 임팩트 감이 너무 가벼우면 (예를 들면, 새털처럼 가벼운 임팩트 감을 느낀다면) 헛스윙을 하는 것처럼 느껴지기도 하고, 클럽 페이스와 공의 접촉시간이 짧아진다는 느낌과 함께 딱딱한 느낌이 들어서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아직도 많이 남았는데 지루하시면 아래 손가락 한 번 클릭하시고 조금 쉬었다 가는 것도 좋을 것 같다.

 

 

넷째, 볼과 컨택되는 느낌과 관용성이 좋다. (아이언)

공이 클럽 페이스의 스윗스팟에 정확히 맞지 않아도 방향성과 거리에 미치는 영향이 다른 공에 비해 작다고 느껴졌다. 아마도 그렇게 느끼게 된 이유는 클럽 페이스와 볼이 컨택되는 느낌이 좋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된다.

 

오랜만에 클럽을 잡아보는 관계로 철저하게 3온 작전으로 3 2퍼트를 노리면서 라운드를 했기 때문에 아이언을 쓸 일이 많았는데, 클럽 페이스와 공이 접촉하는 시간이 길다는 느낌이 들었다. 바로 이러한 이유로 클럽과 볼이 컨택되는 느낌이 좋았던 것이 아닐까 생각된다. (3온 작전 – 3 2퍼트 보기 은 성공적이어서 보기 11개로 다보기 상을 받았다.)

 

다섯째, 컨트롤이 된다. (50미터에서 110미터까지의 샷에서 경험함.)

일반적으로 나는 풀스윙으로 그린에 올리는 샷을 하면 공이 그린에서 많이 구르는 편이다. 그런데 이번 라운드에서는 정상 컨디션이 아님을 감안하여 한 클럽 길게 잡고 스윙을 했는데, 공이 그린에 떨어진 다음에 한 번 내지 세 번 정도 통통통 튀고 멈추는 경우가 많았다. 결과가 좋게 나온 것은 한 클럽 길게 잡았으니 자연스럽게 스윙을 할 수 있었고, 컨택이 좋아지면서 한 클럽 길게 잡은 것과 런이 짧아진 것이 상쇄되면서 버디 기회를 여러 번 잡을 수 있었다. (버디 기회는 다 놓쳐 버리고 만 했다. 아니 보기도 했다. ㅋㅋㅋ)

 

여섯째, 구름성과 직진성 그리고 관용성 (퍼팅)

라운드 전날과 당일 오전까지 비가 많이 온 관계로 그린이 많이 젖어 있었는데, 라운드 당일 골프장에서 알려 준 그린 스피드 2.5미터는 실제로 퍼팅을 해 본 결과 의심스러운 부분이 있었다. 어째든 그린을 탓하기 전에 나의 퍼팅감이 조금 떨어져 있었다. 평소에 평균 퍼팅수가 33개 정도 되는데 그 날은 37개의 퍼팅을 했으니 말이다. 1퍼트를 4개 했는데, 3퍼트를 5개나 했으니 이 부분은 개인적으로 다시 복기를 하면서 문제점을 파악해야겠다.

 

'골프장비가 스코어의 10%를 좌우한다면? - http://blog.daum.net/beanswing/566' 에서 구름성과 직진성이 그리고 관용성이 좋다는 얘기를 했다. 아무리 그러한 성능이 좋아도 골퍼가 퍼팅을 때리듯이 하거나 퍼터 페이스를 열거나 닫으면서 퍼팅을 한다면 공이 가지고 있는 성능대로 결과를 기대하기란 어렵다.

 

그래서 라운드를 하면서 나의 퍼팅에 일관성이 떨어졌다 보고 (사실 스윗스팟을 너무 벗어나 버린 퍼팅이 많았다. 대부분의 3퍼트(5)가 스윗스팟을 많이 벗어났다. 그래도 방향이나 거리에 끼치는 영향이 아주 작았다고 생각된다.), 연습그린에서의 테스트 결과를 토대로 얘기하면 '골프장비가 스코어의 10%를 좌우한다면? - http://blog.daum.net/beanswing/566' 에서 언급한 바와 같다.

 

다만, 내리막에서 20XI가 관성모멘트가 크다는 것이 어떻게 작용할지 궁금했었는데, 비가 많이 온 관계로 그린이 너무 느려서 제대로 파악할 수가 없었다. 하지만, 우려했던 것처럼 가속이 붙어서 떼굴떼굴 굴러 내려가지는 않았다. 짧은 거리에서의 내리막은 공의 회전이 많지 않은 상태에서 굴러가니 그 만큼 관성모멘트가 적게 작용할 것이고, 긴 거리 내리막인 경우에는 어차피 내리막을 감안하여 거리를 조절해야 하니, 내가 우려했던 것은 기우에 불과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끝으로 내가 나이키 20XI 골프공을 사용하면서 가장 관심을 가지고 되는 부분과 라운드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비거리 증가와 바람의 영향을 적게 받는다는 것이다. 이 부분은 엘보우가 완쾌되는 대로 연습도 좀 하고 스윙을 가다듬어서 다시 한 번 집중적으로 테스트하고 싶다.

 

그런데 공이 없다. 20XI-X는 친구들이 오비를 내서 분실하거나 기념으로 가져갔고, 20XI-S 역시 한 개는 동반자가 오구 플레이를 하면서 오비를 내서 분실했고, 또 하나는 캐디가 갖고 싶어 하길래 기념으로 증정했고, 내가 치던 공 달랑 하나만 남았다.(왼쪽 사진) 내년 2월에 출시된다고 하니 미리 예약이라도 해 놓을까?

 

어째든 엘보우로 한 동안 연습도 라운드도 못했는데 20XI 덕분에 즐겁고 유쾌한 라운드를 할 수 있었고, 어느 정도 20XI의 성능과 나와의 궁합이 맞을 것 같다는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어서 기분 하나는 끝내주게 좋았다. 20XI를 사용하면서 조만간 내 인생 최고의 스코어를 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

 

20XI 골프볼과 연관된 글 ;

골프클럽과 공에 작용하는 관성모멘트 - http://blog.daum.net/beanswing/563

골프공의 새로운 장을 여는 레진(RZN)코어 - http://blog.daum.net/beanswing/565

골프장비가 스코어의 10%를 좌우한다면? - http://blog.daum.net/beanswing/566

나이키 20XI 골프볼, 어떻게 테스트했나? - http://blog.daum.net/beanswing/57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