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가 백스윙을 작게 하면 좋은 이유

빈스 윙 2011. 11. 24. 07:30

한 때 요코미네 사쿠라 정도의 오버스윙은 아니어도 심하게 오버스윙을 했던 나는 어느 날 나의 오버스윙 모습을 보고 기겁을 했다. 오버스윙도 오버스윙이지만 어깨회전은 전혀 이루어지지 않으면서 상체가 뒤집어지면서(리버스 피봇) 백스윙을 하는 모습을 보면서 내 눈이 의심스러웠다.

 

그 당시 내가 오버스윙을 했던 이유가 몇 가지 있는데, 혹시 초보골퍼 분들 중에서 오버스윙을 하시는 골퍼나 오버스윙까지는 아니지만 백스윙을 크게 하려고 노력하시는 골퍼가 있다면 도움이 될까 하여 글을 올린다.

 

첫째, 내가 오버스윙을 했던 가장 큰 이유는 백스윙을 크게 하면 공을 세게 칠 수 있고, 더 멀리 나갈 것이라고 생각했다. 초보골퍼의 입장에서 생각하면 크게 틀린 생각은 아니다. 문제는 관심의 초점이 백스윙을 크게 한다는 데만 있다는 것이다. 백스윙에서 올바른 어깨회전이나 체중이동에 대한 생각은 못하고 클럽만 어깨너머로 많이 넘기면 백스윙이 커져서 거리가 많이 나갈 것으로 생각했던 것에 문제가 있는 것이다.

 

둘째, 스윙아크를 크게 하라는 말과 혼동을 했던 부분도 있다. 백스윙을 크게 하라는 말이나 스윙아크를 크게 하라는 말을 같은 뜻으로 받아들였던 것이다. ‘초보골퍼가 오해하고 있는 스윙아크의 의미 - http://blog.daum.net/beanswing/558’ 에서도 언급했듯이 스윙아크를 크게 한다는 것은 백스윙을 크게 하는 것과는 완전히 별개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왜 왕초보 시절에는 그 말이 그 말 같고, 머리 속이 복잡해지면서 골프스윙에 대한 오해를 그렇게도 많이 했는지 모르겠다.

 

이런 과정을 겪었던 나는 지금 가능하다면 백스윙 크기를 줄이는 쪽에 초점을 맞히고 있다. 오버스윙을 심하게 하다가 백스윙 크기를 줄이는 것이 쉽지는 않았다. 그래서 선택한 방법은 두 가지다. 하나는 내 스스로 3/4스윙만 한다는 마음으로 백스윙을 했고, 또 하나는 백스윙에서 클럽이 너무 뒤쪽으로 넘어가지 않도록 위주의 골퍼에게 부탁하여 내가 백스윙을 하려고 하는 위치에 클럽 샤프트을 대고 백스윙에서 과도하게 넘어가는 내 클럽을 막아 달라고 했다.

 

이렇게 연습을 하면서 나는 백스윙을 작게 하자는 이론(?)의 예찬론자가 되어버렸다. 4~50대 성인 초보골퍼(특히, 남성골퍼)들이 백스윙을 크게 하면서 나타나는 오류는 유연하지 못한 몸을 과도하게 써서 백스윙을 크게 하려는데 있다고 생각한다. 어깨회전과 몸통회전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백스윙을 크게 하려고 하니 오른발 축이 무너지거나 리버스 피봇현상이 나타난다는 것이 나의 견해다.

 

그래서 이러한 골퍼들의 경우에는 백스윙을 줄이면서 스윙의 오류에서 벗어날 수 있는 부분이 많이 있을 뿐만 아니라, 백스윙의 크기를 줄이는 것이 백스윙을 크게 하는 것보다 여러 가지로 장점이 많이 있다고 생각한다. 물론 백스윙을 크게 하면서도 오른발 축이 무너지지 않고, 스웨이도 하지 않고, 리버스 피봇현상 등의 스윙오류가 없다면 굳이 백스윙을 줄일 이유는 없다. 몸이 유연하지 못한 골퍼의 경우에 무리하게 백스윙을 크게 해서 여러 가지 문제점을 발생시킬 소지를 높이는 것보다 백스윙의 크기를 줄이는 쪽이 훨씬 더 이득이라는 말이다.

 

그럼 그러한 골퍼들이 백스윙을 작게 하면 좋은 이유를 알아보기 전에 손가락 클릭 운동 한 번 하고 넘어가면 좋겠다.

 

 

첫째, 공을 스윗스팟에 정확하게 맞힐 확률이 높아진다.

백스윙 크기를 줄이면 하체를 안정시킬 수 있고, 회전축의 과도한 이동이 줄어들어서 자연적으로 공을 정확하게 맞힐 확률이 높아진다. 이것은 실제로 많은 골퍼들이 연습장에서 3/4스윙으로 연습을 하면서 이미 체험한 사실일 것이다. 예를 들어 백스윙을 3/4스윙으로 줄인다고 가정할 때, 4/4스윙을 하다가 3/4스윙을 하면 비거리가 줄어들 것을 염려하는 골퍼들이 많다. 나 역시 그 부분 때문에 백스윙 크기를 쉽게 줄이지 못했다.

 

하지만, 생각을 조금만 바꿔보면 반드시 비거리가 줄어든다고 할 수는 없는 일이다. 왜냐하면 공이 멀리 나가기 위한 조건 중에 하나가 클럽 페이스의 스윗스팟에 맞는 것이다. 그런데 4/4스윙을 하는 것보다 3/4스윙을 하는 것이 공을 스윗스팟에 정확하게 맞힐 확률이 높아지므로 오히려 거리편차가 줄어들어 평균거리는 증가할 수도 있다.

 

예를 들면 4/4스윙으로 공이 클럽 페이스에 정확하게 맞으면 140미터가 나가고, 제대로 맞지 않으면 110미터가 나간다면, 3/4스윙으로는 스윗스팟에 맞힐 확률이 높아지니까 그 편차가 120미터에서 130미터 정도로 줄어든다는 말이다. 클럽의 편차가 크면 자신의 샷을 신뢰하기 어려워지고 클럽선택도 망설여지게 마련이다. 이는 라운드를 하는데 상당한 애로사항으로 작용할 수 있다.

 

둘째, 임팩트 순간에 힘을 집중시키기 쉽다.

초보골퍼들의 스윙을 보면 다운스윙 초기에 힘을 낭비(?)하는 경우가 많은데 4/4스윙에서 힘을 낭비하는 다운스윙 초기의 1/4구간이 없어지므로 나머지 3/4구간에서 힘을 집중시켜서 임팩트로 가져 갈 수 있지 않을까 하는 긍정적인 생각을 해 본다.

 

아놀드 파머가 위에서 내가 말한 내용과 비슷한 의미의 말을 한 적이 있다. 그는 어떤 클럽을 잡든 미스샷을 하고 싶지 않으면 백스윙을 크지 않게 해야 한다. 백스윙이 크지 않으면 파워를 보상하려는 본능이 작용해 피니시가 끝까지 이루어지는 효과가 생겨 방향성과 거리가 늘게 된다.”고 말했다.

 

나의 경우는 백스윙을 작게 하면서 아놀드 파머가 말한 것처럼 임팩트 순간에 힘이 집중된다는 것을 느꼈다. 물론 이 부분은 세 번째 이유에서 언급할 코킹을 유지하는 것과도 관계가 되기는 하지만, 백스윙을 작게 하면서 예전보다 강하게 임팩트 된다는 느낌만큼은 확실하게 느낄 수 있었다.

 

셋째, 코킹을 최대한 유지하기 쉬워진다.

골프, 왜 코킹을 최대한 유지하라고 할까? - http://blog.daum.net/beanswing/559에서 초보골퍼들이 코킹을 유지하지 못하는 이유를 언급하면서 초보골퍼들은 가속의 의미를 잘 몰라서 다운스윙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스윙을 하려는 경향이 있다는 말을 했다.

 

백스윙을 크게 하면서 다운스윙 초기부터 빠른 속도로 스윙을 하게 되면 클럽의 원심력에 의해 코킹이 풀려버리기 쉽다. 그리고 다운스윙을 빠르게 하면서 코킹을 풀지 않기 위해서는 손목에 원심력 이상의 힘을 주어야 한다. 그 결과 손목에 들어간 힘이 팔과 어깨를 경직시켜 자연스러운 스윙동작을 방해하는 요소로 작용한다.

 

하지만, 백스윙의 크기를 줄인다면 상대적으로 코킹이 풀리게 되는 원심력이 작아지면서 코킹을 유지하기 쉬워지고, 그로 인해 골프스윙, 코킹을 유지해야 하는 진짜 이유 - http://blog.daum.net/beanswing/577에서 언급했듯이 관성 모멘트가 줄어들어 임팩트 순간에 빠르게 회전할 수 있게 된다. 한 마디로 말하면 백스윙 크기를 줄였을 때 클럽을 끌고 내려오기 쉬워진다는 말이다.

 

 

넷째, 스윙의 밸런스를 잡기 쉬워진다.

서두에서도 얘기했듯이 초보골퍼들은 백스윙을 크게 하면서 오른발 축이 무너지거나 스웨이를 하는 경향이 많다. 백스윙에서 신체의 중심을 잘 유지하는 것은 매우 중요하다. 왜냐하면 백스윙에서 스윙의 균형을 잃어버리면 그 다음 동작에서 다시 균형을 찾는 것은 매우 힘들고, 백스윙에서 잃어버린 균형을 다음 동작에서 다시 찾기 위해서는 백스윙의 균형을 보정하기 위한 보상작용으로 이어지기 때문이다.

 

이렇듯 신체의 중심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한데, 백스윙을 과도하게 크게 하면 신체의 중심이 편향되게 치우쳐 하체의 안정성이 깨지게 될 확률이 높아진다. 하체의 안정성이 깨지는 결과로 나타나는 것이 오른발 축이 무너지는 현상이다. 그렇게 하체의 안정성이 무너지면 스윙궤도에도 영향을 미쳐서 정확한 임팩트를 하기 어려워진다.

 

반대로 백스윙의 크기를 줄이면 하체가 보다 안정적으로 균형을 유지하면서 스윙궤도가 흔들리지 않고 일정한 궤도를 그리게 되어 보다 정확한 임팩트를 할 수 있게 된다. 그러므로 백스윙을 작게 하면 하체가 안정되어 스윙의 밸런스를 유지하는데 도움이 된다. 타이거 우즈도 아마추어에게 밸런스를 위해 백스윙을 75%만 하라고 조언한 적이 있다.

 

다섯째, 방향성이 좋아진다.

다섯째 이유는 생각하지 못했는데, 두 번째 이유에서 아놀드 파머가 언급한 방향성과 거리가 늘게 된다.’라는 말에서 백스윙을 작게 하는데 왜 방향성이 좋아질까라는 의문이 들어 생각해 보게 되었다.

 

아놀드 파머가 언급한 내용에서 방향성이 좋아진다는 말은 백스윙을 작게 함으로 인해 클럽을 스퀘어로 되돌리기 쉬워진다는 뜻일 것이다. 게리 플레이어 역시 (백스윙의 크기에 대해 얘기한 것은 아니지만) 네 번째 이유에서 설명한 하체의 안정성으로 인해 거리와 방향성이 좋아진다는 말을 했다.

 

신체가 유연하지 못한 초보골퍼가 무조건 백스윙만 크게 함으로 인해서 여러 가지 스윙의 오류를 범한다면, 지금까지 언급한 설명만으로도 초보골퍼가 백스윙을 작게 해야 할 충분한 이유가 된다고 생각한다.

 

사실 연습을 할 때는 백스윙을 작게 하는 것이 비교적 쉬운데, 실전에 나가면 다시 백스윙이 조금씩 커지는 것을 느낀다. 그런 점을 감안하면 백스윙만 작게 할 것이 아니라 나의 욕심도 작게 만들 수 있는 마음부터 바로 잡을 일이다.

 

혹시 이 글을 읽고 백스윙을 줄여야겠다고 생각하는 골퍼들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백스윙을 줄이는 방법에 대해서는 내가 경험한 방법을 글 서두에서 이미 언급했고, 그럼 '백스윙을 줄인다면 얼마나 줄여야 할까라는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 글이 너무 길어지는 관계로 이 문제에 대해서는 내일 다시 언급하기로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