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스윙평면과 테이크 백 그리고 백스윙 궤도

빈스 윙 2012. 1. 20. 07:30

헛똑똑이라는 말을 아시는지 모르겠다. 겉으로는 똑똑한 체하지만 실제로는 아무런 실속이 없는 사람을 칭하는 말이다. 골프에 대한 열정으로 1년하고도 6개월이라는 시간을 골프의 바다에 빠져 생활하듯 했지만 아직도 많은 것을 이해하지 못하는 나를 보면서 초보골퍼의 한계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는 헛똑똑이같다는 생각을 했다.

 

오늘 언급할 내용은 스윙궤도에 대한 내용인데, 너무 기본적인 내용임에도 불구하고 최근에서야 깨달은 것이 내 스스로에게 어이가 없고 창피할 따름이다. 그 동안 나의 스윙 중에서 가장 마음에 들지 않는 부분이 백스윙이었다. 왠지 백스윙 궤도가 왜곡된 느낌을 지울 수가 없었는데 그 이유를 최근에서야 알게 되었다.

 

골프를 시작하면서 테이크 백을 배우고 백스윙을 배울 때, 레슨 프로의 구령에 맞춰 하나에 테이크 백, 둘에 백스윙을 했다. 하나에 테이크 백을 할 때는 클럽 샤프트가 지면과 평행하고 비구선과 나란하게 되는 동작을 하면서 별로 문제 될 것이 없었다.

 

문제는 백스윙으로 넘어가는 동작에서 발생했는데, 왼팔이 지면과 수평이 되는 부분에서 클럽의 위치를 보면 지면과 거의 수직이 될 정도로 가파르게 들어 올리고 있었다.

 

왼쪽 사진에서 보다시피 스윙궤도는 비스듬한 평면을 이루고 있다. 왼팔이 지면과 평행한 상태에서 클럽 샤프트는 스윙평면과 같은 각도로 기울어져 있어야 하는데 나의 경우에는 클럽 샤프트가 지면과 거의 직각이 되도록 클럽을 들어 올린 것이다.

 

그러다 보니 다운스윙 역시 가파르게 내려와 지면을 내리찍는 듯한 스윙이 나올 수 밖에 없었을 것이다. 레슨프로가 그렇게 하라고 가르치지는 않았을 텐데 나도 모르게 그렇게 받아들였던 것 같다.

 

여기서 백스윙의 문제점들이 우후죽순 격으로 발생한 것이다. 그 문제점들은 테이크 백과 백스윙을 따로 배우면서 두 가지 동작을 매끄럽게 연결시키지 못한 데서 비롯된다고 볼 수 있다. 그래서인지 나는 골프스윙의 동작을 구분 지어서 가르치는 것을 별로 좋아하지 않는다. 우후죽순 격으로 발생한 문제점들을 살펴보면 ;

 

 

첫째, 스윙평면이 하나의 평면이 아닌 2개의 평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테이크 백까지 그리던 궤도가 백스윙으로 가면서 백스윙 궤도를 급격히 가파르게 만들면서 테이크 백을 기준으로 궤도가 방향을 바꾸면서 스윙평면이 접혀서 2개의 평면이 만들어지는 것이다. 이로 인해서 스윙궤도의 왜곡현상이 발생하게 되어 백스윙이 매끄럽지 못하게 되니 백스윙이 뭔가 어색한 느낌이 들었던 것이다.

 

둘째, 스윙 스피드를 빠르게 하는데 한계가 있다.

스윙의 전체적인 모양이 시원스럽게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급격하게 내리찍는 모습을 연출하다 보니 클럽이 매트바닥에 부딪히는 충격을 고스란히 손목이나 팔꿈치가 받게 되어 자신 있게 마음껏 휘두르는 스윙을 할 수 없게 되므로 스윙 스피드를 빠르게 하는데 한계가 있을 수 밖에 없다.

 

셋째, 잦은 엘보우 부상의 원인이다.

너무 가파른 스윙궤도로 인해 스윙매트를 쿵쿵 찍어대니 팔꿈치가 남아날 리가 없었던 것이다. 게다가 체중이동이 제대로 되지 않는 상태에서 이러한 스윙은 뒤땅의 원인이 될 수도 있으므로 잦은 뒤땅이 엘보우의 원인을 제공했을 수도 있다.

 

넷째, 어깨회전을 방해하는 동작이다.

테이크 백까지는 어깨회전을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하지만 테이크 백에서 궤도가 변하면서 클럽을 수직에 가까운 방향으로 들어올리게 되면 어깨의 회전방향이 왜곡된다. 테이크 백 동작 이후에 클럽과 어깨의 회전방향이 바뀌면서 회전축도 동시 바뀌게 되는 것이다. 그래서 나타나는 현상은 다음 다섯 번째 문제점이다.

 

다섯째, 리버스 피봇을 야기한다.

테이크 백까지는 척추를 중심으로 한 몸통회전이 일어나는데, 클럽을 급격히 들어올리면서 회전축이 바뀌면서 몸통회전은 멈추고 상체가 뒤집어지는 현상이 발생한다.

 

여섯째, 엎어 치는 스윙을 야기한다.

테이크 백 이후에 가파르게 들어올리는 백스윙은 다운스윙에서 어드레스 때 만들어진 스윙평면 위쪽으로 가파르게 공에 접근하게 되어 아웃-인 스윙궤도가 만들어지면서 사이드 스핀을 유발시켜 슬라이스 구질을 만들어 낸다.

 

테이크 백에서 백스윙으로 넘어가는 스윙궤도의 이탈로 인한 문제점을 나의 경우를 기준으로 열거했는데, 내가 그런 백스윙을 한 이유를 곰곰이 생각해 보면; 테이크 백 동작은 클럽 샤프트가 지면과 평행을 이루고 비구선과 나란한 상태에 놓이게 되고, 왼쪽 손등이 앞쪽을 바라보게 될 것이다.

 

그런 상태에서 왼쪽 엄지 손가락 쪽으로 코킹을 하면 클럽은 가파르게 지면과 수직(골퍼의 오른쪽에서 보았을 때)인 상태로 들려 올라가게 된다. 그래서 스윙평면에 대한 생각은 배제한 채 그렇게 스윙을 했던 것이 아닌가 싶다.

 

언뜻 생각하면 이러한 코킹 동작이 아무런 문제가 없는 것 같은데 왜 위에서 열거한 많은 문제점이 발생한다고 할까 궁금해 하시는 초보골퍼들이 계실지도 모르겠다. 코킹 동작 자체가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다만 코킹의 시점이나 방향 그리고 테이크 백에서 백스윙으로 연결되는 과정에서 어깨회전이 멈추면서 스윙동작들을 부드럽게 이어주지 못했을 뿐이라고 생각된다.

 

테이크 백에서 스윙궤도가 꺾이는 백스윙은 이처럼 많은 문제점을 유발시킨다. 골프스윙의 구분동작보다는 그 구분동작을 자연스럽게 연결시켜서 하나의 동작으로 움직이도록 부드럽게 스윙 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오늘 글을 마무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