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시타·사용후기

3개월의 동거생활을 마치고 이제는 결혼

빈스 윙 2012. 8. 6. 15:00

지난 5월 나이키 골프의 신제품 VR_S 아이언 세트를 시타용으로 대여받았다. 일반적으로 시타클럽을 대여해 주는 기간은 길어야 한 달이고 짧으면 1주일도 채 되지 않는데 나이키 골프는 역시 통이 크다.

 

3개월간 충분히 사용해 보고 결정하라는 배려가 아닌가 한다. 물론 누구에게나 3개월씩 대여해 주는 것은 아니지만 말이다.

 

내가 시타용으로 받은 클럽은 샤프트 강도 R 59g짜리 후부키 샤프트를 장착한 주조 아이언이다. 처음 클럽을 받았을 때는 전반적으로 클럽이 조금 무겁게 느껴졌었다. 하지만 그것은 그 동안 내가 아주 가벼운 클럽을 사용했기 때문에 느끼는 상대적인 무게가 아니었나 생각된다.

 

처음에는 타구감과 타구음이 조금 좋고 정확한 임팩트가 되는 그리 나쁘지는 않은 클럽 정도로만 여겼다. 그런데 3개월이라는 짧지 않은 시간을 같이 하면서 점점 VR_S의 매력에 빠져 들게 되었다. 그럼 그 매력에 대해 살펴 보기로 하자.

 

 

여유 있게 가져갈 수 있는 일정한 비거리

사실 비거리가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보다 많이 나가는 것은 아니다. 아래 사진에서 보다시피 기존에 사용하던 클럽보다 일정한 임팩트를 할 수 있었다는 것이 비거리와 관련된 모든 소요들에게 긍정적인 영향을 주었다.

 

 

일단은 임팩트가 일정하게 이루어지다 보니 거리의 일관성이 좋아졌다. 7번 아이언의 경우 120~130미터 정도로 10미터의 거리편차를 보였다면 VR_S는 꾸준하게 125~130미터의 거리를 보내면서 거리편차가 많이 줄어 들었다. 이로 인해 좀 더 섬세한 라운드를 할 수 있었음은 물론이다.

 

클럽별 비거리에도 영향을 미쳐서 예전에는 6번 아이언과 5번 아이언의 거리가 135~140미터 정도로 거의 비슷했는데, VR_S 5번 아이언으로 꾸준하게 145~150미터 정도를 보낼 수 있게 되어 그 동안 잃어버렸던 5번 아이언의 거리를 되찾은 것 같다.

 

그 동안 5번 아이언이 6번 아이언과 거리가 비슷했었던 것은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했기 때문이다. 그런데 VR_S 5번 아이언 스윙이 전혀 부담스럽지 않고, 비교적 쉽게 칠 수 있어서 조금 연습을 했더니 일정하게 임팩트가 나왔다

 

VR_S 아이언에서 가장 좋았던 것은 4번과 5번 아이언이 치기 쉬웠다는 점이다. 그 동안 나는 4번 아이언을 아예 가방에서 빼 놓고 다녔었는데, VR_S를 사용하면서 4번 아이언도 그리 부담스럽지 않은 클럽이 되어 버렸다.

 

풀훅으로 고생하던 방향을 VR_S로 잡다.

사실 나 같은 초보골퍼가 클럽의 방향성을 운운하는 것이 아주 우스운 일인지도 모른다. VR_S 시타클럽을 받았을 당시 나는 대부분의 아이언 샷을 당겨 치는 바람에 풀훅이 많이 났었다. 그런데 VR_S는 헤드가 조금 무겁게 느껴져서 클럽을 툭 떨어뜨리는 느낌을 가지기 쉬웠다.

 

그 결과 잡아 당기는 샷이 없어지면서 공이 똑바로 날아가기 시작했다. 그리고는 예전에 사용하던 클럽으로 샷을 해도 잡아 당기는 샷이 별로 나오지 않았다.

 

거리편차가 줄어들었다 해도 방향성이 좋지 않으면 말짱 도루묵이 될 수 있다. 그런데 VR_S를 사용하면서 거리편차도 줄이고 고생하던 풀훅도 고칠 수 있었으니 두 마리 토끼를 한꺼번에 잡은 것 같아 기분이 좋았다.

 

 

'딸깍'하는 카메라 셔터가 터지는 듯한 경쾌한 타구음 

위에서 4번 아이언이 치기 쉬워서 VR_S가 좋았다고 언급했는데, 또 한 가지 좋았던 점은 '딸깍'하는 카메라 셔터가 터지는 듯한 경쾌한 타구음이었다

 

물론 제대로 잘 맞은 임팩트에서 이런 소리가 나는데, 이 소리에는 약간의 중독성이 있는지 자꾸 치고 싶은 생각이 들게 만드는 매력까지 가졌다.

 

힘이 실리는 듯한 묵직한 타구감

가벼운 클럽을 사용했을 때는 공에 힘이 실리지 못해서 공이 날아가다가 뚝 떨어지는 느낌이 강했는데, VR_S는 묵직하게 힘이 실리는 것 같다.

 

타구감이 부드럽거나 공이 클럽 페이스에 철썩 달라붙는 그런 느낌은 별로 없다. 그렇다고 타구감이 딱딱한 것도 아니다. 부드럽거나 딱딱한 타구감과는 별개의 묵직한 타구감을 느꼈다.

 

개인적으로 부드러운 타구감을 좋아하는데, VR_S는 타구감이 부드러운 편은 아니지만, 공에 힘이 실리는 느낌이 좋았다.

 

VR_S 아이언을 내 식구로 맞이하다

VR_S 아이언은 내가 한 눈에 반한 그런 아이언은 아니다. 처음에는 그저 그런 클럽으로 느껴졌는데, 같이 하면 할수록 묵은 된장처럼 은근한 매력을 발산하는 클럽이다. 클럽의 특성상 그럴 수도 있고, 짧지 않은 시간을 함께 하면서 클럽이 점점 익숙해졌기 때문일 수도 있다.

 

원래 클럽에 대한 욕심이 별로 없고, 왼쪽 사진에서 보는 것처럼 지금 가지고 있는 클럽들도 꽤 많이 있는데 VR_S를 구매하기로 했다. VR_S 아이언은 내가 골프를 시작하면서 처음 구입한 클럽을 제외하고 처음으로 내 돈 주고 구입하는 클럽이 되었다.

 

클럽이 그렇게 많은데 돈 주고 샀다고 하면 마눌님께서 펄쩍 뛸 것이 분명하다. 그래서 통 큰 나이키 골프가 공짜로 그냥 주었다고 하려고 한다. 사실 스피드 트라이얼을 통해 VR_S 클럽을 시타하면서 제일 마음에 들었던 클럽은 VR_S 하이브리드 클럽이다. 18도짜리 하이브리드가 정말 탐이 났었는데 이번에는 그냥 꾸욱 참고 아이언만 지르기로 했다.

 

이제는 내 식구가 된 VR_S 아이언과 함께 더욱 더 재미있는 골프인생을 즐겨야겠다. 과연 VR_S와 함께 하는 나의 골프가 앞으로 어떤 변화된 모습을 보여줄지 궁금하기도 하고 기대도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