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이런 프리라운드 루틴은 어떨까요?

빈스 윙 2010. 10. 20. 10:30

나는 항상 설레이고 조금은 들뜬 마음으로 골프장으로 향한다. 친구들과의 만남, 사시사철 변하는 골프장, 그 날 스코어에 대한 기대감 등이 나를 마치 열심히 골부(골프 연습하는 것)하고 시험치러 가는 수험생처럼 들뜨게 만든다.

 

나는 라운드 계획이 잡히고 첫 티샷을 할 때까지 나 만의 일정한 루틴이 있다. 라운드 계획이 잡히면 골프장 홈페이지를 방문하여 코스맵을 보면서 이미지 라운드를 하고, 스코어카드 만들어 놓고, 하루 전날 장비 챙기고 그리고 당일에는 보통 1시간 30분 전에 골프장에 도착한다.

 

드라이빙 레인지가 있는 골프장이라면 주로 사용하는 클럽 위주로 10개 정도씩 샷을 조율하고, 그렇지 않은 경우는 빈 스윙으로 몸을 풀어둔다. 그리고 제일 중점적으로 연습하는 것이 퍼팅이다. 골프장의 그린은 모두 조금씩 또는 아주 많은 차이를 보이기 때문에 당일 라운드 할 골프장의 연습그린에서 연습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내가 정해 논 템포와 백스윙 크기를 기준으로 그린의 빠르기에 따라 거리를 좀 더 보고 스트로크 할 것 인지, 아니면 덜 보고 스트로크 할 것 인지 연습그린에서 연습을 하면서 정한다.

 

멘탈이 약하다고 생각했던 시절에는 누군지도 모르는 캐디에게 연애편지(쪽지)를 미리 써 두기도 했다. 멘탈이 약하고, 핸디는 30개가 넘고, 필드를 사랑해서 디봇은 만들 줄 모르며, OB난 공을 찾는 수고는 하지 않으셔도 되고 ... (중략) ... 그러니 편안하게 라운드를 할 수 있도록 도와 주시고, 라운드를 마치면 제일 눈에 거슬리는 스윙 동작과 그런대로 봐 줄만한 동작을 지적해 달라는 내용으로 쪽지를 써 두었다가 첫 홀 티샷을 준비할 때 캐디에게 건네준다.

 

라운드하면서 나를 제일 많이 도와줄 캐디와 먼저 마음을 열고 교감을 하는 것이다. 캐디에 따라서 천차만별의 반응을 보이지만 그래도 대부분 조금 더 관심을 가지고 라운드를 도와 준다.

 

이런 루틴으로 골프장에 가다보니 처음에는 누가 같이 가자고 하면 나의 루틴이 깨지는 것이 싫어 핑계를 대고 혼자서 다녔는데, 이제는 대부분의 동반자들이 나의 이런 루틴을 알고 있어서 같이 가자는 얘기를 잘 하지 않는다. 가끔은 나의 루틴을 따라 해 보겠다고 나서는 친구도 있지만 1시간 이상 일찍 도착해서 그냥 시간을 보내기 일쑤다.

 

물론 새벽 이른 시간에 라운드를 하거나, 업무나 기타 사정으로 나의 골프장 가는 루틴을 지키지 못할 때도 있다. 그런 경우에는 왠지 불안하고 막막한 느낌이 든다. 특히, 요즘 같이 연습을 거의 하지 않은 경우에는 불안감이 더욱 심해진다. 앞으로도 계속 이런 나의 루틴을 지켜가며 골프를 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