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을밤의 축제
나도 나이가 들어가는지 눈물이 많아진 것 같다.
마음 맞는 친구들과 함께 부산 알로이시오 소년의 집을 후원하고 있는데, 어제(10/20) 부산 KBS홀에서 알로이시오 학생들의 공연이 있어 보러 갔다가 눈물이 나서 애써 참는다고 애를 먹었다.
부모없이 자란 학생들에 대한 나의 선입견이 좋지 않았던 걸까? 너무나 쾌활하고 씩씩하고 자립심이 강한 그들의 연주를 보고 들으면서 눈시울이 붉어졌다. 어려운 환경 속에서 학교와 후원자들의 신세를 지는 것이 싫어 대학진학이 가능한 성적을 내고도 기업체에 취업을 해야만 하는 그들의 마음에서 안타까움과 한 없이 작아지는 나를 발견할 수 있었다.
내가 더 열심히 일을 해서 그들을 더 많이 도울 수 있으면 좋겠다. 축구선수 김병지를 배출하기도 한 알로이시오 학교는 카톨릭재단에서 순수 비영리로 운영하는 학교다. 비록 난 카톨릭 신자는 아니지만 어려운 환경에 있는 학생들을 도와 자립할 수 있게 교육을 시키는 그들의 숭고한 정신에 매료되고 말았다.
1979년 창단하여 미국 카네기홀에서도 공연을 했던 알로이시오 오케스트라는 중고생의 연주라고는 믿기 힘든 아름다운 선율과 감동을 듬뿍 가져다 주었다.
마리아 영아원 영유아들의 예쁜 율동과 당찬 모습, 마리아 수녀회가 서울시로부터 위탁받아 운영하는 꿈나무 마을 하늬비 예술단의 공연 그리고 마지막으로 우리가 후원하고 있는 알로이시오 무용부의 화려하고 웅장한 모듬북 공연과 화관무(?)라고 하는 공연 등 많은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기에 충분한 공연이었다.
작년에는 업무때문에 참석하지 못하고, 올해 처음 공연을 보게 되었는데 내년에는 반드시 가족들과 함께 그리고 가능하다면 회사 직원들도 모두 참석시켜서 메말라가는 우리들의 가슴 속을 촉촉히 적셔 주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