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 어느 것이 진정한 용기인가?
우리네 백돌이들은 티샷이 종종 오비가 나곤 한다. 적게는 한 두개(오비가 한 두개 정도면 백돌이가 아니지...)에서 많게는 티샷의 절반 가까운 오비를 내기도 한다. 그렇게 오비가 남에도 불구하고 우드나 고구마로 티샷을 하는 백돌이는 본 적이 없다. 드라이버에 비하면 거리는 조금 적게 나가겠지만 다루기도 쉽고, 거리가 적게 나감으로 인해 오비가 날 확률이 줄어듦에도 불구하고 우리네 백돌이들은 오직 드라이버 티샷만 고집한다.
내게도 아직 티샷을 우드나 고구마로 할 용기가 없다. 하지만 엉뚱한 용기를 가지고 있다. 깊은 러프나 라이가 좋지 않은 상태에서 과감하게 핀을 향해 우드를 꺼내드는 만용이 바로 그것이다. 탈출을 목표로 해야 하는 상황에서 핀을 목표로 샷을 하는 정말 엉뚱한 용기를 부리는 것이다.
투어프로들도 종종 탈출을 목표로 안전한 곳으로 샷을 하는 것을 볼 수 있는데, 우리네 백돌이들은 오직 핀을 향하여 전진을 외치며 과감하다 못해 무모한 샷을 해대곤 한다. 철처하게 확률게임이라는 골프의 속성을 무시하는 행위를 하고 있는 것이다.
반면, 내 주위에 80대 타수를 치는 친구들은 종종 아이언이나 우드로 티샷을 한다. 물론 그들이야 그렇게 쳐도 거리가 만만치 않게 나가니 그럴수도 있다는 생각을 한다. 하지만 거리가 안나더라도 한 라운드에 제일 짧은 파4홀 한 두홀 정도는 우리 백돌이들도 드라이버가 아닌 클럽으로 티샷을 할 수 있지 않을까?
난 지금 한 가지 목표를 세워보려고 한다. 지금 파3홀에서 고구마로 티샷을 해 보면 그리 안정적이지 못하다. 페어웨이에서의 고구마샷은 아주 안정적인데, 이상하게 티샷은 불안하다. 이는 고구마 연습을 페어웨이에서만 하고 연습장에서는 하지 않았기 때문이 아닐까 생각한다. 내가 세우려는 목표는 고구마 티샷을 연습하여 300 미터 내외의 파4홀에서 고구마로 티샷을 하는 용기를 내는 것이다.
300미터 정도면 고구마로 150~160미터 보내고 세컨샷도 고구마나 6번 아이언 정도로 그린에 올리거나 그린 근처에 보낼 수 있는 확률이 훨씬 높아진다. 계산상으로 이런 사실을 알면서도 실행하지 못하기 때문에 백돌이인가? 이제는 거리에 따라서 티샷을 고구마로 할 수 있는 진정한 용기를 내보고자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