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퍼의 웨이트 트레이닝 독인가 약인가
빈스 윙
2011. 2. 28. 09:00
최근에는 대부분의 골퍼들이 근력과 유연성 강화를 위한 웨이트 트레이닝과 스트레칭을 하는 것이 보편적인 현상이다. 이 밖에도 요가나 필라테스라는 이름으로 골프에 도움이 되는 운동들이 많이 개발되어 있는 것이 지금의 현실이다. 하지만 예전(아놀드 파머나 잭 니클라우스가 활동했던 시절)에는 골퍼들에게 웨이트 트레이닝은 금기 시 한 것이 일반적이었고, 지금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이 있다.
과연 웨이트 트레이닝이 골퍼들에게 도움이 되는지 아니면 해(害)가 되는지 궁금하다. 내가 스스로 내린 결론은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서 독이 되기도 하고 약이 되기도 하지 않을까 한다. (그렇다면 독이 되느냐 약이 되느냐를 따질 것이 아니라, 어떻게 해야 약이 되는지를 알아보는 것이 합리적일 것이다.)
먼저 골퍼들의 웨이트 트레이닝은 보디빌더와 같은 근육을 만드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밝혀두고 싶다. 사실 보디빌더와 같은 근육을 만드는 것은 운동이라기 보다 노동에 가까운, 근육을 혹사시키는 일이 아닐까 한다. 내가 보디빌딩에 대한 오해를 하고 있을 수도 있지만, 어째든 그런 근육이 골프에 별로 도움이 되지 않는 것은 사실인 것 같다. 왜냐하면 세계적인 골프선수들이 보디빌더와 같은 근육을 키운 사진을 별로 보지 못했기 때문이다.
내가 생각하는 골프에 가장 도움이 되는 웨이트 트레이닝은 바로 하체근력운동이다. 대부분의 운동이 그렇겠지만 하체는 골프에 있어서도 아주 중요한 부분이다. 일단은 스윙을 지탱해주는 지지대역할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고, 4시간 이상 걸어서 라운드를 해야 하기 때문이기도 하다. 신지애 선수의 경우 어려서 20층 높이의 아파트를 7번씩 뛰어서 오르내리는 운동을 했다고 한다. 그리고 동계훈련 중에도 하체훈련을 공개한 것을 본 적이 있다.
헬스클럽을 운영하시는 분에게 들은 바로는 극단적으로 하체운동은 하나도 하지 않고 상체운동만 할 경우에 상체의 근육이 어느 정도 만들어지면 더 이상 근육이 만들어지지 않는 시점이 있다고 한다. 이는 하체가 항상 무거운 짐(상체의 과중한 근육량)을 지고 다니는 결과가 되어 더 이상 상체의 근육이 만들어지지 못하도록 하는 신체의 생리학적 보상작용으로 볼 수 있다.
반대로 상체운동에 비해 하체운동에 주력하는 경우에는 가벼운 짐(상체)을 지고 다니는 결과가 되어 몸이 가뿐하게 느껴진다는 것이다. 굳이 골프와 연관시켜 생각하지 않아도 하체단련의 중요성을 알 수 있는 부분이다.
그 다음으로 내가 주목하는 부분은 악력이다. 언젠가 게리 플레이어가 손가락 두 세 개 사이로 클럽 두 개를 끼워서 들어 올리는 사진을 본 적이 있다. 골프를 처음 배울 때 그립을 잡는 세기에 대해 가르친다. 여러 가지 비유로 가르치는데 결국은 살포시 잡으라는 얘긴데, 악력이 없는 사람은 살포시 잡기가 어렵다는 것이 내 생각이다. 약한 악력으로 인해 그립을 세게 잡으면 팔과 어깨에도 힘이 들어가게 되면서 근육이 경직되고 자연스러운 스윙을 연출하지 못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사실 신지애 선수의 아버지, 신제섭씨는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서 부정적인 생각을 가진 측면이 많은 것 같아 보인다. 하지만 신지애 선수에게 아파트 계단 오르내리기 등의 하체운동과 이동하는 시간에 차 안에서 악력기와 아령을 이용한 손목 및 팔뚝 부근의 운동은 철저하게 시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