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습스윙과 필드스윙 사이에는 뭔가가 있다
겨우내 스크린 골프장과 드라이빙 레인지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보여주고 싶은 마음에 한껏 부풀어 오른 빈스윙은 마치 자랑이라도 하듯이 연습 스윙을 하면서 샷을 준비한다.
“어이~~ 빈스윙! 연습스윙을 보니 작년과는 사뭇 다른데? 연습 많이 했나 보지?”
“빈스윙이 겨우내 칼을 갈더군. 스크린에서는 언더파까지 쳤는걸. 그 날 아마 버디3개에 보기는 2개 밖에 안 했지?”
친구들의 한 마디에 기분까지 좋아진 빈스윙이 제일 먼저 티샷을 했다. 그런데 뭔가 보여주겠다는 빈스윙의 마음과는 달리 ‘아차’ 하는 순간에 쪼루가 나면서 레이디 티를 조금 지나선 지점에 공이 멈춰 선다. 이게 무슨 개망신이란 말인가? 아직은 차가운 봄바람이 빈스윙의 얼굴을 식혀보려고 하지만 벌겋게 달아오른 빈스윙의 얼굴을 식히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직 몸이 덜 풀려서 그렇겠지.”
“맞아. 몇 홀 지나면 괜찮아질 거야.”
그렇게 위로의 말을 하면서 빨랫줄 같은 타구를 선 보이는 친구들의 위로가 빈스윙에게는 전혀 위로가 되지 않는다. 왜냐하면 작년의 악몽이 되살아나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기 때문이다.
스크린에서는 수시로 70대 타수를 기록하고, 필 받으면 언더파를 칠 정도의 실력을 가지고 있고, 연습스윙은 투어프로의 스윙과 견줘도 손색이 없다는 말을 많이 듣는데 필드에만 나오면 스윙이 엉망이 되는걸 빈스윙은 이미 여러 차례 경험했다.
이러한 현상은 비단 빈스윙에게만 일어나는 현상은 아닐 것이다. 많은 초보골퍼들이 이미 경험했고, 고수들도 초보시절에는 대부분 겪었던 현상이다. 그럼 왜 이런 현상이 전국적으로 동시다발성 이벤트 행사처럼 일어나는 것일까?
그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을 것이다. 연습스윙과 실제스윙 사이에는 초보골퍼들이 느끼지 못하는 아니 느끼기는 하지만 눈에 보이지 않는 뭔가가 있다. 나는 그 중에서도 제일 먼저 손에 꼽고 싶은 이유가 하나 있다.
그것은 마음골프학교의 김헌 선생님께서 하신 한 마디 말로 설명이 가능해진다. 골프스윙은 운동역학이나 물리학으로 설명이 가능하지만 골퍼 앞에 공이 놓이는 순간 심리학으로 변한다는 말이다. 물론 스윙과 샷의 차이점을 설명하기 위한 말일수도 있겠지만, 많은 초보골퍼들이 공 앞에서 한 없이 작아지는 것은 공에게 마음을 빼앗겨서(공에 집착을 하면서) 스윙이 흐트러지기 때문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