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의 블로그에 자주 방문하시면서 조언을 해 주시는 프로님들이나 고수님들이 한결같이 나에게 얘기했던 부분이 비거리가 너무 짧다는 것이었다. 비거리를 늘리는데 집중하는 것이 좋겠다는 댓글을 여러 번 달아주셨는데, 송구하게도 나는 그런 댓글을 왼쪽 눈으로 보고 오른쪽 눈으로 흘려 보냈다.
왜냐하면 스코어를 줄이는데 롱게임보다는 숏게임이 더 유리하다고 생각했고, 드라이버는 거리보다는 오비가 나지 않을 정도의 방향성과 구질을 더 중요하게 생각했기 때문이다. 이러한 나의 생각이 어떻게 보면 골프나 클럽의 본질을 모르고 한 생각일수도 있다.
초보골퍼가 드라이버 티샷이 오비가 나면 스코어에 치명적인 영향을 주므로 오비가 나지 않을 정도의 구질과 방향성은 갖춰야 하겠지만, 드라이버라는 클럽은 멀리 보내기 위한 클럽이므로 클럽의 특성을 살려서 멀리 보내려는 노력도 했어야 하지 않았나 하는 생각이 든다.
하지만, 내가 비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게을리 한 것에 대해서 후회를 하지는 않는다. (사실 비거리를 늘리려는 노력을 전혀 하지 않은 것은 아니다. 적당히 하다가 포기했다고 보는 편이 맞을 것이다.) 어차피 골프에서 배워야 하는 모든 과목을 한꺼번에 다 한다는 것은 나에게 심히 부담스러운 일이니까 말이다. 그리고 덕분에 숏게임은 연습도 많이 했고, 자신감도 충천해 있다.
그런데 지금은 사정이 달라졌다. 최근 두 달 동안 80대 스코어를 유지하면서 느낀 것이 비거리를 늘리지 않고는 더 이상 스코어를 줄이기 어렵다는 생각을 한 것이다. 지금 이 상태로 어찌 어찌 하면 간신히 80대 중반까지는 칠 수 있을지 모르겠지만, 전장이 긴 골프장에서는 80대 스코어를 유지하는 것조차도 힘들어질 수 있겠다는 위기의식을 느낀 것이다.
그 동안 주위에서 많은 지인들이 비거리를 좀 늘리는 것이 어떠냐고 조언을 해도 난 숏게임으로 승부를 한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는데, 이제서야 비거리의 필요성과 중요함을 실감하고 있는 것이다. 필요에 의해서 절실함이 생겨야 몸과 마음이 움직이는 것을 보면 나도 생각의 유연성이 많이 부족한 것 같다.
그래서 일단은 나의 스윙을 잘 아는 프로를 찾아가 비거리 확보를 위한 원포인트 레슨을 받았다. 내가 예상하고 있었던 부분도 있었고, 막연하게 안 될 것이라고 생각해서 실행에 옮기지 못한 부분도 있었는데, 혹시 나와 비슷한 상황에 있는 골퍼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서 그 내용을 정리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