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잠이 안 올때 나는 이렇게 한다

빈스 윙 2010. 8. 12. 11:30

잠이 안 오면 ;

양 한마리, 양 두마리, 양 세마리...를 세어 보라는 말도 있고,

하나에서 천까지 세다 보면 잠이 든다는 말도 있다.

 

나는 아주 피곤한 경우를 제외하고는 좀처럼 쉽게 잠이 들지 않는 스타일이다. 보통 잠드는데 30분 정도의 시간이 걸리니까...

30분 정도는 괜찮은데. 한 시간을 넘어가면 겪어 본 사람은 알겠지만 정말 괴롭다. 새벽까지 잠을 못 이루고 다음 날 하루 종일 정신이 몽롱한 상태에서 업무에 임하는 것이 얼마나 힘든 일인지...

 

하지만 최근에는 잠을 잘 자는 편이다. 저녁운동을 하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매일 저녁 침대에 누우면 이미지 라운드를 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나갔던 골프장을 머리에 떠 올려 다시 라운드를 한다. 지난 주에 나갔던 가야CC(퍼블릭)는 9홀이기도 하지만 4번과 5번홀이 가물가물 할 뿐 나머지 홀들은 정확하게 기억이 난다. 그 날 내가 몇 번 클럽으로 어떻게 쳤는지도 기억이 난다. 마치 바둑에서 복기를 하듯이.

 

이미지 라운드에서는 일부러 벙커에 빠지기도 하고 간신히 그린 턱에 올리기도 한다. 상황을 내 마음대로 만들어서 라운드를 할 수 있는 매력이 있다. 마치 컴퓨터 게임에 빠져있는 우리 아들처럼.

 

내가 이미지 라운드를 할 수 있는 것은 나 만의 스코어카드를 착실하게 활용하기 때문이다. 그 전에는 라운드 후 하루 이틀만 지나면 라운드 했던 골프장이 머리 속에서 가물가물. 어떻게 샷을 했는지, 특정 홀이 어떻게 생겼는지 생각도 나지 않았다. 하지만 내 스스로 스코어카드를 작성하고 라운드 후에 다시 한번 정리하면서 머리 속으로 라운드를 한 번 더 돌고나면 그 기억은 꽤 오래동안 간직된다.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서 동반자들의 스코어를 기억하고, 몇 번홀이 어떻고 하는 이야기를 하는 고수(?)들을 보면 신기하기까지 했다. 하지만 내가 신기해 했던 그 고수들처럼 이미지 라운드를 할 수 있게 되고 보니 별로 신기할 것도 없다는 생각이 든다. 스코어카드만 정확하고 자세하게 적으면 너무 쉬운 일이니까. 아직까지 그 고수들 처럼 하나도 메모하지 않고 머리 속에 라운드를 떠 올리는 수준은 못 되지만 그래도 스코어카드 덕분에 요즘은 쉽게 잠을 이루고 있다. 즐거운 상상 라운드를 하면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