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게 뭘까? 눈치빠르신 분들은 학창시절 시험문제의 유형이라는 것을 알아 차렸을 것이다. 며칠 전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시험공부를 도와주다가 문득 생각 난 것이 있어 글을 올린다.
내가 학교 다닐 때나 이런 유형의 문제가 있었지 지금은 ;
"다음 글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서술하시요."
"다음 글에 대한 반론 또는 동감하는 내용의 글을 적으시요."
뭐 이 정도의 문제로 학생들을 교육할 줄 알았다. 이런 문제는 논술에서나 나올까 논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목에서는 맞는 것과 틀린 것을 골라내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이런 교육이 성인이 되어서도 맞고 틀린 것에만 집착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었다. 굳이 사회생활을 얘기 할 필요없이 일상생활에서도 우리가 겪는 일은 맞고 틀린 것 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내가 맞으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의 의견은 틀린 것인가? 그럼 틀린 사람은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가? 도대체 어떤 무슨 기준으로 맞고 틀린 것을 판단하는 것일까?
맞고 틀린 것이 제일 명확한 과목이 수학이나 과학이라면 내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수학문제를 푸는 과정에 있어서 다른 사람과 다르게 풀었다고 해서 그것을 틀렸다고 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을 내가 증명하는 과정과는 달리 좀 더 복잡하게 혹은 단순하게 증명한다고 해서 그것을 틀렸다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의 생활이 더 나아질 수 있었던 것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그것도 괜찮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 라고 하는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좋은 의견을 내는 차원에서 사회적 생활의 발전을 이룬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
"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그건 절대 아니야."
밑줄친 단어들이 단정적이고 절대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의견을 거의 무조건 반대하는 표현이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내 생각은 좀 달라."
먼저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지도 않고 틀렸다고 말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얘기하는 표현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