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골프유머

[연재물] 강호동 정신수련 하다 (5/6)

빈스 윙 2010. 7. 16. 19:00

창작의 고통이 이렇게 큰지는 몰랐다. 순수하게 창작한 글로 시작한 강호동 시리즈를 마루리 해야 하는데 어떻게 마무리를 해야 할 지 모르겠다.

 

쓰러지고, 넘어지고, 엎어지고.

골프를 하면서 온갖 어려움을 다 겪고, 좌절하고 다시 일어서기를 반복하던 강호동.

결국 기댈 곳은 골망산.

 

골망산을 헤매다가 폭포수 밑에서 볼품없이 깡마른 도사가 가부좌를 틀고 있는 모습을 발견한다.

강호동에게는 저 사람은 정말 도사인 것처럼 생각된다. 그리고 골망산에 골프도사만 있는 것이 아니구나라고 생각한다.

 

하루종일 골망산을 헤매고 돌아 다녀도, 만나는 도사마다 강호동을 도울 수 있는 도사는 없었다.

오늘은 그만하고 내일 다시 찾아보자라고 생각하고 하산하는 길에 아까 보았던 도사가 허공에 대고 작대기를 휘두른다. 그 모습이 흡사 골프 스윙을 하는 것 같기도 하고, 춤을 추는 것 같기도 하다. 그러다가 멈춘 채 꼼짝도 않고 그대로 있기도 한다.

 

호기심이 발동한 강호동. 도사가 수련을 끝내기를 기다리기로 한다.

달이 뜨고, 별이 반짝여도 도사는 움직일 줄 모른다. 마치 잠을 자는 것 같기도 하고, 깊은 명상에 빠진 것 같기도 하다.

 

얼마나 시간이 지났는지 모르지만, 드디어 도사가 움직였다. 이미 호동이 몇 시간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알고 있다는 듯이 말한다. "너는 왜 그렇게 몇 시간을 수심 가득한 얼굴로 쪼그려 앉아 있느냐?" 아주 작은 목소리가 마치 이어폰을 통해 크게 들리는 듯 했다.

 

강호동이 깜짝 놀라 말했다. "은제예" (경상도 사람이 아니라 잘은 모르겠는데 "제가 언제 그랬어요" 라는 뜻으로 안다) 그리고 말을 이어 간다.

 

강호동 : 골망산에 정말 도를 닦고 계신 도사님도 계시네요.

            여긴 골프하다 오신 도사님들만 계신 것으로 알았는데.

도사 :    나도 골프를 하다 왔고, 지금도 골프를 하고 있었느리라.

 

강호동 : 폭포수 맞고, 작대기 휘두르고(차마 엉성하게 라는 말은 못한다), 꼼짝 않고 그대로 있는게

            무슨 골픈교?

도사 :    나는 멘탈도사니라. 처음 골프를 시작하면서 골프에서 멘탈이 7, 스윙이 3 이라는 말을 듣고

            멘탈수련만 해 왔지. 지금은 공을 봐도 때리려는 마음이 안 생기고, 어떠한 어려운 상황에서

            도 마음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있느니라.

            근데, 한 평생을 멘탈수련만 하다가, 최근에 스윙을 하려니까 몸이 굳어서 스윙이 안돼.

 

강호동 : 도사님. 저는 스윙은 되는데, 공만 보면 왜 그렇게 때리고 싶은 마음이 드는지 모르겠슴니더.

            공하고 웬수진 일도 없는데...

            그래서 눈을 가리고 스윙을 하니까, 공이 안 맞을까 불안해서 스윙을 못 하겠니더.

멘탈도사 : 마음의 수련이 부족해서 그러니라.

 

강호동 : 마음의 수련이라꼬예?

멘탈도사 : 그러니라. 마음을 비워야 욕심없는 스윙이 되고, 자기 스윙을 할 수 있느니라. 내가 평생을

            해 온 수련방법을 알려 주겠노라.

 

멘탈도사가 적어준 비책에는 빈스윙 = 공스윙 = 마음스윙 이라고 적혀 있었다.

이게 뭔 소리야? 머리가 나쁜(진짜 강호동님 죄송합니다. 글을 구성하다 보니 이런 표현까지 쓰게 되네요.) 강호동, 머리를 싸매고 암호같은 비책을 아무리 봐도 무슨 소린지 알 수가 없다.

 

강호동 시리즈 다음 시간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