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거꾸로 세워보는 코스 매니지먼트 전략

빈스 윙 2011. 1. 10. 08:30

라운드를 하다 보면 아무런 전략도 없이 그저 막연히 샷을 하는 골퍼들이 의외로 많다는 사실에 놀랄 때가 있다.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샷을 하는데 급급해서 전략이고 뭐고 정신없이 공을 찾아 뛰어 다니고 가뿐 숨을 몰아쉬며 샷을 한다.

 

골프라는 운동은 스윙이라는 운동적인 요소 외에도 멘탈적인 부분, 자연을 벗 삼아 즐길 줄 알아야 하는 부분, 코스 공략을 하기 위한 매니지먼트 부분 등. 여러 가지 요소들이 어울어져 완성되는 운동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스윙에만 목을 매고 있다.

 

코스공략을 위한 전략을 잘 구사하면 몇 타를 줄일 수 있다는 고수들의 말은 절대 거짓이 아니다. 자연을 벗 삼아 즐기라는 말도 결국은 여유를 가지고 편안한 마음으로 샷을 하게되어 스코어에 좋은 영향을 준다는 의미가 포함되어 있는 말이다.

 

코스 매니지먼트를 계획하는 골퍼들도 대부분 자신의 티샷 거리를 기준으로 다음 샷을 어떤 클럽으로 어떻게 할 것인지 결정하는 경우가 많다. 지금까지는 나도 이런 식으로 코스 매니지먼트를 해 왔는데,  오늘은 반대로 홀컵을 기준으로 세워보는 코스 매니지먼트에 대해 얘기해 볼까 한다. 거꾸로 세워보는 코스 매니지먼트는 다분히 연습을 하는데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이다.

 

코스운영 전략을 세울 때는 골프는 타겟게임이라는 기본전제에 충실해야 한다. 매 홀, 골퍼들의 최종타겟은 말할 것도 없이 홀컵이다. 홀인하는 순간 그 홀의 게임이 끝난다는 것은 아무리 초보라 할지라도 모두 알고 있는 기본상식이다.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코스 매니지먼트라는 용어 조차도 생소할 수 있다.

 

하지만, 모든 운동경기에는 작전이라는 것이 있기 마련이다. 골프도 예외는 아니어서 라운드를 하는데 작전이 필요하다. 위에서도 언급한 바와 같이 코스운영전략은 철저하게 타겟을 기준으로 계획되어야 한다는 전제하에 매 홀 마지막 타겟인 홀컵을 기준으로 세워보는 코스 매니지먼트에 대해 설명해 보겠다.

 

먼저 홀컵을 기준으로 2퍼트 이내의 퍼팅으로 홀 아웃 할 수 있는 거리를 정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10미터 이내의 거리는 왠만하면 2퍼트로 홀 아웃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있다. (연습을 할 때도 10미터 내외의 거리에서 2퍼트로 홀컵에 넣는 연습을 한다.) 

 

그 다음으로 어프러치 샷으로 자신이 핀을 기준으로 10미터 이내에 붙일 수 있는 거리와 클럽을 정하는 것이다. 나의 경우는 가능하면 40미터에서 60미터의 거리를 남기는 것을 피하는 쪽으로 전략을 세운다. 왜냐하면 나에게는 제일 애매한 거리이기 때문이다. 가장 좋아하는 거리는 70미터에서 130미터 정도의 거리를 가장 좋아한다.

 

그러면 파4홀의 경우 드라이버 샷에서 필요한 거리가 나오게 되고, 나의 드라이버 샷 거리를 오버하는 거리가 남으면 세컨샷의 전략을 수정하거나, 3온 작전으로 변경할 수도 있다. 3온 작전으로 변경할 경우에는 어프러치샷을 1퍼트가 가능한 거리에 올리는 것을 기준으로 작전을 세운다.

 

이렇게 거꾸로 짜는 전략이 좋은 이유는 자신이 제일 자신있는 클럽과 거리를 남기면서 샷을 할 수 있게 된다. 그리고 자신의 전략이 실패했을 경우에 대한 대비를 하기가 좋다. 이러한 전략은 골프가 타겟게임인 동시에 확률게임이라는 속성에 부응한 구성이 아닐까 생각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좋은 점은 티샷을 무리하게 할 필요가 없다는 것이다. 홀컵부터 거리를 거꾸로 계산해 왔으니까, '최소한 얼마 정도만 보내면 된다' 라는 생각이 티샷을 무리하게 하지 않는 것이다. 티샷부터 전략을 세우게 되면 티샷을 가능한 한 멀리 보내려는 작전을 구상하게 된다. 그리고 남은 거리를 어떤 클럽으로 얼마의 거리로 보내서 그린에 올리겠다는 구상이 나오는데, 이럴 경우에는 자신이 자신없어 하는 거리가 남을 확률이 높아진다.

 

티샷을 하면서 가능한 멀리 보내겠다라는 생각은 골프가 타겟게임이라는 속성과도 맞지 않는 전략이다. 티샷도 정확한 타겟을 정해서 샷을 하는 연습을 해야, 그 다음샷을 풀어 나가기가 좋다. 물론 초보골퍼들이 타겟을 정한다고 해도 자신이 정한 타겟으로 공을 보내기란 여간 어렵지 않은 일이다. 하지만, 이러한 연습으로 자신이 정한 타겟으로 공을 보내는 연습조차도 하지 않는다면 영원히 골프의 속성과는 전혀 다른 막연히 막대기를 휘루르는 운동을 할 수 밖에 없게 된다.

 

티샷부터 시작하던, 홀컵부터 시작하던, 이제는 초보골퍼들도 코스 매니지먼트를 자신의 라운드에 적극 활용하여 더욱 재미있고 신나는 게임으로 즐길 수 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