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들을 위협하는 골프공의 존재

빈스 윙 2011. 1. 20. 09:00

언젠가 골퍼의 본능에 대한 글을 올리면서 대부분의 골퍼들은 공을 보면 때리려는 본능이 부지불식 중에 일어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나는 스윙궤도를 익히기 위해 그리고 스윙의 감과 밸런스를 느끼기 위해 눈을 감고 스윙을 해 본 일이 있다. 지금도 가끔은 예전에 했던 연습을 떠올리며 눈을 감고 스윙을 해 보곤 한다.

 

골프스윙이라는 동작이 궁극적으로는 공을 쳐내는 일이기는 하지만, 초보골퍼들은 공을 보는 순간 엄청난 부담감을 느끼게 된다. 공과의 거리가 너무 가깝다고 느껴서 임팩트 순간에 허리를 세우기도 하고, 아니면 너무 멀다고 생각해서 허리를 숙이기도 한다. 이는 클럽으로 공을 맞히려는 생각에서 비롯되는 동작들이다. 공을 제대로 맞히려는 생각이 부담으로 작용하는 것이다.

 

골프 공의 대한 부담감으로 인해 유발되는 동작으로 인해 뒤땅이나 톱핑성 샷이 나오는 것이다. 물론 뒤땅이나 톱핑을 골프 공에 대한 부담 때문만으로 단정지을 수는 없지만, 최소한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 결국 골프 공이 골프스윙을 하는데 많은 문제점을 야기하는 셈이다. 이는 스윙을 하는데 공이 맞아 나간다는 개념보다는 골프 공을 째려보고 때리려는 생각이 앞서기 때문이다. ‘! 너 거기 있니? 난 네가 거기 있건 말건 그냥 스윙한다정도의 생각으로 공을 바라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특히 초보골퍼들에게는 말이다.

 

우리는 공을 끝까지 봐라라는 레슨을 받은 적이 있을 것이다. 아마도 이는 공에 집중해서 공에게 마음을 빼앗기라는 말이 아니고, 공이 클럽에 맞아 움직이기도 전에 머리를 움직이지 말라는 얘기가 아닐까 싶다. 아니면 끝까지 공에 시선을 두라는 의미일수도 있다. 신지애 선수는 지금까지 공이 클럽에 맞아 나가는 것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찰나의 순간에 이루어지는 클럽과 공의 만남을 사람의 눈으로 확실하게 확인하기란 거의 불가능한가 보다.

 

공에게 마음을 빼앗겨 스윙을 제대로 하지 못하는 초보골퍼가 있다면 눈을 감고 스윙을 하는 연습을 해 볼 것을 권한다. 물론 공을 맞힐 필요도, 클럽이 바닥을 스치고 지나갈 필요도 없다. 눈을 감고 스윙을 하면 머리 속에 스윙궤도가 그려져서 자신의 스윙궤도를 확인할 수 있고, 스윙의 밸런스를 느끼는데 도움이 된다. 그리고 궁극적으로는 공보다는 스윙에 집중할 수 있게 된다.

 

이러한 연습을 하고 샷을 하게 되면 깜짝 놀랄 경험도 뒤따를 것이다. 자신은 전혀 공을 의식하지 않고 자신의 스윙궤도대로 스윙을 했을 뿐인데, 공이 깨끗하게 맞아 나가는 경험 말이다. 내가 처음 이러한 경험을 했을 때, 샷을 하고 나서 정말 깜짝 놀랐다. 그리고 신기하기도 했고, 그 동안 내가 얼마나 많이 공을 의식하고 스윙을 했는지 알 수 있었다.

 

또 한 가지는 눈을 감고 스윙하는 것이 불안하다면, 빈 스윙으로 연습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나의 경우는 10번 빈 스윙을 하고 한 번의 샷을 하면서 연습했다. 공을 치고 싶은 마음을 애써 참아가며 말이다. 그리고 한 번의 샷을 할 때는 빈 스윙으로 했던 스윙궤도를 그리는데 치중했다. 물론 지금도 공에게 마음을 빼앗겨 스윙의 축이 흔들리는 일이 있다. 그 때 마다 나는 눈을 감고 빈 스윙으로 나의 마음을 다잡아 본다.

 

스윙을 하면서 골프 공이 심한 부담감으로 작용하는 초보골퍼가 있다면 하루빨리 그 부담감에서 벗어나기를 바라는 마음에서 이 글을 적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