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보골퍼들이 극복해야 할 골프의 역설

내가 왕초보 시절 골프에 대해 오해를 하고 있었던 골프의 아이러니(irony)에 대한 얘기를 하려고 한다. 골프를 하면서 역설적이고, 초보골퍼들이 이해하기에는 약간은 모순된 내용들이다.

 

골퍼들은 누구나 장점과 약점을 가지고 있다. 만일 약점을 보완한다면 더욱 더 향상된 골프를 즐길 수 있을 텐데, 역설적이게도 대부분의 골퍼들은 자신이 잘 하는 샷만 연습을 한다는 것이다. 연습장에 가면 누구나 다른 사람의 보는 눈도 있고 해서 그런지, 자신이 제일 잘 치는 클럽을 위주로 연습을 하는 경향이 있다.

 

연습을 할 때나, 라운드를 하면서 다른 사람을 의식하면 골프의 발전이 더뎌지고, 긴장을 하게 되어 미스샷을 유발할 수 있다. 골프는 자신과의 싸움이지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알고 연습과 라운드에 임해야 한다.

 

골프에서 또 하나의 역설은 공을 떠오르게 하기 위해서는 공을 내리치듯이 다운블로로 샷을 해야

한다는 것이다. 한때 공을 띄우기 위해서 퍼 올리는 스윙을 했던 나를 포함하여 많은 초보골퍼들이 골프클럽의 특성 중에 하나인 로프트각에 대한 무지로 인해 스윙으로 공을 띄우려고 무던히도 애를 쓰고 있다.

 

초보골퍼들이 슬라이스를 피하기 위해 왼쪽 방향으로 공을 치면 칠수록 슬라이스는 더 심해진다. 오히려 슬라이스가 나는 방향인 오른쪽으로 쳐야 슬라이스가 진정된다. 슬라이스 대마왕이었던 나는 스윙궤도라는 개념을 모르고 엎어 치는 스윙으로 무조건 슬라이스를 고쳐보고자 했던 시절이 있었다. 아웃-인 궤도에 클럽 페이스까지 열린 상태로 임팩트가 된다면 아무리 왼쪽을 향해 샷을 해도 슬라이스는 초보골퍼들에게 피할 수 없는 재앙(?)이 되고 만다.

 

초보골퍼들은 흔히 골프를 잘 치는 사람과의 라운드를 부담스러워 하는 경향이 있다. 초보골퍼들이 게임의 흐름을 끊지 않고 열심히 뛰어 다니면서 경기를 진행한다면, 아무도 초보골퍼에게 신경을 쓰지 않는다. 그들은 오직 그들의 게임에만 집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초보골퍼들에게는 잘 치는 사람의 플레이를 바로 옆에서 지켜볼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통해서 많은 것을 느끼고 배울 수 있게 된다.

 

골프 라운드를 혼자서 하는 사람은 드물다. 혼자 라운드 하는 것은 골프의 재미를 반감시키는 일이 아닐까? 그래서 여러 사람이 같이 라운드를 하지만, 게임에 임하는 골퍼는 철저하게 자신과의 싸움을 해야 한다는 것이 골프의 아이러니다.

 

일반적으로 세게 치면 공이 멀리 나갈 것으로 생각하는데, 골프는 아이러니하게도 부드러움 속에 장타가 숨어있다. 세상에 힘으로 안 되는 것이 있다면 그것이 바로 골프 아닐까 한다. 골프스윙은 자신의 힘이 아닌 중력이라는 자연의 힘을 빌어 부드럽게 리듬을 타는 것에서 장타가 나온다는 사실이다.

 

이렇듯 골프에는 역설적인 면이 많다 보니 초보골퍼들은 헛갈리기 쉬울 수 밖에 없다. 하지만 이러한 역설적인 내용을 알고 골프에 접근한다면 골프에 좀 더 쉽게 다가갈 수 있는 것 또한 골프의 아이러니다. 골프는 아이러니한 역설적인 운동의 집합체가 아닌가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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