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골프스윙, 진자운동인가? 회전운동인가?

빈스 윙 2011. 9. 6. 08:00

골프고수님들께서 오늘의 제목을 보면 웃으실 것 같다. "골프의 ''자도 모르는 놈이 쓴 글이구나." 라는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다. 맞다. 내가 골프의 자도 모르고 최근까지도 헛갈려 했던 문제다. 그리고 많은 초보골퍼들의 스윙에서 이 문제를 헛갈려 하고 있음을 발견할 수 있다.

 

초보골퍼들은 스윙을 복합적으로 생각하지 못하는 경향이 있다. 스윙을 하면서 골프레슨에서 요구하는 여러 가지 동작을 한꺼번에 다 하려고 하면 스윙이 꼬이기 마련이다. 그래서 하나씩 따로 따로 이해하려고 하는 것 같다.

 

문제는 초보골퍼들이 스윙동작에서 클럽과 몸의 움직임을 이해하지 못하는 것도 있지만, 대부분의 레슨이 골프는 진자운동이다.’ 혹은 골프는 회전운동이다.’ 라고 단정적으로 스윙의 일부만 부각시켜서 설명하는 것도 우리(?) 초보골퍼들을 헛갈리게 한다.

 

레슨의 내용을 주의 깊게 읽지 않거나, 자세하게 읽어도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수준의 초보골퍼들에게는 어쩔 수 없는 일이라 할 수 있을지도 모르겠지만 스윙의 개념을 정립하는데 있어서 집고 넘어가야 할 문제라고 생각한다. 어찌 보면 아예 이러한 문제를 골치 아프게 생각하지 않는 것이 최선일수도 있다. 하지만 나처럼 진자운동과 회전운동 사이에서 방황하는 초보골퍼가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내가 잘못 생각했던 부분을 중심으로 포스팅하고자 한다.

 

내가 오랜 시간 동안 진자운동과 회전운동이라는 개념을 정립하지 못한 이유는 진자운동이라고 하면 다분히 2차원적인 움직임만 그려지고 진자운동 역시 회전운동이라는 생각을 못했기 때문이다.

 

모 대학 골프학과 교수가 쓴 책에 진자운동에 대해 이렇게 설명되어 있다.

"진자란 고정된 한 축을 중심으로 원을 그린 채 주위를 일정한 주기로 움직이는 것을 말한다. 예를 들어 시계의 추가 왼쪽과 오른쪽으로 정해진 궤도로 일정한 속도로 왔다갔다하는 것과 같다. 골프에서도 진자의 원리처럼 몸과 팔을 축으로 해서 클럽이 일정한 궤도를 그리며 움직이는 것이다."

(‘진자의 원리처럼 몸과 팔을 축으로 해서라는 대목에서 팔을 축을 한다는 설명은 이해가 되지 않지만 그냥 넘어가기로 한다.)

 

 

이러한 진자운동에 대한 설명에서 내가 생각할 수 있었던 것은 고정된 한 축이 아니라 고정된 한 점으로 오해한 것이다. 왜냐하면 시계추는 고정된 축이라고 생각되기 보다는 고정된 점으로 생각하기 쉽기 때문이다.

 

그리고 시계추는 지면과 수직인 하나의 평면을 움직이는 것으로 공간적인 개념이 약하다는 것도 나로 하여금 골프스윙을 오해하게 만들었다. 시계추처럼 클럽이 움직이려면 지면과 수직인 방향으로 클럽헤드가 들려 올라갔다 내려와야 하므로 상당히 업라이트한 스윙이 될 뿐만 아니라 그런 스윙을 하려면 몸통의 회전이 제한적일 수 밖에 없다.

 

 

이러한 것들이 스윙을 진자운동으로 너무 부각시켜 설명하는 데서 오는 문제점이 아닐까 한다. 나의 경우에는 진자운동 역시 회전운동의 일부라는 것을 감안한다고 해도 몸통의 회전과는 별개로 생각하는 것도 문제였다. 왜냐하면 몸통의 회전은 일정한 공간에서 움직이는 3차원적인 동작으로 그려지는데 반해 회전운동으로서의 진자운동은 왠지 자꾸 시계추가 떠올라 2차원적인 움직임으로 느껴지기 때문이다.

 

물론 클럽헤드가 그리는 스윙평면은 분명히 2차원적인 것이 맞다. 하지만 스윙동작은 2차원적일 수 없기 때문에 이 문제에 대해 나는 다음과 같이 개념을 정리했다.

 

먼저 골프스윙은 진자운동이라는 개념보다는 회전운동이라는 개념으로 생각하기로 했다. 왜냐하면 진자운동이라는 면만 너무 부각시켜서 생각을 하면 몸통의 회전운동이 제한적이고 왜곡될 수도 있지만, 척추를 중심으로 한 회전운동이라고 생각하고 스윙을 하면 클럽은 자연스럽게 (이중)진자운동을 하게 되기 때문이다.

 

그리고 골프스윙을 굳이 진자운동이라는 개념에서 생각해야(?) 한다면 진자운동은 시계추처럼 지면과 수직인 한 면을 왔다 갔다 하는 것이 아니라 척추가 중심축이 된 몸통의 회전을 중심으로 지면과 비스듬한 평면을 왔다갔다하는 진자운동이라고 표현한다면 초보골퍼들이 좀 더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

 

또 한가지는 골프스윙을 진자운동이라 생각하더라도 시계추와 같은 진자운동이라는 생각은 가급적 하지 않으려고 한다. 왜냐하면 위에서도 언급했듯이 시계추는 고정된 축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생각보다는 고정된 점을 중심으로 움직인다는 느낌이 강하기 때문이다.

 

이렇게 스윙을 고정된 점을 중심으로 한 진자운동으로 인식(의식적으로 혹은 무의식적으로) 하는 골퍼의 백스윙은 왼쪽어깨가 스윙의 중심점이 되어 어깨회전이 제한적으로 되고, 이로 인해서 백스윙 탑에서는 오른쪽 옆구리가 튀어나오면서 리버스피봇 동작이 나오면서 팔로만 하는 스윙을 하게 되는 것을 본다. (사실 이런 스윙동작은 내가 진자운동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해서 지금까지 줄곧 해 왔던 백스윙 동작이다.)

 

골프스윙을 진자운동으로 생각하는 것이 오해만 불러일으키는 것은 아니다. 진자운동은 중력에 의해서 왕복운동을 하는 것이므로 진자운동이라는 개념으로 중력을 이용하는 스윙을 할 수 있다면 스윙에 도움이 될 것이다.

 

내가 골프에 대해 너무 깊게 생각하면서 나만 그런 생각을 가지고 스윙을 했는지도 모르겠지만, 혹시 스윙 중에 위에서 설명한 스윙동작의 오류가 나오는 초보골퍼가 있다면 한 번쯤 생각해 볼 문제가 아닐까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