회원이 수백 명이나 되고, 한 시간에만 레슨회원이 수십 명씩 되는 연습장에 가면 레슨이라는 것이 무의미한 것이 되고 만다. 왜냐하면 프로가 옆에서 봐줄 수 있는 시간이 길어야 5분을 넘기지 못하기 때문이다. 어느 정도 구력이 쌓이면 5분 정도 원포인트로 레슨을 받으면 되겠지만, 갓난아기와 같은 비기너들은 프로들이 어머니의 마음으로 오랜 시간을 같이 해 주기를 바라고 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못하다.
“이렇게 연습하세요.”
“이렇게요?”
“네, 그렇게 하시면 되요” 하고는 다른 회원들에게 가서, 다시 오지 않는 경우도 있다. 오지 않는 것이 아니라, 못 오는 것일 게다.
문제는 여기서부터다. 회원이 “이렇게요?” 라고 하면서 한 스윙이 정확하게 스스로 깨달아서 한 스윙이 아닐 가능성이 높기 때문이다. (초보일수록 그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그럴 경우, 그 회원의 스윙은 시간이 지나면서 다시 원래의 스윙으로 돌아오게 되고, 원래의 잘못된 스윙을 계속 연습하게 되는 것이다. 이러한 사실은 회원 자신도 모르고(자신은 잘하고 있는 줄 알겠지), 레슨프로도 모른다. 그리고 그 다음날 회원의 스윙을 보고 “어제는 잘 하시더니 오늘은 왜 이래요?” 어제 프로가 본 스윙은 잘할 때 한번 본 것뿐이다. 그리고 다시 못 왔으니까. 과연 프로는 회원이 계속 잘 하고 있을 거라고 생각했을까? 내 생각에는 그런 생각을 할 여유조차 없었을 것이라 생각된다.
처음 연습장을 찾은 비기너들은 한 달 레슨을 한다고 하면 레슨프로가 대부분의 시간을 자신에게 할애하여 레슨 할 것이라고 착각을 한다.
“최소한 30분 정도는 가르쳐 주겠지.”
“주말은 빼더라도 매일 가르쳐 주는 게 아니었나?”
주중에 프로가 필드에 나간다고 레슨을 못하게 되면, 못내 서운한 마음도 생기고, 돈이 아깝다는 생각도 들고, 화가 나기도 한다.
근데 입장을 바꿔서 생각해 보자. 회원들이 시간에 맞춰 아침부터 저녁까지 빈 시간 없이 꾸준히 오는 것도 아니고, 그렇게 가르치면 프로는 뭐 먹고 살라고? 하루 10시간을 가르쳐도 회원을 20명 이상 받을 수 없고, 그럼 최소한 먹고 살려면 레슨비를 얼마나 받아야 될지 생각을 해 볼 필요도 있다. 결론은 프로도 먹고 살기 힘들고, 다양한 개성을 가진 회원들의 욕구를 충족시키기도 힘드니, 조금씩 양보하고 서로를 이해하자는 것이다.
처음 골프를 하면서 비기너들이 프로를 선택할 수 있는 폭은 그리 많지 않다. 그저 연습장을 정하고, 그 연습장에 소속된 프로들 중에서 한 분에게 레슨을 요청하는 수 밖에 없으니 비기너들이 프로를 잘 만나고 못 만나고는 그야말로 복 불복이다. 연습장을 정하는 것도 시간관계상 주로 회사근처나 집 근처 또는 회사에서 집으로 가는 방향에 있는 골프장을 정할 수 밖에 없으니 선택의 폭이 그리 넓지 않다. 최소한 연습장에 회원들이 몰리는 시간은 언제인지, 레슨프로는 몇 명이 있는지 정도는 파악하고 연습장을 정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