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좌충우돌 나의 골프스윙(습관) 변천사

빈스 윙 2012. 8. 27. 07:30

연습장에서 연습을 하다가 아무 생각 없이 멍~~ 하니 앉아 있으니, 다양한 스윙으로 연습하는 골퍼들이 눈에 들어온다

 

내 눈에는 멋지게 보이는 스윙을 하지만 뭔가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듯 고개를 갸우뚱거리면서 마음을 다잡으면서 신중하게 스윙을 하는 골퍼, 자동으로 올라오는 공을 그저 기계적으로 쳐대기(?) 바쁜 골퍼, 심하게 오버스윙을 하는 골퍼, 상체가 춤을 추듯이 스웨이를 하는 골퍼, 손목을 쓰지 말라는 레슨프로의 말 때문이었는지 코킹을 전혀 하지 않고 팔과 클럽이 거의 일자가 되어 스윙 하는 골퍼, 찌그러진 스윙평면을 가지고도 임팩트와 비거리가 훌륭한 골퍼.

 

정말로 같은 동작의 스윙을 가진 골퍼들이 하나도 없다. 연습을 하지 않고 다른 골퍼들이 클럽을 휘둘러서 하얀 공을 창공 위로 날려 보내는 것을 보는 것만으로도 시간가는 줄 모를 정도로 흥미롭다.

 

그러면서 나의 옛 스윙이 생각이 났다. 내 기억으로 처음 골프를 배울 때 가장 많이 지적 받았던 사항이 엎어 치는 스윙이었다. 조금 더 자세히 설명하면, 일단 스윙궤도가 (공이 있는 방향을 12시로 볼 때) 2시 방향에서 들어와서 8시 방향으로 향하는 전형적인 아웃-인 궤도였을 것이다

 

그 당시에는 스윙평면이나 스윙궤도에 대한 내용을 전혀 몰랐고, 다운스윙을 시작하자마자 아니 백스윙부터 이미 오른쪽 겨드랑이가 벌어지면서 코킹은 풀려서 내려왔을 것이다. 실제로 그 당시 나는 내가 그런 스윙을 한다고 느끼지 못했다

 

지금 내 기억에는 스윙을 하면서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경향이 있었다는 정도만 기억할 뿐이다. 체중이 앞으로 쏠리는 것은 최근까지도 있었고, 지금도 조금은 남아있는 습관이니까 비교적 쉽게 기억이 된다.

 

일반적으로 엎어 치는 스윙을 하는 원인이 많이 있겠지만, 지금 생각하면 그 당시 내가 엎어 치는 스윙을 했던 이유는 마치 맹수가 먹잇감을 노리고 달려들듯이 공한테 달려들었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강하다. 그저 공을 맞히기 위한 그 어떤 강박관념이 심했다고나 할까?

 

골프스윙에서 임팩트가 중요한 것은 사실이지만 이렇게 공을 맞히기 위해 공한테 달려들듯이 스윙을 한다는 것은 문제가 있다고 보여진다. 그럼 난 왜 그렇게 공을 잡아 먹을 듯이 공한테 달려들었을까? 나는 그것을 아직까지도 본능이라고 생각하고 있다. 비록 나만의 본능일 수도 있지만 말이다.

 

블로그에서 여러 차례 언급했듯이 어린 시절 돌멩이나 깡통을 보면 무심코 그것을 차면서 등, 하교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내가 공한테 달려 들면서 엎어 치는 스윙을 한 것도 본능의 발로라고 생각한다. 그리고 이러한 생각이 내가 골프에서 마음에 비중을 크게 두는 이유가 되었는지도 모른다.

 

 

그 다음 나의 스윙 습관은 오버스윙이었다. 오버스윙 역시 언제부터 시작되었는지 얼마나 오랫동안 오버스윙을 해 왔는지 모른다. 처음 스크린 골프라는 것을 치다 보니, 내 스윙이 카메라에 찍혀 스크린에 나오는 것을 보고 오버스윙을 한다는 것을 알았다. 사실 스크린에 나오는 것이 나의 스윙인 줄 몰랐다. 아니 몰랐다기 보다는 나의 스윙이 아니라고 부인하고 싶었을 것이다.

 

오버스윙 역시 나는 마음의 문제였다고 생각한다. 공을 멀리 보내려는 마음이 앞서 백스윙을 최대한 크게 한다고 한 것이 나에게는 오버스윙이 되었다. 그리고 스윙아크를 크게 하라는 말을 잘못 이해한 점도 오버스윙을 부추기지 않았나 생각된다.

 

오버스윙을 하는 것과 쓰리쿼터(3/4) 스윙을 하는 것의 비거리 차이는 별로 없거나 오히려 쓰리쿼터 스윙이 정확하게 멀리 나간다는 것을 알고 난 후에도 오버스윙을 고치는 것이 쉽지 않았는데, 웃기게도 간결한 스윙이 정확도도 높이고 짧은 시간에 힘을 모아서 헤드 스피드를 내는데 더 유리하지 않겠느냐는 레슨프로의 말 한 마디에 반해서 그냥 고쳐졌다

 

일단은 쓰리쿼터 스윙을 하면서 임팩트가 많이 좋아졌다. 그래도 아직 백돌이 신세를 면치 못했던 시절이었다. 그리고 실제로는 하프(1/2) 스윙을 한다는 생각으로 해야 쓰리쿼터 스윙이 만들어졌던 것으로 기억된다.

 

그 다음 스윙습관으로는 오버스윙의 잔재라고 생각하는 리버스 피봇 동작이었다. 어찌 보면 리버스 피봇과 오버스윙이 함께 나타났을 것이라고 생각되는데, 오버스윙을 고쳐준 프로와 리버스 피봇을 지적한 프로가 서로 다른 프로였다는 것이 조금은 이상하다.

 

분명히 오버스윙을 할 때, 리버스 피봇 동작도 같이 했을 것 같은데 그 때는 리버스 피봇에 대한 지적이 없었고, 한 동안 시간이 흐른 후에 다른 레슨프로에 의해 리버스 피봇을 지적 받았다.

 

내가 생각하는 리버스 피봇 동작을 하게 된 이유는 마음의 문제라기 보다는 개념의 적용을 혼동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첫째는 백스윙 시에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려고 하다 보니 생긴 측면도 있고, 둘째로는 몸통 혹은 어깨 혹은 스윙궤도의 회전이라는 개념보다는 시계추의 움직임과 같은 진자운동의 개념이 더 컸기 때문이다.

 

 

시계추를 너무 의식하면서 스윙궤도를 지면과 최대한 수직에 가깝게 만들려는 생각이 있었다. 그래서 작은 키에도 상당히 업라이트한 스윙을 했고, 왼쪽 어깨를 중심점으로 하는 진자운동을 생각하면서 어깨가 회전하다가 멈추는 지점에서 클럽을 번쩍 들어올리는 이상한 스윙을 하게 되었다.

(업라이트한 스윙이나 플랫한 스윙은 키와 관계가 없다고 하나, 당시의 생각으로 그렇게 표현한 것임. 그리고 개인적으로 부분에 대한 생각을 아직 정리하지 못하고 있음.)

 

그러다 보니 백스윙에서 오른쪽 옆구리가 튀어 나오고 스윙평면이 평면이 아닌 휘어진 스윙면이 만들어지고 클럽을 번쩍 들어올리면서 오른쪽 겨드랑이도 많이 떨어지는 현상이 발생하였다. 이 때 레슨프로는 백스윙을 낮게 낮게 할 것을 요구하였는데, 백스윙을 낮게 하면 뒷땅을 칠 것만 같은 생각이 들어 백스윙을 낮게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그리고 실제로 백스윙을 낮게 하면서 코킹이 빨리 풀리고 체중이동도 제대로 안 되면 여지 없이 뒷땅이 나왔다. 그렇게 계속 내가 생각했던 대로 뒷땅을 반복하게 되니 백스윙을 낮게 가져갈 수가 없었다

 

하지만 뒷땅을 칠 것 같다는 생각은 마음의 문제였다. 그 동안 상체가 들려 올라가는 리버스 피봇 동작에 익숙해 있다 보니 백스윙을 낮게 가져 가면 백스윙의 높이가 그 만큼 낮아지니 뒷땅을 칠 것 같은 생각이 드는데 결과적으로는 그것은 그저 나의 생각이었을 뿐이었다.

 

그래서 레슨프로가 다른 방법을 시도했는데, 어드레스에서 척추는 오른쪽으로 기울어져 있고, 그 기운 상태에서 어깨가 그대로 회전한다면 백스윙에서 오른쪽 옆구리가 튀어 나올 수 없다는 말을 듣고 리버스 피봇 동작이 많이 없어졌다. (지금도 신경을 쓰지 않으면 가끔씩 리버스 피봇 동작이 나온다.)

 

그런데 그 이후에 또 다른 문제가 발생했다. 리버스 피봇 동작으로 백스윙을 하다가 오른쪽 옆구리를 집어넣는 제대로 된 백스윙을 하니 상체가 많이 스웨이 되는 느낌이 드는 것이다. 이 얘기를 프로에게 했더니 그저 느낌일 뿐 전혀 스웨이가 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런데 최근에 연습장에서 같이 연습하던 골퍼가 약간의 스웨이 동작이 보인다고 귀띔을 해 주길래 동영상을 찍어서 확인해 보니 상체가 춤을 추고 있었다. (물론 춤을 출 정도로 심한 것은 아니다.) 일단 백스윙을 하면서 머리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폭이 컸고, 다운스윙을 하면서 머리가 제자리를 지나가버리는 현상이라고 하면 될까 모르겠다.

 

다시 어드레스, 테이크 백, 백스윙부터 차례로 점검을 하고 있는데, 혼자서 해결이 안되면 또 다시 의사(레슨프로)를 찾아야 될 것 같다. 그러고 보니 의사에게 검진을 받은 지도 꽤 오래되었다. 도대체 언제쯤 의사의 처방과 도움 없이 건강한 스윙을 만들 수 있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