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헤저드, 피해갈 것인가? 도전할 것인가?

빈스 윙 2012. 8. 26. 07:30

워터 헤저드 그리고 벙커, 초보골퍼들에게는 썩 달갑지 않은 존재들이다. 코스 디자이너들은 그러한 헤저드를 빠지라고 만들어 놓았겠지만, 초보골퍼들은 빠지는 순간 타수를 잃게 되는 최대의 적이다

 

초보라 하더라도 어차피 극복해야 할 문제이므로 과감하게 도전을 해야 한다는 고수들도 있고, 전략가 스타일의 고수들은 피할 수만 있다면 피해가는 것이 좋다고 말하기도 한다. 나의 입장은 확률골프로 골프를 더 재미있게 즐긴다 - http://blog.daum.net/beanswing/829에서도 언급했듯이 골프는 도전의 대상이 아니고 순응해야 한다는 입장이므로 피해가는 스타일이다.

 

하지만, 골프장의 헤저드가 피해갈 수 있다고 피해지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여러 차례의 경험을 통해서 알게 되었다. 이것은 골프실력을 떠나서 프로선수들 조차도 매번 피해가지는 못하는 것을 보면 적극적으로 대처할 필요도 있을 것 같다.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타이밍은 골퍼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도전적인 골퍼는 벙커가 있다 하더라도 피해가는 전략을 구사하기 보다는 벙커를 넘기는 전략을 짜서 벙커에 들어가도 자신 있게 탈출하는 것은 물론 전화위복의 샷을 날리기도 한다. 타이밍에 관계없이 적극적인 골프를 하는 스타일의 골퍼들이다.

 

그리고 벙커에 들어 가기 전까지는 가능한 벙커를 피해 가는 쪽으로 전략을 짜고, 벙커에 들어가면 적극적으로 대처하는 스타일의 골퍼도 있는 반면 시종일관 소극적으로 대처해서 벙커에 잘 들어가지는 않지만 벙커에 들어가서도 소극적인 샷으로 시원스럽게 탈출을 못하는 스타일의 골퍼도 있을 것이다.

 

이런 부분들은 모두 골퍼의 실력에 따라 혹은 성격에 따라서 그 스타일이 달라질 것 같은데, 나는 두 번째 스타일의 골프를 하고 싶다. 하지만 그것도 쉬운 것은 아니다. 골프의 전체적인 흐름을 조절하기가 쉽지 않다는 데서 어려움이 발생하는데, 기본적으로 안정적인 골프를 작전으로 세웠다가 벙커샷만 적극적이고 도전적으로 하기가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렇게 라운드의 흐름을 조절하는 것이 쉽지 않다면, 라운드를 일정한 흐름으로 가져갈 필요가 있는데, 헤저드에 빠지는 것은 라운드의 흐름을 깨뜨리거나 악영향을 미치는 요소가 된다. 따라서 초보골퍼 입장에서는 라운드의 흐름에 급격한 변화를 주거나 그 흐름을 깨뜨리지 않기 위해서 가능하다면 도전적으로 대처하기 보다는 확률적으로 대처하는 것이 좋을 것이라는 게 나의 입장이다

 

 

여기서 확률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헤저드를 무조건 피해가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말인데, 자신의 능력으로 충분히 성공확률이 높다면 시도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그런데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자신의 샷이 어디로 튈지 모르는 경우가 많다. 그렇다면 안정적으로 피해가는 것이 상책일 것이다.

 

하지만, 이런 경우도 생각해 볼 수 있다. 벙커샷 연습을 따로 하기가 어려운 현실을 감안하면 초보골퍼, 벙커를 향해 샷을 하는 것도 좋다 - http://blog.daum.net/beanswing/387에서 언급한 것처럼 아예 벙커를 향해 도전적으로 샷을 하는 것이다. 다만, 이때는 라운드 자체를 연습이라고 생각할 필요가 있다

 

벙커를 향해 샷을 해서 벙커에 들어가면 목표한 바를 이루었으니 성취감을 느낄 수도 있고, 벙커연습을 하기 어려운 현실에서 벙커샷 연습을 한다고 생각하면 그리 나쁠 것도 없다는 다소 황당한 생각을 해보았다. 그리고 벙커를 향해서 샷을 했는데 벙커에 들어가지 않았다면, 초보골퍼가 어려워하는 벙커샷을 하지 않아도 되니 그것도 괜찮지 않을까?

 

물론 이러한 나의 황당한 생각이 일반적인 라운드 운영방법이라고 볼 수는 없다. 이러한 생각도 마음을 편하게 하자는 의미에서 출발한 것인데, 벙커를 피해가는 것은 좋지만 그렇다고 벙커를 영원히 피해 다닐 수만은 없으니 벙커샷을 연습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 보자는 의미도 있다.

 

사실은 나를 가르쳤던 레슨프로가 제시한 방법인데, 벙커는 무서워서 피하는 것이 아닌데, 초보골퍼들은 벙커에 공이 빠지는 것을 두려워하는 경향이 있다. 그것은 벙커샷에 자신이 없기 때문이므로 벙커를 향한 샷으로 공이 벙커에 빠지는 두려움도 극복해보고, 벙커샷을 연습할 기회를 스스로 만들어서 벙커샷에 자신감을 가질 수 있는 일석이조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는 것이다

 

실제로 나는 왕초보시절에 이 방법대로 라운드를 한 적이 몇 번 있는데, 지금 내가 벙커를 두려워하지 않고(두려워하지는 않지만 그래도 부담은 된다), 벙커에 빠져도 한번 만에 빠져 나올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가지게 된 것에 어느 정도는 도움이 되었을 것이다.

 

그래도 굳이 일부러 벙커에 빠뜨려서 벙커샷 연습을 하겠다는 목적을 가지지 않은 일반적인 상황에서 말한다면 벙커는 피해가는 것이 좋지 않을까 하는 것이 내 생각이다. 왜냐하면 벙커나 워터헤저드 같은 헤저드에 도전해서 성공하면 약간의 득이 될지 모르겠지만, 실패하면 실이 더 크기 때문이다. 특히, 초보골퍼에게는 더욱 그러하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