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실수는 누구나 하는 것,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자

빈스 윙 2010. 10. 11. 18:00

골프는 확률게임이라는 말이 있다. 무슨 확률을 얘기하는 걸까? 생각해 보나마나 안전하게 칠 수 있는 확률을 높이고 실수 할 확률을 줄이는 게임이라는 뜻일 것이다. 하지만 아마추어든 투어프로든 100%의 확률로 게임을 하는 골퍼는 없다. 티샷을 100% 페어웨이에 떨어뜨리고 100% 레귤러온(잘못된 용어임) 시키고 100% 1퍼트 또는 2퍼트를 할 수 있는 골퍼는 이 세상 어디에도 없다. 이는 곧 골프는 실수를 줄이는 게임이라는 의미와도 상통한다.

 

골프에서 미스샷은 누구라도 할 수 있는 그리고 메이저급 대회에서도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평범한 일이다. 오히려 미스샷이 하나도 없는 대회나 골퍼가 있다면 오히려 그것이 더 이상한 일이다. 나의 이 말이 맞다면 (또는 이 말에 동의한다면) 우리에게 미스샷은 오히려 평범한 일이다. 즉 언제든지 일어날 수 있는 일상사임에도 불구하고 미스샷을 대하는 우리의 마음과 태도는 어떤지 (내 스스로에게) 묻고 싶다.

 

미스샷을 하고 "내가 이런 실수를 하다니..." 라고 스스로를 자책하면 자신감을 잃게 되고, 화를 내게 되면 평소의 평정심을 유지할 수 없게 된다. 타이거 우즈가 그린에서 무지하게 화를 내며 클럽을 부러뜨리는 것을 본 일이 있을 것이다. 내 생각에 타이거 우즈는 그 때 뿐이라는 것이다. 그린을 벗어나기 전에 낼 수 있는 모든 화를 내고 감정을 폭발시키고 그 다음 홀로 이동해서 평정심을 되찾겠다는 우즈만의 루틴이라고 생각한다. 결코 자책감이나 화를 그 다음 홀로 데리고 가지 않는다는 것이다.

 

미스샷을 했거나 샷이 안 될때는 그럴수도 있다는 마음으로 그리고 미스샷도 게임을 구성하는 일부분이라고 받아들여야 하지 않을까 한다. 모든 샷을 미스샷으로 일관하는 경우는 아주 초보골퍼가 아니고는 드문 일이다. 그렇다면 백돌이에게 몇 개의 미스샷은 불과 백분의 몇 정도의 아주 사소한 일로 치부할 수 있는 용기가 필요한 것이다. 하나의 샷을 미스했더라도 백돌이에게는 99번의 샷이 남아있다. 마치 이순신장군에게 7척의 배가 남아 있었듯이. 이순신장군에 비하면 너무 많은 샷들이 남아 있는 것이다.

 

 

 

나는 1미터 남짓한 퍼트를 한 라운드에 한 두개씩 놓친다.

이 때 "아~~ 말도 안돼. 이게 안 들어가다니. 오늘 퍼팅감이 바닥인 걸 보니 잘 치기는 글렀군." 아직도 여러 홀이 남아있는데 스스로 자책하며 스스로 게임을 수렁으로 몰고 갈 것인지, 아니면 "조금 더 자신있게 쳐야겠군. 1미터도 안 들어갈 수 있는게 골프니까." 라고 스스로의 실수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생각으로 게임을 이끌어 갈 것인지는 순전히 골퍼 자신이 판단할 몫이다.

 

지난 토요일 라운드에서 첫 홀(파5)에서 멋지게 3온을 성공시키고 난생 처음(사실 난생 처음은 아닐 것이다. 머리 올리던 날 4퍼트, 5퍼트를 하지 않았을까? 단지 기억에 없을 뿐.)으로 4퍼트를 했다. 정말 기가 막히는 노릇이다. 최근 5 라운드 평균 퍼트수가 1.84개인 내가 4퍼트라니 말도 안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기가 막히고 코가 막히기는 했지만 나는 "이런게 골프구나. 헐~~~" 이 정도로 실수에 대해 긍정도 부정도 하지 않았고 라운드를 마칠 때까지 머리 속에서 지워버렸다. 아직은 나도 황당한 실수에 대해 인정하고 긍정적인 마음을 먹기가 쉽지는 않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면 우리의 좌뇌와 우뇌는 18홀 내내 서로 싸움질이다. 거기에 우리의 마음은 동요한다. 평정심을 찾을 길이 없는 것이다. 실수가 되풀이 되더라도 실수를 인정하고 다시 시작하는 긍정적인 마음이 실수를 일회성으로 만드는 지름길이 아닐까 한다. 실수를 인정하지 않는 것은 골프의 속성을 거스리는 행위이고 우리가 골프를 재미없게 하는 행위이다.

 

우리가 실수를 인정하지 않으면 사람에 따라서는 얼굴에 열이 오르고 심장이 쿵쾅거리고 심적 정신적 중압감에 시달려서 스윙템포가 빨라질 것이다. 최근에 내가 느낀 것은 대부분의 미스샷이 점점 빨라지는 스윙템포에 기인한다는 것이다. 이러한 골프의 본질을 확실하게 마음 속 깊이 새겨 두고 라운드에 임한다면 멘탈스코어를 많이 줄일 수 있을 것이다.

 

실수를 인정하고 긍정적인 마음으로 라운드에 임하는 것, 그것이 골프의 속성과 본질에 부합하는 것임을 나의 마음 속에 담아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