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김송희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

빈스 윙 2010. 11. 1. 11:00

"김송희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

 

아마도 조만간 이런 기사가 언론 지면을 장식하지 않을까? 아니 나의 바램일지도 모른다. 김송희 선수는 이미 세계 정상급 수준의 골퍼임에는 누구도 부인하지 못 할 것이다. 하지만 김송희 선수가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하는 것은 최나연 선수가 그랬듯이 멘탈적인 측면이 부족하다는 의견이 많다. 최나연 선수가 작년 첫 우승(LPGA 삼성월드 챔피언십)을 하기 전까지 그녀에게 따라다닌 수식어가 '뒷심부족'이었다.

 

2008년 LPGA에 진출한 최나연 선수는 사이베이스 클래식 준우승, 스테이트팜 클래식 3위, 에비앙 마스터즈 준우승 등 번번히 우승 문턱에서 진한 아쉬움을 남겼다. 하지만 상금랭킹 11위($1,095,759)로 비교적 성공적인 루키해를 보냈다. 이 때 최나연 선수에게 따라다닌 수식어가 '새가슴' '뒷심부족' 등 이었다. 특히 에비앙 마스터즈에서는 연장까지 가는 접전 끝에 준우승에 머물렀는데 그 때 최나연 선수는 "바보처럼 긴장했다" 며 자신을 질책했다.

 

이번 대회를 보면서 최나연 선수는 한층 여물어진 느낌을 받았고, 김송희 선수는 첫 우승에 대한 부담감을 극복하지 못한 것이 아니었다 생각한다. 에비앙 마스터즈에서 과도한 긴장감이 패배의 원인이라고 분석했던 최나연 선수와 같이 김송희 선수도 많이 긴장했었나 보다.

 

하지만 이제는 김송희 선수도 이와 같은 긴장감이나 부담감을 극복하고 넘어서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김송희 선수와 최나연 선수의 실력을 따지자면 그저 종이 한 장 정도의 차이라고나 할까? 하지만 그 종이 한 장이 우승과 3위라는 엄청난 결과를 가져온 것은 우승을 경험한 여유와 긴장감을 극복하지 못함에 있지 않았나 생각해 본다. 엄청난 갤러리들의 소음과 카메라 셔터소리 그리고 핸드폰 벨소리에 김송희의 샷은 무너졌고, 같은 상황의 최나연은 어드레스를 풀고 다시 한번 마음을 가다듬는 여유를 보여준 것에서 작지만 엄청난 차이를 확인할 수 있었다.

 

'뒷심부족 갤러리가 날려버린 김송희의 우승'이라는 제목의 기사가 있는데, 난 뒷심부족은 인정하지만 갤러리가 날려버렸다는 부분에는 흔쾌히 인정하기가 어렵다. 물론 김송희가 샷을 하는 순간에 카메라 셔터소리에 움찔하면서 스윙이 흐트러졌을 수는 있으나, 이러한 환경에도 적응해서 이를 극복하는 것이 진정한 세계적인 선수로 거듭나는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승자가 이런 얘기를 하면 '그럼에도 불구하고 우승을 했다'라는 기사가 나오겠지만, 우승을 하지 못한 선수가 이런 얘기를 하면 핑계에 불과하다는 생각이다. 김송희 선수에게는 가혹한 얘기일 수도 있겠지만, 나는 진심으로 바란다. 김송희 선수가 다음 대회에는 한층 더 성숙해진 모습으로 우승을 하기를...

 

골프는 실력만 좋으면 된다고 생각했다던 김송희가 최나연의 소개로 한사코 거부하던 심리상담을 받게 된 것을 보면 김송희도 이제 한층 더 강해질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이라고 본다. 그리고 이번 대회를 통해서 아마도 김송희는 더욱 더 멘탈수련에 적극적으로 임하게 될 것이다. 이것이 내가 김송희 선수가 조만간 LPGA 투어 생애 첫 우승을 점치는 이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