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김송희 선수, 이제 남은 것은 우승뿐

빈스 윙 2010. 11. 1. 15:30

10월31일 막을 내린 LPGA 투어 하나은행 챔피언십에서 두고 두고 아쉬운 것이 김송희 선수다. 7번홀까지 3타차로 앞서 나갈 때만 해도 이변이 없는 한 김송희 선수가 우승을 하는 줄 알았다. LPGA 88번째 경기 만에 우승을 하는 줄 알았다. 하지만 9번홀에서 부터 뭔가 홀렸는지 보기를 쏟아내며 1오버파 73타로 3위에 머물고 말았다. 정말 안타까운 일이다.

 

2007년 퓨처스투어 상금왕을 거쳐 LPGA에 입문한 김송희가 이번 대회를 포함하여 올 시즌 19개 대회에서 무려 15개 대회에서 톱10에 들었고, 톱5에 진입한 것도 5차례나 된다. 그 간 한번의 우승 없이도 상금랭킹 7위로 백만불을 넘어섰고, 세계랭킹 8위에 올라 있는 불가사의한 일이 발생하고 있는 것이다.

 

일본의 미야자토 아이도 LPGA 입문 후 82개의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우승과 인연을 맺지 못했고, 최나연도 54개의 대회에 출전하는 동안 단 한 번의 우승도 없었다. 하지만 그들은 첫 우승을 한 이후에 승승장구하고 있다. 수 많은 대회를 치르면서 큰 경기에서 대처하는 요령과 마음가짐을 이미 경험했고 익혔기 때문이리라 생각되는 부분이다.

 

김송희 선수는 조금 늦을 뿐이다. 절대 조급하게 생각해서는 안되고, 좀 더 멘탈수업에 열심을 내야 하고, 지난 2위, 3위를 했던 대회를 되돌아 보면서 강한 정신으로 무장하는 한편 여유를 가질 줄 아는 마음이 필요할 뿐이다. 김송희 선수 역시 이러한 멘탈 트레이닝의 중요성을 실감하고 올해 초부터 최나연의 소개로 멘탈 코치로 부터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했다. 이제 김송희 선수에게 남은 것은 오직 하나. 우승뿐이다. 아마도 그녀가 첫 우승을 하고나면 LPGA에 새로운 역사를 쓰게 되는 날이 올지도 모른다.

 

'집중하지 못했다'고 짧게 고백한 김송희 선수에 비해 최나연 선수는 '사흘 내내 집중하는라고 머리가 아플 지경이다. 정말 내가 생각해도 대견하다' 고 언급했다. 이제는 최나연의 멘탈 코치에게 트레이닝을 받기 시작한 만큼 경기에 집중하고 여유를 찾는 김송희 선수의 모습을 그려본다.

 

갤러리의 핸드폰 벨소리와 카메라 셔터소리에 흔들리기 시작했다고 한 김송희 선수가 난 정말 애처롭다. 우리나라 갤러리들의 관전 문화가 아직은 너무 뒤쳐져 있음은 인정하지만, 그에 대처하는 김송희 선수에게서 여유를 찾아 볼 수 없었음에 가슴이 아팠다. 그러한 소음들도 경기의 일부로 수용하고 슬기롭게 대응하는 자세를 보여 주었으면 더 좋았을걸 이라는 생각이 든다.

 

이번 대회를 통해서 더욱 더 여물어진 친구 최나연의 당찬 플레이를 보면서 김송희 선수도 많은 것을 배웠을 것이다. 그리고 그 동안 투어생활에서 경험한 멘탈의 중요성을 바탕으로 조금은 시간이 걸릴지라도 반드시 성숙한 모습으로 우승컵을 들어올릴 날이 머지 않았다고 나는 확신한다. 이제 김송희 선수에게 남은 하나는 오직 우승이다.

 

김송희 선수에게 격려의 박수와 진심으로 애정어린 성원을 보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