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언어 속에 행동 유발 인자가 있다

빈스 윙 2011. 2. 10. 09:00

제목이 좀 어렵나요? 골프 지도자들이 혹시 레슨을 하면서 언어사용에 얼마나 주의를 기울이는지 궁금합니다. 골프 지도자들은 골프스윙의 기술적인 면을 가르치는데 있어서 받아들이는 골퍼가 자신이 의도하는 레슨의 내용대로 받아 들일 수 있도록 언어의 사용에 상당히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왜냐하면,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레슨프로의 말을 100% 알아듣지는 못하기 때문이죠. 그래서 골프에 대한 지식이 많고, 골프를 잘 친다고 레슨을 잘 하는 것이 아니라, 골프에 대한 기술과 지식을 잘 전달하는 레슨프로가 잘 가르치는 것이라는 말이 맞는 것 같습니다. 실제로 훌륭한 스윙을 하고 있는 프로가 정작 자신의 스윙에 대해 제대로 설명을 하지 못하는 경우를 볼 수 있으니까요.

 

골프라는 스윙의 동작을 언어로 표현하는 것은 매우 힘든 일입니다. 게다가 골프에서는 어떤 느낌’, ‘무슨 느낌등 상당히 주관적인 느낌이라는 단어를 많이 사용하므로 골프를 배우는 골퍼입장에서는 그 느낌이 어떤 느낌인지 알기도 힘들고, 안다고 해도 그 느낌이라는 것이 레슨프로가 말하는 그 느낌인지도 확인할 길이 없습니다.

 

그래서 적절한 비유가 필요하고, 적절한 언어선택이 필요한 것이 골프레슨입니다. 얼마 전에 골프에 접근하는 방법은 천차만별이다 http://blog.daum.net/beanswing/210이라는 글에서 여러 가지로 골프에 접근하는 유형을 언급했습니다. 그리고 그에 따라 가르치는 방법도 달라져야 한다는 얘기를 했는데, 골프를 가르친다는 것은 골프스윙의 기술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물리학, 심리학, 운동역학 그리고 오늘 얘기하려고 하는 언어학까지도 연구를 해야 하는 아주 어려운 과제입니다. 러한 모든 학문적인 요소와 스윙의 기술적인 부분보다 우위에 있는 것이 가르치는 기술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골프를 가르치고 스윙을 설명하는데 반드시 필요한 것이 언어입니다.

 

세상에는 수 많은 언어들이 있습니다. 그 중에서도 우리말은 동작이나 형태를 표현하는데 있어서 다른 언어들 보다 아주 뛰어난 면이 있습니다. 이 점은 골프를 가르치는 레슨프로들에게 아주 다행스러운 점입니다. 하지만 이렇게 뛰어난 언어를 얼마나 활용하여 자신이 표현하고자 하는 골프스윙 동작을 제대로 전달하느냐는 골프를 가르치는 지도자 입장에서 심도 깊게 연구해야 할 과제입니다.

 

골프레슨에 있어서 언어선택의 중요성을 알고 레슨을 하는 지도자 중에는 마음골프학교의 김헌 교수님이 있습니다. 김헌 교수님도 언어가 함축하고 있는 운동정보가 우리 몸을 통제한다는 주장을 하고 계신 분 중에 한 분이십니다. 제가 생각하고 있는 골프언어 속에 행동유발인자가 있다.’ 라는 말과 일맥상통하는 주장을 펴고 계신 것입니다. 잠깐 그의 레슨 중에 나오는 언어선택에 대해 집고 넘어 가겠습니다.

 

 

아이언은 찍어 치고, 우드는 쓸어 쳐라?” 아니죠.

아이언이나 우드나 모두 그냥 휘두르는 것입니다. ‘찍어 친다’, ‘쓸어 친다라는 언어적 선택에서 마치 아이언과 우드의 스윙이 서로 다른 것으로 오해 할 소지가 생기게 되는 것입니다. 그래서 아마도 김헌 교수님은 골프언어에서 찍어 친다내지는 쓸어 친다라는 언어를 추방하고 싶어하실지도 모르겠습니다.

 

웨지샷아니죠. ‘높이 던지기맞습니다.

피치샷아니죠. ‘그냥 던지기맞습니다.

치핑샷아니죠. ‘런닝 어프러치아니죠. ‘낮게 던져 굴리기맞습니다.

퍼팅아니죠. ‘굴리기맞습니다.

 

언어에 운동정보가 담겨있다는 그의 철학을 여실히 보여주는 대목입니다. 영어를 모국어로 하지 않는 이상 웨지샷이니 피치샷이라는 단어가 주는 운동정보는 전혀 없습니다. 하지만, ‘높이 던지기라는 언어 속에는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감이 옵니다. 이것이 바로 제가 얘기하고 싶은 행동유발인자라는 것입니다.

 

다음은 제가 생각하고 있는 행동유발인자를 포함한 골프언어들입니다.

 

그립을 잡는다아니죠. ‘그립을 손 위에 올려 놓는다맞습니다.

잡는다라는 표현 속에 이미 그립에 힘이 들어가야만 할 것 같이 느껴집니다. ‘손을 그립 위에 올려 놓는다라는 표현도 괜찮을 것 같습니다.

 

공을 친다아니죠. ‘그냥 휘두른다맞습니다.

공을 친다는 공이 스윙의 목적이 되어버리는 말입니다. ‘공과는 상관없이 그냥 휘두른다라는 표현이 골프스윙의 본질을 더욱 정확하게 전달하는 표현이 아닐까요?

 

이처럼 우리말 속에 녹아있는 행동유발인자를 지속적으로 찾아내어 가르친다면 초보골퍼들이 좀 더 쉽게 받아들일 수 있지 않을까요? 아직은 제가 발굴한 행동유발인자를 포함한 골프언어가 많지는 않습니다. 아들과 함께 골프를 하면서 하나씩 찾아나가고 있는데, 제가 레슨을 시작할 때쯤 되면, 대부분의 골프언어선택은 행동유발인자를 가진 언어들이 되지 않을까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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