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하비페닉, 지금 가르쳐도 그때와 똑같을까?

빈스 윙 2011. 2. 11. 09:00

골프 레슨의 원조라 불리는 하비페닉 선생님을 나는 무척 좋아한다. 그의 교습법도, 그의 골프철학도, 그의 인간미도, 나는 그의 모든 것을 좋아한다. 하지만 그와 내가 살고 있는 시대적 차이로 인해 혹은 생각의 차이로 인해 그의 주장을 받아 들이기 힘든 부분들이 있다. 그가 지금 살아있어도 그 당시와 같은 생각으로 학생들을 지도할 것인지 의문스러운 점에 대해 집어보았다.

 

하비 선생님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이거나, 상당히 신중을 기하셨던 것 같다. 웨이트 트레이닝을 하면 다른 근육이 강화되어 골프스윙에 도움을 주기 보다는 오히려 해롭다는 주장이셨다. 사실 최근까지도 웨이트 트레이닝은 골프에 도움이 되지 못한다는 설이 지배적이었다. 이에 대해 나는 정반대의 생각을 가지고 있다. (사실 하비 선생님은 웨이트 트레이닝에 대해 조금은 부정적인 것이 아니라, 절대 금물이라는 견해를 가지고 있었던 듯하다. 여기서 조금 부정적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가 절대라는 극단적인 표현을 하는 것을 꺼려했기 때문이다.)

 

내가 좋아하는 골프 피트니스의 선구자 역할을 했던 남아공의 게리 플레이어(Gary Player) 170cm의 단신임에도 불구하고 잭 니클라우스나 아놀드 파머와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었던 것은 그가 그 시대에는 금기시해왔던 골프 피트니스에 많은 시간을 할애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골프로만 골프에 필요한 근육을 만드는 것은 너무 많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특히 연습량이 절대적으로 적은 아마추어에게는 더욱 그렇다.

 

하비 선생님은 퍼팅에 있어서 백스윙과 폴로스루를 같게 하라고 가르치셨다. 난 그의 사위 빌리와 마찬가지로 백스윙은 짧게 그리고 폴로스루는 크게 하는 편이다. 이러한 퍼팅은 근본적인 문제점을 가진 퍼팅으로 단정지었다. 하비 선생님의 이에 대한 가르침을 좀 더 받아봐야 알겠는데, 현재로서는 이해는 하겠지만 근본적인 문제점이라고 단정한 것에 대해서는 조금 불만스럽다. 난 아무리 생각해도 나의 퍼팅 스트로크가 백스윙은 크고 폴로스루가 짧은 것보다는 천만번 이상 훌륭하다고 생각한다.

 

퍼팅에 있어서 하비 선생님이 가장 싫어했던 것이 홀을 지나치게 하는 것이다. ‘Never up, never in – 홀을 지나치지 않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이 말을 가장 싫어하셨다. 헬렌 데트와일러(Helen Dettweiler)홀을 지나치게 치지 않으면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가 아니라 항상 지나치는 공은 절대 들어가지 않는다. – Always up, never in.”라는 말을 좋아했다. 나는 아직 하비 선생님의 이 말을 이해 할 수 없다. 그저 지금도 공이 홀을 지나치도록 연습하고 있을 뿐이다. 아마도 하비 선생님이 여기서 하고 싶은 말은 공이 홀을 지나치도록 치려면 정확하게 쳐라라는 말을 하고 싶었던 것이 아닌가 한다.

 

그 당시에는 연습장이 어떤 식으로 만들어져 있었는지 모르겠는데, 하비 선생님을 실내 연습장에서 연습하는 것을 별로 좋은 방법이라고 여기지 않으셨다. 실내에서 하는 스윙으로 나쁜 습관이 생기지 않도록 조심하라고 한 말을 나는 지금도 이해하지 못하겠다. 나는 오히려 신디 레이드의 말처럼 실내연습장에서의 좋은 점을 잘 활용하라고 하고 싶다.

 

원통 속에서 이루어지는 스윙에 대해 극도의 반감을 가지고 있었는데, 꼭 그렇지만은 않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물론 나의 경우에는 원통 속에서 이루어지는 스윙이 나와는 맞지 않아서 하비 선생님의 레슨대로 백스윙시에 머리가 오른쪽으로 이동하는 스윙을 하고 있기는 하지만, 머리를 고정시키는 스윙이 좋지 않다는 그의 이론은 쉽게 받아들이기 어려운 부분이 있다. 아마도 그가 스틱앤틸트 스윙이론을 접했다면 기절했을지도 모르는 일이다.

 

골프 지도자는 생각의 유연함을 가지고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비 선생님이 살아있었던 시절에 그와 같은 생각으로 레슨을 했다는 점에서 그는 상당한 생각의 유연함을 가지고 있었던 것이 틀림없다. 하지만 지금 시대의 관점에서 보면 꽉 막힌 외골수인 면도 없지 않아 보인다. 시대에 따라 골프의 스윙도 변하는 것이니만큼 아마도 그가 지금 살아 있다면 그의 생각과 교습법도 바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