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그건 3온 2퍼트 작전이 아니잖아요

빈스 윙 2011. 3. 1. 09:00

얼마 전에 내가 작성하는 스코어 카드(http://blog.daum.net/beanswing/287, http://blog.daum.net/beanswing/18)에 관한 내용과 내가 지금 3 2퍼트 작전으로 라운드를 한다는 내용을 읽고, 자신이 작성한 스코어 카드를 보내온 골퍼가 있다. 내 블로그에 있는 라운드 분석대로 분석을 좀 해 달라는 것이었는데, 내가 처음 스코어카드를 작성하면서 작년 말까지 범했던 오류를 그 골퍼도 똑같이 범하고 있는 것이었다. 아마도 범인(凡人)이 생각하는 것은 대부분 비슷한 모양이다.

 

스코어카드를 보니 그 골퍼의 오르막과 내리막을 감안하지 않은 드라이버 비거리는 180미터 정도이고 아마도 160미터 이상을 보낼 수 있는 클럽은 드라이버를 제외하면 없는 것 같았다. 고구마로 친 샷이 150~160미터 정도였다.

 

356미터 파4홀에서 세컨샷 남은 거리가 190정도였다. 코스의 레이아웃을 알 수는 없지만 아마도 방향을 감안하면 드라이버로 170~180미터 정도 날린 모양이다. 그런데 여기서 고구마를 잡은 것이다. 고구마로 날릴 수 있는 거리는 잘 맞아야 160미터인데, 서드샷에서 남은 거리가 50미터 정도인 것을 보면 140~150미터 정도 보냈다는 얘기가 된다. 그런데 50미터를 남기고 두 번 만에 그린에 올렸다. 4온이 된 것이다. 그리고 3퍼트.

 

스코어카드를 분석해보니 대부분 이런 식이었다. 서드샷을 앞두고 남은 거리가 30~140미터로 광범위했는데 이는 세컨샷을 우드 또는 고구마로 하면서 미스샷으로 인해 20~30미터밖에 보내지 못한 샷이 많았기 때문이다. 어프러치샷은 연습을 하지 않았는지, 그날 컨디션이 좋지 않았는지 모르겠지만 서드샷의 대부분을 한 번에 온그린 시키는데 실패했다. 그러다 보니 3온 작전이 원치도 않게 4온이 되어버렸다. 4온을 시키고도 1퍼트로 홀아웃한 홀이 1개 밖에 없는 것으로 보아 그날 어프러치는 상당히 안 좋았다고 할 수 있다. (어프러치는 모두 AW를 사용했음)

 

여기서 내가 지적한 사항은 가장 자신 있는 아이언과 AW 중에서 어느 것을 자신 있게 다룰 수 있는지에 대한 문제다. 대략 7,8,9번의 숏아이언 쪽이 AW보다는 자신이 있다고 한다. 거리편차 면에서 보면 초보골퍼들에게는 어프러치샷 보다는 숏아이언이 자신 있는 것이 당연할 수도 있다. 왜냐하면 숏아이언은 주로 풀스윙을 구사하게 되는 클럽이고, 어프러치샷은 스윙의 크기로 거리를 조절해야 하니까 말이다.

 

이 골퍼와 내가 초창기에 범했던 오류는 190미터를 남기고 고구마 또는 우드를 잡은 것이다. 드라이버로 180미터를 보내는 초보골퍼가 우드나 고구마로 190미터를 보낼 수는 없는 것이다. (어쩌다 한번 잘 맞아서, 그것도 내리막에서 친 샷은 논외로 한다.) 물론 2온을 시키려고 우드나 고구마를 잡은 것은 아닐 것이다. 그저 그린에 가깝게 보내는 것이 마음이 놓이니까 그럴 수 있다. 나도 그랬으니까.

 

하지만 이것이 3온 작전을 구사한다고 하면서 초보골퍼들이 실수하는 것 중 하나다. 3번의 샷을 해서 그린에 올리는데 가장 안정적으로 구사할 수 있는 샷과 클럽을 기준으로 거리를 계산해서 코스를 공략하는 것이 3온 작전을 구사하는데 의미가 있는 것이다. 대부분의 골퍼가 조금이라도 그린에 가깝게 보내려는 마음만 앞서서 그 다음샷에 대한 거리와 샷 등의 작전을 생각하지 못하는 것이 사실이다.

 

3 2퍼트 작전의 취지대로라면 190미터를 남겨둔 세컨샷에서 가장 자신 있는 클럽으로 샷을 했어야 한다. 숏아이언이 자신 있다고 했으니 8번이나 9번 아이언으로 110미터 혹은 100미터 정도 보내는 것이 좋을 것 같다. 그러면 방향성을 고려한 약간의 미스샷을 감안하더라도 90미터에서 100미터 정도가 남게 된다. 그러면 9번 아이언을 사용하거나 PW를 사용하더라도 풀스윙을 할 수 있는 거리가 남게 되어 실수할 확률을 대폭 줄일 수 있게 된다. 골프에서 실수할 확률을 줄일 수 있다는 것은 매우 중요한 일이다. 골프는 실수를 줄이는 것이 잘 치는 것이기 때문이다.

 

3 2퍼트 작전은 어떻게 보면 짧은 비거리로 효율적인 코스공략을 하기 위한 작전이다. 비거리를 늘리기 위해 연습을 해야 하겠지만 그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것을 감안하여, 일단은 거리에 대한 욕심은 접어두고 라운드하는 동안에는 자신의 비거리에 맞춰 코스를 공략하자는 것이다.

 

3 2퍼트 작전을 내가 처음 생각한 것은 아닐 것이다. 나도 어디선가 들었거나 고수의 글을 읽고 나름대로 나에게 맞도록 세운 작전일 것이다. 하지만 3 2퍼트 작전에서 3온이 의미하는 것은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하다가 톱핑이나 뒤땅으로 20~30미터를 보내서 자신의 스윙에 자신감을 잃느니, 가장 자신 있는 클럽으로 안정적으로 3온을 하여 핀에 붙으면 1퍼트로 파를 할 수 있고, 아니면 2퍼트로 보기만 하자는 뜻이다. 물론 100% 작전대로 되지는 않는다. 하지만, 거리가 나지 않는 대부분의 백돌이 골퍼들에게는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하는 것보다는 상당한 효과가 있다고 생각한다. 드라이버 티샷의 거리가 많이 나간 경우에는 2온도 시도해 볼 수 있어서 코스를 운영하는 묘미를 느낄 수도 있다.

 

왜 자신 없는 클럽으로 보내지도 못할 거리에 욕심을 내는가? 골프, 몸으로 하는 운동이라고만 알고 계신 분들도 많은데, 머리도 써야 하는 운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