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실력보다 더 중요한 것이 골프매너다

빈스 윙 2011. 7. 30. 08:00

흔히들 골프는 신사의 스포츠라고 한다. 심판 없이 진행되는 만큼 에티켓과 매너가 중요하다는 의미일 것이다. 1900년대 골퍼들의 사진을 보면 거의 정장차림의 복장으로 스윙 하는 것을 볼 수 있다. 그런 사진을 보면 골프가 상당히 귀족적이고, 엄격한 규정에 의해 진행되는 경기라는 느낌이 든다. 그 당시에는 일부 상류층에서 즐겼던 게임인지는 몰라도 지금은 그 때에 비해 많이 대중화 된 것이 사실이다.

 

그래도 골프에서 그 때나 지금이나 똑같이 중요하게 여기는 것이 매너와 에티켓이다. 골프규칙 제1장에 규정된 내용이 에티켓이라는 사실이 그것을 증명하고 있다. 골프 에티켓을 게임에서 최대한의 즐거움을 얻을 수 있는 것으로 규정한 골프규칙 제1장의 내용은 동반자에 대한 배려, 안전, 진행속도, 코스보호 정도로 요약할 수 있다.

 

주로 친한 친구들과 라운드를 가져서 인지는 몰라도 내 스스로 생각할 때 기본적인 에티켓을 지키지 않은 적이 있다. 몰라서 지키지 못하는 경우도 있고, 알면서도 지키지 않는 경우도 있다. 티잉 그라운드에서 동반자가 티 샷을 하든 말든 다른 동반자와 혹은 캐디와 잡담내지는 농담을 주고 받는 것은 나쁜 매너의 도를 넘어 꼴불견으로 비춰질 수도 있는 일이다.

 

티 샷을 하는데 바로 뒤쪽에 붙어 있거나, 내 시야에 다른 동반자가 들어오면 안전사고가 염려되어 스윙을 하면서 움찔거려지는 경우도 있다. 아마도 그래서 대부분의 골프장에서 티 박스에는 한 사람만 올라가도록 주의를 주는 것일 게다. 그리고 페어웨이에서는 크게 신경이 쓰이지 않는 편이지만, 티잉 그라운드에서 핸드폰 벨소리가 울리면 샷에 집중하고 있던 상태가 깨어져 혼란스러워지기도 한다.

 

골프규칙상 공을 찾는 시간은 최대 5분이지만,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나는 거의 공을 찾지 않는 편이다. 지금은 공을 별로 잃어버리지도 않지만, 앞 팀에서 공을 찾는다고 시간을 보내는 동안 나의 스윙리듬이 깨지는 것을 여러 번 경험했기 때문이다. 집 나간 OO OO은 찾지 말라는 말도 있지 않은가?

 

원활한 진행과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서로 상충되는 부분도 있다. 나는 원활한 진행을 위해서 샷을 하고 나면 동반자가 샷을 하는 위치보다 앞서 나가는 편이다. 이것은 안전이라는 측면에서 보면 위험한 행동이다. 특히, 나의 플레이에만 너무 몰입하다 보면 이런 경우가 자주 생기곤 하는데 동반자들과 어울려서 라운드를 하는 여유를 가질 필요도 있다고 생각한다.

 

 

그린에서는 다른 사람의 퍼팅라인을 밟지 않는 것, 동반자가 퍼팅라인을 살피고 있을 때는 뒤로 돌아가는 것, 동반자의 퍼팅라인에 그림자가 지게 하지 않는 것 등의 기본적인 에티켓 외에도 내가 소홀히 하는 에티켓이 있는데, OK(컨시드)를 받고서도 끝까지 홀인 시키려고 한번 더 퍼팅을 하는 것이다. OK(컨시드)를 받았다면 빨리 공을 집어 올리는 것이 매너라고 한다. 아울러 그린 보수기를 가지고 다니면서 그린에 공이 떨어지면서 생긴 자국을 수리하는 것도 좋은 매너를 가진 골퍼가 되는 길이다. 나는 그린을 보수하는 것을 즐겨 하는 편인데 생각보다 재미있다.

 

대부분의 골퍼들이 골프실력을 향상시키고, 스코어를 줄이는 데만 혈안이 되어 있고, 위에서 간단하게 언급한 매너에 대해서는 소홀히 하는 경향이 많은 것 같다. 심지어는 내기 골프를 하면서 듣기 거북한 욕설까지 하는 경우도 있고, 다른 팀의 플레이어들은 아랑곳하지 않고 고성을 질러가며 자기 팀만의 분위기에 도취되어 라운드를 하는 골퍼들도 심심치 않게 목격된다.

 

사실 골프실력을 향상시키거나 스코어를 줄이는 것보다 훨씬 쉬운 일이 매너와 에티켓을 지키는 일이다. 조금만 신경을 쓰면 모든 동반자들이 기분 좋게 라운드를 즐길 수 있다. 골프에서 매너와 에티켓은 동반자에 대한 배려인 동시에 습관이라고 생각한다. 매너와 에티켓에 신경을 쓰지 않고 무심코 한 행동이 동반자의 기분을 상하게 한다면 나 역시 기분 좋게 라운드를 하기는 힘들 것이다. 결국 골프에서의 매너와 에티켓을 지키는 일은 나 자신을 위한 일이기도 하다.

 

골프는 잘 치는 것보다 제대로 치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121’ 에서도 언급했지만 실력 있는 골퍼가 되는 것도 중요하지만, 매너 있는 골퍼가 되는 것이 더욱 더 중요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골프에서의 매너와 에티켓을 제대로 배울 수 있는 기회가 많지 않다. 초보골퍼의 경우에는 라운드를 하면서 매너와 에티켓에 대해 모르는 부분은 망설이지 말고 동반자에게 물어보는 것이 좋을 것이다. 시기를 놓쳐서 일정 시간이 흐르면 물어보는 것조차 민망해지는 때가 오기 때문에 초보시절에 골프의 매너와 에티켓에 대한 것을 잘 알아두면 실력은 조금 떨어져도 매너 좋은 골퍼로 인정받게 될 것이다.

 

대부분의 골퍼들은 실력 좋고 매너도 좋은 골퍼와 함께 라운드를 하고 싶어한다. 그리고 실력만 좋고 매너는 별로인 골퍼보다는 실력은 별로라도 매너가 좋은 골퍼와 라운드하고 싶어한다. 골프실력으로 대단하다는 평가를 받는 것도 좋지만, 그 보다는 매너가 좋은 골퍼로 인정받아야 진정한 골퍼가 아닐까 생각하면서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