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에서의 좌뇌와 우뇌의 영원한 전쟁

빈스 윙 2010. 8. 9. 16:00

골프에서 느낌과 멘탈에 대한, 눈에 보이지 않는 그 무언가를 설명하는 것이 쉽지만은 않다. 그리고 느낌이라는 것이 그리 오래 가지도 않는다. 짧게는 단 한번의 샷에서의 느낌으로 끝나고 길어야 며칠 가지를 않는다.

 

지난 주말 에임을 하면서 느낀 것을 보관하기 위해 글을 올린다.

 

먼저 나 같은 초보들은 에임을 하면서 어깨를 타겟방향으로 잡는 경우가 많다. 결국은 타겟방향보다 시계방향으로 돌아 서게 되는 것이다. 어드레스 자세를 취하면서 에임을 잡다보면 그렇게 된다. 이것도 약 한 달 전에 친절한 캐디언니가 알려 주어서 알게 되었다.

 

그런데 문제가 생겼다. 공을 티에 올려 놓으면서 공에 그려진 선을 타겟방향으로 놓고 공에 그려진 선과 스퀘어하게 클럽을 대고 어드레스를 하는데, 그러고 나서 타겟방향을 보면 평소보다 좌측으로 돌아선 느낌이 들고, 그대로 스윙을 하면 공이 좌측으로 날아갈 것 같은 느낌이 든다.

 

여기서 나의 좌뇌와 우뇌를 연결하는 뇌량에 과부하가 걸린다. 좌뇌는 공에 그려진 선과 스퀘어하게 어드레스한 대로 샷을 하라고 명령하고, 우뇌는 아니다 타겟보다 좌측으로 서 있으니까 그대로 샷을 하면 틀림없이 왼쪽으로 간다고 우기는 것이다. 좌뇌와 우뇌의 충돌은 결국 자신감을 떨어뜨리는 원인이 되어 십중팔구 미스샷으로 이어진다.

 

이와 같은 좌뇌와 우뇌의 싸움에서는 좌뇌가 한 번만 이기면, 우뇌는 쉽게(또는 어렵게) 항복하고 수긍을 하게 되는 것을 경험했다. 좌뇌와 우뇌의 싸움에서 우리의 마음은 갈팡질팡하게 되고 동요하게 되어 어이없는 샷을 하게 된다.

 

아웃-인 스윙궤도로 인해 슬라이스를 남발하던 시절, 우뇌는 더욱 더 당기는 샷을 요구했고, 아웃-인 스윙궤도가 슬라이스의 주범이라는 사실을 알고 있는 좌뇌는 인-아웃 스윙궤도를 요구했던 시절. 그렇게 팽팽하게 싸우기를 1년 가까이 했다. 결과는 항상 좌뇌의 패배.

 

공만 보면 아웃-인 궤도로 스윙하는 우뇌의 버릇을 고치기 위해, 공 없이 빈스윙으로 3개월을 인-아웃 궤도를 연습하고 필드에 나가서 다시 한번 좌뇌와 우뇌의 싸움에서 서서히 좌뇌가 이기기 시작했다. 좌뇌가 의기양양하게 외친다. "거봐. 인-아웃으로 스윙을 하니까 슬라이스가 안 나잖아." 우뇌가 좌뇌의 말에 기가 죽어 꼼짝을 못한다.

 

하지만 지금도 우뇌가 계속 좌뇌에게 시비를 건다. 그리고 이 싸움이 언제 끝날지 나도 모른다. 아마도 좌뇌와 우뇌가 각자 자기 할 일만 충실히 한다면 나는 한 단계 업그레이드 된 골퍼로 다시 태어나게 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