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지진아 가르치기

빈스 윙 2010. 9. 7. 12:00

나는 요즘 골프 지진아를 가르치고 있다. 정말 골치 덩어리다. 나이 50이 되기 전에 프로 시험에 응시하는 것을 목표로 한다는데 글쎄 ... 프로시험에 합격하는 것도 아니고 응시하는 것이 목표라는데 무슨 그런 목표가 있는지 정말 조금은 모자라는 놈 같다.

 

닉네임은 빈스윙이면서 요즘은 다운블로 연습은 공을 쳐가면서 해야 된다고 고집을 부리면서 쉴 새 없이 공만 쳐대는데 말려도 말을 듣지 않는다. 코킹이 너무 일찍 풀리길래 공 2~30Cm 뒤에 공을 하나 더 놓고 치는 연습을 시켰다. 제법 비슷하게 다운블로 스윙을 익히는 것 같다. 근데 뒤에 있는 공을 치우면 또 코킹이 일찍 풀려 버린다. 역시 골프 지진아 맞다.

 

아이언 당기는 샷(풀샷) 때문에 고민을 많이 했다고 하는데 다운블로 스윙으로 코킹이 늦게 풀리면서 공이 오른쪽으로 가니까 무지 좋아한다. 풀샷을 해결했다고. 정말 바보다. 손목턴이 늦어서 클럽 페이스가 열려 맞으니까 공이 오른쪽으로 간 걸 모르고 풀샷을 해결했다고 생각하고 있으니 한심하다.

 

1년 전부터 벙커샷을 할 때는 발을 모래에 파 묻고 하체를 고정시키라고 수 백번 얘기했건만 최근에서야 몸을 꼬아가며 발을 파 묻는다. 그리고 폴로스루를 끝까지 하라고 수도 없이 얘기했건만 이것도 최근에서야 쬐끔 한다. 벙커샷을 아주 쬐끔 잘 하는데 1년이 걸린 셈이다.

 

릴리즈 연습한다고 피니쉬를 안 만들고 있을 때도 스윙은 한 가지 동작으로 끝까지 하면서 부분동작을 교정해야 한다고 1년 전부터 얘기했건만 연습 때나 필드에서나 폴로스루까지가 빈스윙의 피니쉬였다. 그나마 최근에는 허리가 뿌아져라 피니쉬를 하니 다행이다. 이것도 1년이 걸렸다.

 

어드레스 때 고개를 너무 숙여서 백스윙을 하면 왼쪽 어깨가 턱에 걸려 왼쪽어깨와 머리가 같이 돌아가는 문제를 지적하고 스스로 깨닫은지 한 달이 넘었다. 그런데 아직도 머리가 고정이 안된다. 아마 이것도 1년 후에나 될 것 같다.

 

드라이버가 슬라이스가 많이 나니까 백스윙에서 클럽페이스를 닫아버리고 친 것도 모르고 요즘은 왜 훅/드로우가 걸리냐며 투덜거리는데 귀엽기도 하다. 알려주고 교정하라니까 또 슬라이스가 날까봐 못 고치겠단다. 그럼 계속 훅이나 드로우 치던가. 내 참...

 

특히 필드에서 척추의 각도를 유지하지 못하고 세우는 것, 세컨샷에서 자신감을 회복하는 것, 오비 / 헤저드와 너무 친하게 지내는 것, 스윙템포가 한 홀 한 홀 지날 수록 점점 빨라 지는 것 이 모든 것들이 아마도 1년이 지나야 될 것 같다. 그 때가 되면 또 다른 문제로 세월을 보내겠지?

 

그래도 지금이라도 깨닫고 열심히 연습을 하니 조만간 골프 지진아 소리를 듣지 않아도 될 것 같다. 아무 문제없이 처음부터 잘 하는 사람은 없다. (있어도 없다고 치자. 빈스윙에게 힘을 주기 위해) 문제를 인식하고 해결하려는 노력은 가상하다. 그런데 문제를 알고도 해결하지 않으려는 심보는 이해 할 수가 없다. 그래 욕심이다. 그것도 잘못된 욕심이다. 좋은 욕심은 착한 스윙을 만들지만 잘못된 욕심은 시간낭비와 나쁜 스윙으로 인도하는 지름길이다.

 

나의 골프 지진아, 빈스윙아!

좋은 욕심으로 착한 스윙을 만들기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