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를 시작하기 전에는 골프를 하는데 필요한 비용 때문에 엄두도 못 냈다. 연습장에 등록하고 연습하는 정도야 그리 큰 부담이 아니지만 연습을 시작하면 라운드를 나갈테고 라운드도 한 달에 한 번 나가다가 골프에 빠지기라도 하는 날에는 한 달에 두 번, 세 번 늘어날 것이고, 라운드 회수가 늘어감에 따라 내 지갑은 얇아질 것이 뻔했기 때문이다. 게다가 내기라도 심하게 하는 날이면 수업료라고 하기에는 좀 억울한 만만치 않은 비용을 치러야 한다.
이러한 비용문제가 해결된다 하더라도 연습하는 시간과 라운드시간을 생각해 보면 정말로 적지 않은 시간을 필요로 한다. 연습하는 시간은 그렇다 치더라도 한 라운드에 소요되는 시간은 적게 잡아도 4시간 정도가 걸리고 골프장까지 오고 가는 시간과 라운드를 마치고 식사하는 시간 등등을 따져보면 거의 하루를 잡아 먹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주중에 라운드를 하기가 쉽지 않은 골퍼들의 경우에는 주말을 이용하게 되는데 이런 경우 집에서 바라보는 눈초리가 여간 따가운 것이 아니다.
그리고 골프라는 운동이 경우에 따라서는 연습을 게을리 하기 쉽고, 연습한 만큼 생각보다 결과가 바로 바로 나타나지 않는 운동이다. 많은 노력을 기울여야 많은 골퍼들이 목표로 하는 싱글의 경지에 도달할 수 있고, 아예 포기하고 10년이 지나도록 백돌이 또는 보기플레이어로 남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다. 골프라는 운동의 스윙이 어려워서 골프가 어렵다기 보다는 이러한 비용, 시간, 노력이라는 걸림돌이 골프를 하는데 장애요소가 되는게 일반적인 현실이다.
물론 시간 많고, 돈 많고, 운동 좋아하는 사람이라면 크게 문제가 될 것은 없다. 하지만 월급쟁이 주말골퍼 또는 월말골퍼들의 현실에서 보면 시간, 돈, 노력 모두 부담이 되는 것이 사실이다. 골프에 있어서 이 세 가지를 투자하지 않고는 골프라는 운동을 잘 하는 것이 불가능하다. 비단 골프만 그런 것은 아니다. 경중의 차이는 있겠지만 어떠한 운동을 하더라도 시간과 돈과 노력이 필요하다. 그럼 시간과 돈과 노력을 어떻게 그리고 어디에 효율적으로 투자를 해서 최대한의 결과를 뽑아내서 실력을 향상 시킬 수 있을까?
내가 골프를 하는데 있어서 돈과 시간과 노력을 어떻게 어디에 효율적으로 투자를 할 것인가에 대한 개념을 생각한 것은 '골프를 어떻게 하면 잘 칠 수 있을까'라는 생각에서 출발한 것이다. 비기너 시절 아마고수와 티칭프로에게 물은 적이 있다. 어떻게 하면 골프를 잘 칠 수 있느냐고. 그들의 대답은 한결같이 '오직 연습'이라고 했다. 결코 틀린 말은 아니다. 하지만 난 골프를 하는데 어차피 돈과 시간과 노력이 필요하다면 '이러한 것들을 어디에 어떻게 쓰는 것이 효율적일까' 라는 생각을 해 보았다.
이쯤에서 한 번 눌러 주면 좋겠다. 이제 부터는 중요한 얘기니까.
시간과 돈과 노력 중에서 골프를 하는데 가장 큰 걸림돌이 되는 것이 무엇일까? 얼핏 생각하면 돈이라고 생각이 된다. 나도 처음에는 그렇게 생각했으니까. 하지만 지금은 돈 보다는 시간이다.(이건 순전히 나의 경우이고, 중요한 얘기는 아니다.) 우리에게 돈과 시간은 무한하지가 않다.
먼저 돈 얘기를 해 보면 ;
골프는 사실 돈이 조금은 많이 들어가는 운동이기는 하다. 그런데 등산을 하던 수영을 하던 어떠한 취미생활 또는 운동을 하더라도 제대로 하려면 돈은 들어간다. 어차피 들어가는 돈이라면 어떻게 효율적으로 투자를 할 것인가? 장비를 아직 갖추지 못한 골퍼라면 골프클럽을 준비하는데 많은 돈이 들어 갈 것이고, 장비를 갖춘 골퍼들은 라운드 비용이 제일 많이 들어갈 것이다. 장비는 경제적인 형편에 따라 중고를 사면 되고, 오늘 내가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아마추어 골퍼들이 골프를 하면서 낭비한다고 생각하는 것과 투자에 인색하다고 생각하는 부분이다.
먼저 가장 낭비가 심하다고 생각되는 것이 골프공이다.
수 많은 브랜드에서 다양한 공이 쏟아져 나오고 내가 보기에는 과장광고로 소비자들을 현혹시키고 있다. 골프공의 표면에 있는 딤플의 숫자에 따라, 볼의 구조에 따라 볼의 기능이 현저하게 개선되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어떤 볼은 거리를 많이 내기 위한 특성을 가지고 있고, 어떤 볼은 방향을 보정해 주는 특성을 가지고 있고, 또 다른 볼은 스핀을 어쩌구 저쩌구 광고를 한다. 마치 거리가 안나는 골퍼와 방향이 일정하지 않은 골퍼만을 위해 공을 개발한 것처럼 떠들어 댄다.
물론 골프공은 과학의 결정체라고 한다. 엄청난 투자비를 쏟아부어 연구하고 개발하여 하나의 제품을 만들어내는 골프공 제작사의 노력에 경의를 표한다. 하지만 골프공 제작사의 의도대로 골프공의 특성을 살려서 골프공을 선택하는 골퍼들이 과연 얼마나 될지 의문스럽다. 골프공의 특성을 제대로 살리지 못하고 공을 친다면 그 특성 때문에 부가된 높은 비용은 낭비가 아닐까 생각한다. 한 박스에 몇 만원이라는 비용에는 제작사의 연구개발비가 포함되어 있는 것은 당연하다. 그런데 특성을 살리지도 못하고 느끼지도 못하면서 연구개발비를 지불할 필요가 있는지 다시 한 번 생각해 본다.
한 라운드에 분실구가 10개 가까이 되는 골퍼가 그런 비싼 공을 그것도 새 공으로 치는 것을 보면 아깝다는 생각이 절로 든다. 오비가 한 번 날 때 마다 자장면 한 그릇 값도 넘는 돈이 산 속으로 혹은 연못으로 사라진다. 나는 가능하면 상태가 좋은 로스트볼을 사용하는게 백돌이 아마추어 골퍼들이 선택할 수 있는 가장 좋은 방법이라고 생각한다. 한 두개의 공으로 18홀을 돌 수 있는 실력이 되기까지 혹은 제작사의 의도대로 공의 특성를 살린 샷을 할 수 있을 때까지는 말이다.
그 다음은 제발 투자 좀 하라고 싶은 부분이 있다. 그것은 다름 아닌 장갑과 그립이다.
골프는 클럽이라는 장비를 이용하는 게임이고, 골퍼와 클럽이라는 장비를 이어주는 중요한 부분이 그립과 장갑이다. 그런데도 빵꾸난 장갑과 땀에 절어 딱딱하게 굳어가는 장갑을 사용하거나 그립이 닳아서 거의 샤프트가 보일 지경이 되도록 사용하는 골퍼들을 보곤 한다.
초보골퍼일수록 그립과 장갑은 손상이 빨리되는 경향이 있다. 공을 스윗스팟에 제대로 맞추지 못하므로 클럽이 돌아가면서 손과 그립의 마찰이 증가하기 때문이다. 그립을 잡는다는 것은 골프스윙에서 가장 기본적이면서도 가장 중요한 일이다. 그립과 장갑만큼은 가능하면 아끼지 말고 투자를 하면 좋겠다. 그리 비싸지도 않으니 말이다. (사실 비싼 공 한 박스 살 돈이면 그립을 몇 개 바꿀 수 있고, 장갑을 몇 개 살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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