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라운드를 하다보면 골퍼의 성격이 나온다지?

빈스 윙 2010. 12. 7. 08:23

골프가 인생을 반영한다면, 라운드는 여러 골퍼의 성격을 반영한다. 골퍼의 성격에 따라서 스윙도 천차만별이고 스윙 후에 취하는 제스처도 각양각색이고 화를 내는 방법과 참는 방법도 다양하다. 그 만큼 골퍼의 성격을 얘기하는 골프명언도 많다.

 

"골프만큼 플레이어의 성질을 드러내는 것이 없다. 그것도 최선과 최악의 형태로 나타나게 한다. - 버너드 다윈"

"골프코스에 서면 나 뿐만 아니라 다른 사람들에 관해서도 많은 것을 알게 된다."

"누군가의 진심과 개성을 알고 싶다면 그 사람과 함께 골프를 몇 라운드 해보면 된다."

 

'나도 이제 필드에서 성질을 죽이려고 애쓴다'는 골프황제 타이거 우즈는 필드 위에서 두 가지 세러머니를 펼친다. 멋진 퍼트가 성공되었을 때 내지르는 어퍼컷 세러머니와 엉망진창인 샷을 날렸을 때 클럽을 집어던지는 볼썽사나운 세레머니다.

 

[사진설명 : 2010년 12월 5일(현지시간) 셰브론 월드 챌린지 3라운드까지 4타차 단독선두를 지키던 우즈가 4라운드 16번홀에서 샷을 마치고 골프클럽을 바닥에 내리치고 있다. 결과는 연장승부 끝에 영국의 그래엄 맥도웰에게 패해 준우승에 머무르며 우승없는 쓸쓸한 한 해를 보내게 되었다.]

 

1999년 US 오픈에서 호세 마리아 올라자발(JOSE MARIA OLAZABAL)은 우승후보 중 한 명이었다. 하지만 첫 라운드에서 75타를 치고 만다. 그리고 스스로에 대한 분노를 벽을 향해 표출시켰다. 주먹으로 벽을 어찌나 세게 쳤던지 오른손 뼈가 부러저 시합을 포기하고 만다. 그리고 이렇게 말했다. "나 자신에게 화가 났다. 내 플레이에 실망한 나머지 해서는 안 될 짓을 하고 말았다."

 

이외에도 많은 프로선수들이 화를 가라앉히지 못하고 골프채를 부러뜨리거나, 골프화를 내던지는 등의 행동으로 수 많은 언론에 기사거리를 제공하고 있다.

 

위에서 얘기한 올라자발과 우즈는 그래도 양반이다. 끔찍했던 라운드를 마치고 다시는 골프채를 잡지 않겠다며 면도날도 자신의 손목을 그은 골퍼도 있었으니까. 1950년대에 PGA투어에서 활약하던 토미 볼트도 한 성질 했던 골퍼 중 하나인데, 그는 플레이를 하다가 신경질적으로 클럽을 내던지는 바람에 18번 홀에서 숏아이언 어프러치가 필요한 상황인데 가방에 들어있는 클럽은 2번 아이언이 유일한 클럽이었다는 얘기도 있다.

 

그런데 한 성질하던 토미 볼트가 골프클럽을 내던지면서 깨달은 바가 있는지 이런 말을 했다. "화가 나서 클럽을 내던질 때는 전방으로 던져라. 그래야 주우러 갈 필요가 없으니까." 화를 내는 행동에도 요령이 생기는가 보다. 그리고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는 "샷을 망치는 것은 몸보다 마음이다." 라는 말을 했다. 아마도 그는 이것을 깨닫는데 많은 시간이 걸린 것을 후회하면서 이 말을 했는지도 모른다.

 

우리 아마추어들도 마찬가지로 라운드를 하다보면 자신의 성격을 드러내게 된다. 실수를 하고 대외적인 환경을 탓하는 사람과 함께 게임을 즐겨야 할 동반자나 캐디를 탓하는 사람과 자기 자신을 탓하는 사람 등. 그 유형은 한 두 가지가 아니다.

 

그리고 자신의 샷에 대한 불만을 표출하는 방법도 여러가지다. 그러한 불만을 겉으로 표출하지 않고 마음 속 한 구석에 쳐박아 두는 골퍼도 있을 것이고, 과격한 행동으로 표출하는 골퍼도 있을 것이다. 중요한 것은 그 방법이 어떻든 간에 화가 나는 그 순간에 모든 격한 감정을 누그러뜨리고, 다음 홀로 연결시켜서는 안된다는 점이다. 토미 볼트의 말처럼 샷을 망치는 것은 몸이 아니라 마음이므로 최대한 빨리 냉정을 되찾고 게임에 임해야 한다.

 

또 한 가지 중요한 점은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지 못함으로 인해 동반자에게 피해를 주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한다. 이는 자신의 라운드 뿐만 아니라 전체적인 분위기를 해쳐 동반자의 라운드에 까지 좋지 않은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감정조절은 훈련되지 않으면 결코 쉽지가 않다. 인생을 많이 살아온 어르신들은 온갖 험한 세상살이를 통해서 이러한 감정조절을 배우는 것 같다. 하지만 골프를 하면서 인생에서 감정조절 하는 방법을 배운다면 그 시기가 너무 늦어진다. 오히려 골프를 통해서 감정조절하는 방법을 배우고 그것을 인생에 도움이 되도록 적용하는 것이 골프라는 운동을 더욱 유용하게 활용하는 인생의 지혜가 아닐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