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소통 - 세 번째 이야기 (의사소통)

빈스 윙 2010. 9. 27. 14:30

"다음 중 알맞은 것을 고르시요."

"다음 중 틀린 것을 고르시요."

 

이게 뭘까? 눈치빠르신 분들은 학창시절 시험문제의 유형이라는 것을 알아 차렸을 것이다. 며칠 전 중학교에 다니는 아들 시험공부를 도와주다가 문득 생각 난 것이 있어 글을 올린다.

 

내가 학교 다닐 때나 이런 유형의 문제가 있었지 지금은 ;

"다음 글을 읽고 각자의 생각을 서술하시요."

"다음 글에 대한 반론 또는 동감하는 내용의 글을 적으시요."

 

뭐 이 정도의 문제로 학생들을 교육할 줄 알았다. 이런 문제는 논술에서나 나올까 논술을 제외한 대부분의 과목에서는 맞는 것과 틀린 것을 골라내는 문제가 대부분이다. 이런 교육이 성인이 되어서도 맞고 틀린 것에만 집착하게 만드는 것이 아닐까 생각해 본다.

 

대학을 졸업하고 사회생활을 시작한지 20년이 넘었다. 굳이 사회생활을 얘기 할 필요없이 일상생활에서도 우리가 겪는 일은 맞고 틀린 것 만으로는 설명이 되지 않는 부분이 더 많다. 내가 맞으면 반론을 제기하는 사람의 의견은 틀린 것인가? 그럼 틀린 사람은 맞다고 주장하는 사람의 의견에 따라야 하는가? 도대체 어떤 무슨 기준으로 맞고 틀린 것을 판단하는 것일까?

 

맞고 틀린 것이 제일 명확한 과목이 수학이나 과학이라면 내가 말하고 싶은 부분은 수학문제를 푸는 과정에 있어서 다른 사람과 다르게 풀었다고 해서 그것을 틀렸다고 할 수 있느냐는 부분이다. 과학적으로 증명하는 과정을 내가 증명하는 과정과는 달리 좀 더 복잡하게 혹은 단순하게 증명한다고 해서 그것을 틀렸다고 할 수 있느냐는 것이다.

 

우리의 생활이 더 나아질 수 있었던 것은 맞고 틀리고의 문제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그것도 괜찮지만 이렇게 하는 것은 어떨까? 라고 하는 상대방의 의견에 동의하고 그것을 바탕으로 더 좋은 의견을 내는 차원에서 사회적 생활의 발전을 이룬 것이 아닐까?

 

"그렇게 생각하면 안돼."

"왜 그렇게 복잡하게 생각해?"

"그건 절대 아니야."

밑줄친 단어들이 단정적이고 절대적인 표현이다. 그리고 상대방의 의견을 거의 무조건 반대하는 표현이다.

 

"그렇게도 생각할 수 있구나. 난 이렇게 생각하는데."

"이렇게 단순하게 생각하는 것은 어떨까?"

"내 생각은 좀 달라."

먼저 상대방의 의견을 무시하지도 않고 틀렸다고 말하지 않으면서 자신의 생각과 의견을 얘기하는 표현들이다.

 

여기서 한 번 눌러 주시면 글을 쓰는데 도움이 될 것 같다.

 

 

 

우리가 살아가는 사회에서는 정답은 없고 더 좋은 것만 있을 뿐인 것들이 아주 많다. 골프컬럼이니 골프와 접목시켜 얘기해 보면, 골프를 배우는 입장에서는 맞고 틀리다는 논리를 초등학생처럼 아주 쉽게 받아들인다. 가르치는 사람이 "이게 맞다" 라고 하면 거의 그런 줄 안다. "이렇게 하면 절대 안 된다." 라고 하면 싱글 고수의 스윙을 보면서도 "저렇게 스윙하면 안 되는데..." 라고 생각을 한다. 골프에서 옳은 스윙과 잘못된 스윙은 분명히 존재한다. 하지만 그것이 골프를 잘 치고 못치고 와는 정비례 하지는 않는다.

 

문제는 연습방법이 나와 다르다고 해서, 스윙이 내가 배운 것과 다르다고 해서 그것을 틀렸다고 단정하는 것이다. 이런 자세는 우리가 어려서 부터 배운 맞고 틀린 것을 골라내는 것에 익숙해져 있기 때문 아닐까?

 

누군가 "완벽한 스윙은 없다." 라고 말을 했는데, 완벽한 스윙이 있던 없던 우리가 추구하는 스윙을 산의 정상으로 표현한다면 그 정상에 이르는 길은 이루 헤아릴 수 없이 많다. 다만 바로 정상을 향해 가는 길과 산 모퉁이를 돌아가는 길의 차이 (그 차이가 골프에서는 시간의 차이겠지만) 정도가 있을 뿐이라고 생각한다. 정상을 향해 바로 올라가면 가파른 길일 것이고 가파른 만큼 어렵고 힘든 길이 될 것이고, 산 모퉁이를 돌아가는 길은 비교적 완만한 길이지만 시간은 더 걸릴 수도 있다.

 

물론 골프를 처음 배우면서 어떤 길로 갈 것인지 스스로 먼저 선택을 하고 골프를 배우지는 않는다. 하지만 산 중턱쯤 와서는 "왜 저 사람은 쉬운 길을 놔 두고 저렇게 험한 길로 가지?" 또는 "이렇게 빠른 길이 있는데 왜 저렇게 돌아가지?" 라는 생각을 할 수는 있을 것이다.

 

이 때는 어느 것이 정상을 향해 가는데 더 좋은 길인지 잘 모르는 시기이므로

"나도 저 길로 한 번 가봐야겠다"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고,

"그냥 가던 길로 가자. 저 길로 가려면 또 다시 내려갔다가 올라가야 하니까." 라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정상에 오른 사람은 오직 자기가 온 길을 고집하는 사람과 난 너무 힘들게 왔으니 다른 사람은 제발 내가 온 길로 오지말고 좀 더 쉬운 길로 오기를 바라는 사람이 있을 것이다. 자신이 정상에 쉽게 올랐든 어렵게 올랐든 꼭 자신이 온 길을 고집할 필요가 있는지 궁금하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길을 그가 모두 경험한 것은 아닐텐데...

 

다행스러운 것은 골프에 아주 열정적으로 빠져있는 나에게 많은 멘토(고수)님들께서 여러가지로 좋은 조언을 많이 해 주신다는 것이다.

 

"전 레슨을 받지 않고 독학으로 연습해서 싱글골퍼가 되는데 10년도 넘게 걸렸어요. 빈스윙처럼 골프에 대한 열정이 있다면 반드시 레슨을 꾸준히 받기를 바랍니다. 나 보다는 좀 더 빨리 싱글골퍼가 될 수 있을거라고 확신합니다."

 

"그 방법은 저도 경험해 보았는데 저와는 맞지 않더군요. 빈스윙님은 어떠실지 모르겠지만 이것과 이것은 유의하셔서 연습하시는 것이 좋을 것 같습니다."

 

"요는 어느 것이 더 효과적이냐 입니다. 빨리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셔야 합니다. 그 방법은 스윙을 보지 않고 가르쳐 주기가 어렵습니다. 부디 효과적인 방법을 찾으신다고 허송세월을 하지는 마시길..."

 

"레슨프로를 포함한 주위사람들이 자신의 스윙을 더 많이 봅니다. 주위사람의 말도 선별하여 귀를 기울여 보심이 어떤지요."

 

"제 생각은 오직 꾸준한 연습입니다. 그냥 막연히 공만 치는 연습은 아주 좋지 않은 습관 중 하나입니다."

 

"빈스윙님께서 OOO때문에 고민하신다고 하니, 제 경험으로 보아 이런 방법이 어떨까 싶습니다."

 

모두가 진정 나를 위한 좋은 말들이다. 인터넷을 통해 수 많은 골프정보를 접할 수 있지만 이런 개인적인 답글들은 그 초점이 나를 향해 있어 내가 수용하기 쉬운 정보들이다. 그 외에 인터넷카페 또는 블로그를 통해서 접하는 정보들이 모두 나와 맞는 것은 아니지만 그 중에서도 일부는 내가 모르고 있었거나 나에게 아주 적합한 방법인 정보들도 있다. 나와 맞지 않는다고 해서 잘못됐다고 생각하기 보다는 "그런 방법도 있구나", "누군가에게는 유용하겠군." , "지금은 잘 이해가 되지 않지만 내게 필요할 수도 있는 정보군." 하는 정도로 선별적으로 수용한다.

 

아직은 햇병아리(?) 수준(아직 알에서 깨어나지 못한 수준 일수도)이지만, 난 지금 감히 말한다. 골프스윙에서 완벽한 스윙은 없고, 더 좋은 스윙과 더 좋은 연습방법만 있을 뿐이라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