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신체적인 핸디캡이란 없다

빈스 윙 2010. 11. 3. 17:30

어제 박근영 선수의 프로농구선수로서 단신(157cm)인 신체적인 핸디캡에 대한 글을 올렸다. 오늘은 골퍼의 신체적인 핸디캡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결론부터 얘기하면 나는 일반적인 골퍼의 신체적인 핸디캡은 없다고 보는 편이다.

먼저 체중에 대해서 얘기하면 ; 

나는 60kg, 너는 90kg. 그러니까 나 한테 핸디캡을 줘. 이건 좀 이상하지 않은가?

 

신장도 마찬가지다. 농구선수도 신장의 열세를 극복하고 프로선수가 되는 마당에 골프에서 신장의 차이로 핸디캡을 주고 받는 것 자체가 넌센스다. 스포츠에서 체중에 따라서 핸디캡을 적용해야 할 필요가 있는 경우에는 체급별 경기로 나눈다. 주로 투기 종목이 많은데 권투, 유도, 태권도 등이 그것이다.

 

스포츠 경기에서 '핸디캡'이란 승리의 기회를 고르게 하기 위해 선수의 다양한 능력이나 특성을 고려하는 방법이라고 브리태니커 백과사전에 나와있다. 여기서 말하는 '선수의 다양한 능력이나 특성'에는 선수의 체중이나 신장은 고려하지 않는 것 같다.

 

핸디캡을 적용하는 스포츠를 보면 경마(속보경마), 볼링, 요트, 골프 등이 있다고 한다. 적용기준은 선수의 실력차이로 정하는 것이 대부분이다. (요트에서는 성능이 다른 보트에 대해 핸디캡이 적용된다.) 골프도 마찬가지로 골퍼의 실력에 따라 핸디캡을 적용하는 스포츠다. 신체적인 핸디캡은 적용대상에서 제외되는 것이다.

 

많은 골퍼들이 핸디캡(여기서 핸디캡은 불리한 조건, 약점, 결점의 뜻)으로 여기는 것이 거리에 대한 핸디캡이다. 힘이 약해서(결국은 신체적인 조건) 거리가 안 나간다고 투정을 하는 친구들을 자주 봤다. 내 생각에는 이 친구들은 골프에 대해 상당한 오해를 하고 있는 것이 분명하다. 거리만 많이 나가면 골프를 잘 칠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는 모양인데, 이는 골프의 본질을 전혀 알지 못하고 하는 소리다.

 

몇 가지 예를 들어 보겠다.

신지애선수와 미셀위선수의 드라이버 거리는 약 4~50야드 정도 차이가 난다. 그래도 스코어는 우리 아마추어 골퍼가 볼 때는 비슷비슷하다. 나 역시 거리가 200미터도 안 나가지만 230~240미터를 치는 동반자와 쳐도 거리가 적게 나가서 스코어가 차이난다는 생각은 하지 않을 뿐더러, 오히려 스코어는 더 좋을 때도 많이 있다.

 

거리가 안 나는 것이 오히려 다행일 수도 있다. 거리가 안나면 오비가 날 확률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거리가 안 나는 것이 약점이라면 장타자들의 약점도 있다. 정확하게 앞으로 가지 않으면 오비가 날 확률이 많다는 것 외에도 숏게임에서 약할 수 밖에 없는 구조로 되어 있는 것이 골프다.

 

무슨 얘기냐 하면 예를 들어 로프트 각도가 제일 큰 클럽으로 풀 스윙을 했을 때 장타자들이 100미터를 보낸다고 가정하고, 단타자들이 6~70미터 정도 밖에 못 보낸다고 가정하면 단타자들이 숏게임에서 아주 유리한 입장에 서게 된다. 왜냐하면 스윙의 크기로 거리를 조절하는 것이 클럽으로 거리를 조절하는 것보다 어렵기 때문이다. 단타자들은 6~70미터에서 100미터까지 클럽으로 조절하고 60미터 이내의 거리만 스윙의 크기로 조절하면 되지만, 장타자들은 100미터 이내의 거리를 모두 스윙의 크기로 조절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 100미터를 여러 단계의 스윙크기로 잘라야 한다는 뜻이다.

 

핸디캡 운운하지 말고 박근영 선수와 같이 자신의 약점을 커버할 수 있는 연습방법을 찾아서 효율적인 연습을 한다면 우리에게 신체적인 핸디캡이란 없다는 결론으로 다시 한번 박근영 선수의 선전을 기원하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