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초보골퍼들이 간과하는 셋업과 에이밍

빈스 윙 2011. 1. 11. 13:53

당구를 잘 치지는 못하지만 처음 당구를 배울 때 큐걸이를 확실하게 그리고 콧날과 큐대가 평행하도록 하라는 말을 많이 들었다. 받침대 역할을 하는 큐걸이를 확실하게 하는 것은 골프에서 셋업자세를 견고하게 하여 흔들리지 않도록 하는 것과 같은 말이고, 콧날과 큐대를 평행하게 하는 것은 공(목표)을 향해 에임을 똑바로 하기 위한 것이고, 골프에서는 공을 보낼 목표지점을 향해 에임을 해야 하는데, 골프가 당구와 에임하는 방법 내지는 조건이 다른 것은 샷을 하는 위치에서 목표의 뒤쪽이 아닌 옆에서 에임을 하게 된다는 것이다.

 

옆에서 에임을 하게 되면 여러가지 시각적인 착오를 일으키게 된다. 그래서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자신의 왼쪽어깨를 목표방향으로 향하게 에임을 하는 경향이 있다. 초보골퍼들이 이렇게 에임을 하게 되면 가뜩이나 슬라이스가 많이 나는데다가 에임도 오른쪽으로 향하게 되어 오비가 나는 것이 불가피해진다. 양궁이나 사격이나 대부분의 스포츠가 목표물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에임을 하는데 비해 골프는 옆에서 에임을 해야하는 어려움이 있다.

 

그래서 거의 모든 프로들은 공 뒤에서 목표물을 정면으로 바라보고 셋업자세를 취하는 프리샷루틴을 종교적인 의식처럼 반드시 행한다. 아마도 프로라 할지라도 목표물을 측면에 두고 에임을 하는 것이 그 만큼 어려운 일인가 보다. 하물며 우리 아마추어 초보골퍼들에게는 셋업자세에서 에임을 하는 것이 두 말 할 필요없이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셋업자세에서 에임을 잡는 것을 많이 보아왔다. 샷이 아무리 좋았다 하더라도 에임이 잘못되면 공은 자신이 목표한 방향으로 절대 날아갈 수 없다는 사실을 명심하고, 에임에 더욱 신경을 써야 할 것이다. 초보골퍼 일수록 목표를 정면으로 바라보고 에임을 한 뒤에 셋업자세에 들어가는 기본에 충실해야 할 것이다.

 

또 한 가지 초보골퍼들이 잘못 생각하는 것은 에임은 배제한 상태에서 자신의 공이 계속 오른쪽으로 간다고 오해하고 있는 것이다. 100타를 깨는 것이 목표라는 어느 백돌이 골퍼가 전반을 마치고 푸념을 한다. 공은 제대로 잘 맞는 것 같은데 계속 오른쪽으로 공이 간다고. 사실 그 백돌이 골퍼는 전반적으로 공이 잘 맞았고 임팩트도 좋았다. 다만, 에임을 오른쪽으로 서고 있었는데 정작 본인은 모르고 있는 것이다. 공은 똑바로 앞으로 간 경우가 더 많았다. 

 

에임이 잘못되었다고는 생각하지 않고 스윙에서 문제의 원인을 찾으려고 하는 것이 가장 큰 문제이다. 왜냐하면 잘 되고 있는 스윙을 망가뜨릴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런 경우 스윙에서 문제를 찾으려고 한다면 아마도 공을 왼쪽으로 보내기 위해 클럽페이스를 닫고 치는 습관이 들게 되거나, 당겨치거나 업어치는 스윙을 하게 될 것이다. 이러한 스윙은 슬라이스를 유발할 가능성이 많아 전체적으로 스윙의 악순환으로 이어진다.

 

나의 경우 동반자들에게 양해를 구하고 클럽을 목표방향으로 두고 에임을 잡는 연습을 했다. 처음에 이 방법으로 라운드를 하면서 평소에 내가 얼마나 많이 오른쪽을 향해서 에임을 하고 있었는지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내가 공을 똑바로 앞으로 보내고 있었다는 사실에 놀라웠고, 한편으로는 기쁜 마음도 들었다. 아직까지 에임을 못 잡고 있는 초보골퍼들이 있다면 올해 첫 라운드는 에임잡는 연습을 목표로 해 보면 어떨까 한다.

 

 

다음은 당구에서 큐걸이에 해당하는 지지대에 대한 얘기를 할까 한다. 나의 아내가 골프를 하면서 항상 언급하는 것은 '기본에 충실해야 한다'는 것이다. 그립, 어드레스, 공의 위치, 셋업 등이 그것이다. 견고한 셋업은 두 다리에서 시작된다는 것이 그녀의 지론이다. 나는 내 아내의 의견에 전적으로 동감한다. 스윙이라는 회전운동을 지지하고 원심력을 지탱하는 힘의 원천은 두 다리임에 틀림없다.

 

당구에서 큐걸이가 흔들리면 좋은 샷을 할 수 없듯이, 골프에서도 두 다리가 스윙하는 동안에 버텨주지 못하면 전체적인 스윙은 흔들릴 수 밖에 없다고 생각한다. 물론 스윙의 축이 되는 것은 척추라는 사실을 부인하는 것은 아니다. 하지만 스윙의 지지대와 스윙의 축이 서로 연관성은 있지만 골프레슨에서는 또 다른 문제일 뿐이다.

 

초보골퍼들이 견고한 스윙을 하려면 백스윙에서 오른쪽 허벅지가 밀려 나가서는 안되며, 다운스윙을 시작하면서는 왼쪽다리가 견고하게 버텨줄 수 있어야 한다. 많은 레슨프로들이 하체의 중요성을 자주 언급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백스윙에서 오른쪽 다리가 버텨주는 것은 꼬임을 극대화 시켜주는 원동력이 되고, 다운스윙에서 왼쪽다리가 버텨주는 것은 모든 힘을 임팩트에서 폭발시킬 수 있는 힘의 원천이 되는 것이다.

 

겨울철에 스윙연습은 하지 않더라도 하체를 꾸준히 단련한다면 스윙의 기초체력을 다지는 훌륭한 연습이 될수도 있다. 하체단련은 스윙에 도움을 줄 뿐만 아니라 18홀을 걸어서 라운드 할 경우에도 많은 도움이 된다. 최소한 마지막 몇 홀을 남겨두고 하체가 풀려서 스윙이 흔들이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올 겨울에는 초보골퍼들이 셋업과 에이밍에 대해 다시 한번 생각해 보고, 좀 더 견고한 스윙을 할 수 있는 바탕을 만들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