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거리욕심보다는 스윙에 대한 욕심을...

빈스 윙 2011. 1. 12. 08:30

지난 주말 골프장에 딸려있는 연습장에 다녀왔다. 프로 지망생들이 많이 오는 곳이라 즐겨 찾는 연습장인데, 그 날은 유독 성인 초보자들이 많았다. 초보골퍼들의 대화를 듣게 되었는데 대부분이 거리에 대한 얘기 뿐이다.

 

"7번으로 100미터 넘게 나갔어." (아주 기분 좋다는 듯이)

"난 5번이나 7번이나 거리가 비슷해." (왜 그런지에 대해서는 궁금하지 않을까?)

"나도 드라이버로 200미터를 넘기면 싱글은 문제 없을텐데." (글쎄요. 과연 그럴까요?)

"몇 번 아이언으로 치셨는데 그 만큼 나가셨어요?" (제 생각에 그건 그리 중요한 문제가 아닙니다.)

 

연습하는 분위기는 화기애애하고 정말 좋았다. 그런데 대화 내용이 온통 거리에 대한 얘기 뿐이다. 초보골퍼들이 거리 욕심을 내기 시작하면 스윙은 망가질 확률이 높아진다는 것이 내 지론이다. 물론 거리가 많이 나가면 전반적으로 유리한 게임을 할 수 있는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그것은 어느 정도 스윙궤도가 안정되고 6~70% 이상의 유효샷을 날릴 수 있을 때의 얘기다.

 

나는 초보골퍼들에게 7번 아이언으로 100미터 또는 80미터만 보내는 샷을 해 보라고 주문을 한다. 실제로 80미터 또는 100미터를 보내라는 뜻이 아니고, 그런 마음으로 샷을 해 보라는 얘기다. 이런 주문에 대한 결과로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이 자신의 최고거리를 보내는 것을 경험했다. 이 결과가 의미하는 것은 멀리 보내려고 온 몸에 힘을 주어 샷을 하는 것 보다는 안정적인 스윙에 바탕을 둔 샷이 오히려 더 멀리 보낼 수 있음을 뜻한다.

 

초보골퍼에게 무의미한 것이 몇 가지 있는데, 그 중에 한 가지가 거리다. 초보골퍼들은 거리보다는 스윙에 대한 생각을 더 많이 해야한다. 스윙이 안정적이라면 거리는 어느 정도까지 자연스럽게 늘어나게 되어 있는 것이 골프의 매력이다. 그 다음에 거리를 늘리기 위한 연습이나 근력과 유연성을 키우면 된다.

 

초보골퍼들이 거리를 생각하면 안되는 이유는 초보골퍼로서의 한계가 있기 때문이다. 그 첫번째가 스윙이 안정적이지 못하다는 것이다. 먼저 자신의 스윙궤도를 안정적으로 그릴 수 있도록 노력하면 좋겠다. 초보골퍼가 라운드를 하면서 내리막 혹은 오르막 라이에서 미스샷을 하는 가장 큰 이유는 스윙에 대한 이해가 부족하기 때문이다. 골프스윙의 본질을 파악하고 머리를 올린다면 생각보다 큰 수확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그 다음 이유로는 근력과 유연성의 한계를 들 수 있다. 무리하게 거리욕심을 낸다면 스윙이 망가지는 것은 물론이요, 몸을 상하게 한다. 심하면 영원히 이렇게 재미있는 골프를 하지 못하게 될 수도 있다는 사실을 명심하자. 평소에 자주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무리하게 사용하면 문제가 생기는 것은 당연하다. 반드시 스트레칭으로 몸을 풀고 서서히 근육을 가속시켜야 한다.

 

사실 90대 타수를 기록하는 골퍼들도 생각보다 비거리가 그리 길지 않다. 나의 블로그 '비거리에 낀 거품을 아시나요? - http://blog.daum.net/beanswing/158' 에서도 언급했듯이 2009년 미국골프재단에서 성인남자 골퍼의 티샷 평균 비거리를 조사해 본 결과에 의하면 200야드(약182~3미터 정도)였다. 물론 모든 미스샷을 포함한 수치임을 감안하더라도 평균 비거리가 200미터가 안되는 것이다. 국내 성인남자 골퍼 역시 비슷한 수준이다.

 

성인남자의 평균비거리가 200미터 정도면 국내 어느 골프장에서 라운드를 하더라도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 거리다. 실력에 따라서는 충분히 싱글도 가능한 비거리다. 180미터 정도의 드라이버 비거리를 가진 골퍼라 하더라도 충분히 보기플레이를 하는데 아무 문제가 없다. 그리고 초보골퍼들에게 보기플레이가 결코 쉬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감안하면 비거리때문에 실력을 향상시키지 못하는 것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이 글을 통해서 연습장에서 하는 초보골퍼들의 대화내용이 비거리 보다는 스윙에 관련된 내용으로 바뀌었으면 좋겠다. 그리고 올 겨울에는 빈 스윙을 비롯해서 여러가지 스윙을 안정시킬 수 있는 방법으로 연습하여 비거리는 물론 스코어도 향상시킬 수 있는 동계훈련이 되었으면 좋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