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시나요?

빈스 윙 2011. 1. 22. 09:00

골프 라운드를 하거나 스크린 골프를 치면서 의외로 동반자를 많이 의식한다는 사실에 놀라곤 한다. 그리고 그런 내가 정말 싫다. 먼저 샷을 한 동반자의 비거리가 많이 나오면 나도 모르게 어깨와 팔에 힘이 들어가게 되고, 동반자가 핀에 가깝게 붙이거나 2온을 하면 솔직히 마음이 불안해지고 평정심을 잃게 된다.

 

물론 모든 골퍼들이 나이스 샷과 장타를 목표로 한다. 그런 장타와 나이스 샷을 너무 의식한 나머지 무리한 스윙을 하게 된다. 이러한 사실을 알면서도 남을 의식한 스윙으로 인해 샷이 무너지거나 라운드를 엉망으로 만든 적이 여러 번 있다.

 

평소에 스크린은 거의 치지 않는 편인데, 얼마 전에 스크린을 칠 기회가 있었다. 프로티를 선택했는지 선택한 코스의 길이가 대부분 길었다. 드라이버 비거리가 얼마 안 되는 나로서는 2온이 버거운 홀이 많았다. 그래서 선택한 전략이 가장 안전하게 3온 하는 것을 목표로 세컨샷에서 200미터 가까이 남았을 경우에도 우드나 고구마를 잡지 않고, 제일 자신 있어하는 8번 아이언으로 공략을 했다. 결과는 7번홀 까지 3오버파로 아주 만족스러웠다.

 

그런데 문제가 생긴 것은 짧은 파4홀인 8번 홀에서 동반자들이 모두 2온을 하는 것을 보고, 무리하게 2온을 시도하려다 세컨샷이 헤저드에 빠지면서 무너지기 시작해서 결국은 평정심을 잃고 마지막 홀까지 헤매다가 적지 않은 샷을 미스샷으로 일관하다가 형편없는 스코어로 게임을 마친 적이 있다.

 

특히 동반자 중에는 골프를 시작한지 얼마 되지 않은 초보골퍼가 있었는데, 아마도 내 마음 속에는 초보골퍼도 2온을 하는데 나도 한번 해보자 라는 마음이 생겨났을 것이다. 여기서 나는 이미 남에게 보여주기 위한 골프를 시작한 것이다.

 

게임을 마치고 나서 골프에서는 누구를 따라 한다거나 남에게 뭔가를 보여주기 위한 샷을 한다는 것이 매우 위험한 발상일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자기 자신만의 게임원칙을 정해서 라운드를 풀어나가는 것이 제일 안전하게 그리고 스코어를 쉽게 관리할 수 있는 방법이라는 것을 깨달았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동반자들뿐만 아니라, 대기하고 있는 팀과 캐디들까지 그리고 보이지 않는 눈들이 모두 나만 바라보고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때가 있다. 몰입의 정도가 낮은 초보골퍼들에게 흔히 발생하는 현상인데, 골프는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해 하는 것이 아니라는 마음을 가슴 속 깊이 새기고 게임에 임해보자. 골프는 홀로 수행을 하는 수도승과 같이 자기 자신과의 싸움이어야 하며, 결코 다른 사람들을 자신의 게임에 개입시켜서는 안 된다.

 

골프 라운드에서 섣불리 다른 사람의 샷을 흉내 낸다거나, 코스 매니지먼트를 따라서 한다는 것은 매우 좋지 않은 발상이라는 생각이다. 골프를 누구에게 보여주려는 마음으로 하게 되면, 스스로 긴장을 불러일으키는 격이 되는 것이다. , 골프에서의 적을 스스로 부르는 꼴이 되는 셈이다. 골프, 절대로 누구에게 보여주기 위한 샷은 하지 말자. 스스로가 원칙을 정해서 자신만의 게임을 만들어 나가고, 스스로 지배할 수 있는 게임이 되도록 노력하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