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미스샷, 스윙 매카니즘 만의 문제인가?

빈스 윙 2011. 1. 24. 08:45

라운드를 하거나 연습을 하다 보면 유독 공이 안 맞는 날이 있습니다. 대부분의 초보골퍼들은 공이 안 맞으면 자신의 스윙에 문제가 있다고 생각을 합니다. 초보골퍼들은 스윙이 안정적이지 않다 보니 그렇게 생각하기가 쉽습니다. 하지만 제가 2년 간 연습과 라운드를 하면서 느낀 점은 스윙의 문제가 아닌 경우가 더 많았다는 것입니다.

 

저 역시 그랬지만 라운드를 하다가 미스샷을 연발하면 스윙이 잘못되었다고 여기는 경향이 많았습니다. 하지만 스윙의 문제보다는 그립이나 어드레스 등, 스윙 이외의 문제로 인해 미스샷이 나온 경우가 많다는 사실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스윙에서만 문제를 찾으려고 했던 것은 아마도 골프에서 스윙이 가장 중요하다고 여겼기 때문이 아닐까 합니다.

 

제가 경험했던 스윙 이외의 문제들을 살펴보면 가장 먼저 그립을 들 수 있습니다. 라운드를 하다 보면 아무런 생각 없이 그저 편한 대로 그립을 잡는 경우가 대부분입니다. 저의 경우는 그립을 너무 느슨하게 잡는다는 사실을 몇 번 그립을 놓치면서 알았습니다. 빛 한 줄기 들어가지 못할 정도로 견고하게 잡아야 할 그립을 샷을 하면서 놓칠 정도로 느슨하게 잡았던 것 입니다.

 

다음은 어드레스의 문제입니다. 편안하게 팔을 아래쪽으로 늘어뜨리지 못하고 긴장감으로 인해 어깨에 잔뜩 힘을 주는 경우가 있었습니다. 어깨에 힘이 들어가서 어드레시 동작시에 어깨가 약간 위로 올라와 있는 것을 보고 같이 라운드를 하던 아마 고수가 지적해 주어서 알게 되었습니다.

 

다음은 에이밍의 문제입니다. 지금도 에이밍에 별로 자신이 없는 편인데, 초보골퍼들은 대부분 목표방향의 오른쪽으로 에임을 하는 경향이 많습니다. 저 또한 왕초보 시절 공이 오른쪽으로 가면 클럽이 열려 맞았나 보다라고 생각을 했지 에임이 잘못되었다고 생각하지는 않았습니다. 아직까지도 동반자의 양해를 구하고, 페어웨이에서 샷을 할 때 클럽 하나를 목표방향으로 놓고 에임을 잡는 연습을 합니다.

 

다음은 집중력의 문제입니다. 초보골퍼에게는 그리고 보통사람이 18홀 내내 집중력을 유지하기는 매우 어려운 일입니다. 이동할 때는 농담을 하면서 큰 소리로 웃기도 하다가 일단 공 앞에 서면 고도의 집중력을 발휘하기는 더욱 어렵습니다. 골프를 치면 집중력이 향상되는 것이 아니라, 집중력이 좋은 사람이 골프를 잘 치는 것이 아닐까 합니다.

 

이 밖에도 멘탈적인 문제, 클럽 선택의 문제, 스윙을 고치려다가 더 무너지게 되는 문제, 트러블 샷의 부재 등, 라운드 도중에 공이 잘 맞지 않는 데는 스윙 매카니즘으로 인한 문제 이외에도 많은 원인들이 산재해 있습니다. 그리고 라운드 중에 스윙을 고치려 해도 절대 고쳐지지 않습니다. 오히려 혼란만 가중시킬 뿐입니다. 마음으로 인해 생긴 문제를 스윙의 기술적인 문제로 오인을 하는데 어떻게 고칠 수 있겠습니까?

 

하루는 평소에 잘 나지 않던 슬라이스가 계속 났습니다. 3번 홀까지 슬라이스가 나서, 그 다음 홀부터는 작전을 슬라이스 작전으로 변경하고 라운드를 했습니다. 오늘은 슬라이스가 나는 날인가 보다 하고, 그 날의 샷을 인정하고 샷을 하니 마음도 편해지고 한결 라운드 하기가 수월했습니다. 샷이 마음 먹은 대로 되지 않을 때는 그냥 인정해 버리는 것이 오히려 마음을 편하게 해서 더욱 즐거운 라운드를 즐길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합니다.

 

살다 보면 기쁜 일도 있고, 화가 나는 일도 있듯이, 골프를 하다 보면 공이 잘 맞는 날도 있고, 그렇지 않은 날도 있는가 봅니다. 공이 잘 맞으면 잘 맞는 대로, 안 맞으면 안 맞는 대로 그렇게 그렇게 살아가는 것이 인생이요, 골프 아닌가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