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골프, 만만하게 보다가는 큰 코 다칩니다

빈스 윙 2011. 1. 21. 09:25

의외로 골프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이 있다. 스스로가 골프를 즐기는 골퍼나 골프를 전혀 하지 않는 사람들 중에서 골프를 만만하게 보는 사람들이 많다는 얘기다.

 

골프를 만만하게 보지 않는다는 골퍼도 그들의 행동과 생각에서 만만하게 보고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사례들이 많이 있다.

 

먼저 골프를 하지 않는 사람의 경우, 움직이는 공도 치는데 가만히 있는 공을 치는 것쯤이야 라며 골프를 우습게 본다. 골프를 쳐 본 사람이야 그렇지 않다는 것을 알겠지만, 그저 막연하게 골프라는 운동을 알고 있는 사람들은 골프가 운동도 되지 않는다고 생각하거나, 너무 쉽게 생각하는 경향이 있다.

 

연습장에 놀러 왔다가 친구의 어정쩡한 샷과 공을 제대로 맞히지 못하는 모습을 보고, 그 정도 밖에 못하냐며 생전 처음 클럽을 휘둘렀던 사람이 뒷땅을 심하게 치는 바람에 손목인대가 늘어나서 한 동안 고생을 한 적이 있다는 얘기를 들었다. 아마도 가만히 있는 공을 쳐내는 것이 아주 만만하게 보였던 모양이다.

 

프로야구 해태시절 김응룡 감독은 "걸어 다니면서 단순하게 클럽으로 공을 맞히는 골프가 무슨 스포츠야, 그저 단순한 취미활동에 불과하지." 라고 했단다. 골프를 하면 순발력이 떨어진다며 선수들이 골프를 하는 것도 싫어했던 김응룡 감독이 삼성구단 사장이 되면서 인터뷰 한 내용에 의하면 90타 정도 친다고 했는데, 지금도 골프를 단순한 취미활동이나 오락으로 생각하고 있는지 궁금하다.

 

골프라는 운동이 만만하지 않다는 근거로 골프가 의외로 부상 위험이 아주 높다는 사실이다. 미식축구나 농구와 같이 격렬하게 부딪히는 운동이 아니니 별로 다칠 염려가 없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지만 절대 그렇지가 않다.

 

특히, 대부분의 아마추어 골퍼들이 어느 정도 나이가 들어서 시작을 하는 경우가 많다 보니, 평소에 사용하지 않던 근육을 과다하게 사용함으로 인해 부상을 입는 경우도 있고, 초보시절에는 우악스럽게 많은 힘을 주어 스윙을 하면서 근골격계에 심한 스트레스를 주기도 한다.

 

 

골프가 운동이 되지 않는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물론 골프 자체가 누구에게나 100% 건강에 좋다고는 할 수 없다. 특히, 한 쪽 방향으로만 격하게 움직이는 스윙은 몸의 균형을 깨뜨릴 수도 있을 것이다. 그리고 스윙을 하는 2초 남짓한 시간에 근육량을 키우기도 어렵다. 근육량만 키우려면 오히려 헬스클럽에 등록하는 편이 나을지도 모른다.

 

거의 운동을 하지 않았던 나의 경우에는 골프를 시작하고부터 골프를 위하여 하체운동을 목적으로 웬만한 거리는 걸어 다니고, 주말이면 자전거를 많이 타려고 노력하고 있다. 그리고 골프그립을 잡는데 도움을 주기 위해 운전을 하면서 한 손으로 번갈아 가며 악력기를 사용한다.

 

이처럼 골프는 골프 이외의 운동을 필요로 하는 운동이다. 골프를 잘 하려면 골프를 하기 위한 몸을 준비해야 한다. 이것이 바로 골프가 운동이 되는 이유이기도 하고, 골프를 잘 하기 위한 방법이기도 하다. 소렌스탐의 경우에는 강도 높은 웨이트 트레이닝을 통해 골프에 필요한 몸을 만들었고, 신지애 선수의 경우에는 하체를 강하게 하는 훈련을 많이 한다고 들었다.

 

또 누구는 윗몸 일으키기를 하기도 하고, 아령이나 클럽을 무겁게 해서 스윙연습을 하여 골프에 필요한 근력을 키운다고도 한다. 이렇게 골프 이외에도 다른 운동을 함께 병행해야 하니 골프는 절대 만만한 운동일 수 없는 것이다.

 

또한, 골프라는 운동에서 운동적인 요소는 스윙보다는 4~5시간 동안 걸어서 움직여야 하는데 있다. 물론 카트를 타기도 하지만, 라운드 하는 동안 걸어서 소비하는 칼로리는 그 어떤 운동보다 높다. 다른 스포츠와 비교하여 살펴보면, 농구는 480kcal, 배드민턴과 탁구 등은 420kcal가 소비되는 반면 골프는 고작 시간당 240kcal가 소비된다고 한다.

 

시간당 에너지 소비량으로 보면 골프가 다른 스포츠에 비해 현저하게 낮지만, 한 라운드를 도는데 4~5시간 정도가 소요되는 것을 감안하면 상당한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운동임을 알 수 있다.

 

라운드를 하는데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리기도 하지만, 골프는 다른 스포츠에 비해서 준비하는데 많은 시간이 걸리는 것도 골프가 만만치 않은 이유 중에 하나다. 라운드 하기 전에 아무 생각 없이 허겁지겁 골프장에 도착하여 첫 티샷을 하는 골퍼들도 있겠지만, 골프 라운드는 최소한 하루 전부터 준비되어야 한다. 코스맵을 확인하고 라운드 운영전략도 짜야 하고, 골프장에는 미리 도착해서 그 날의 그린도 확인해야 하는 등 준비하는데 시간이 많이 걸리는 운동이다.

 

지금까지 언급한 바와 같이 골프는 그냥 대강 적당히 할 수도 있지만, 제대로 하려면 결코 만만치 않은 운동임을 알 수 있다. 운동량이나, 시간적으로나, 기술적으로나 만만한 것은 하나도 없다. 골프를 만만하게 보다가는 큰 코를 다치는 것이 아니라, 온 몸과 마음이 다칠 수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