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비거리 만큼 중요한 거리가 몇 개 더 있다

빈스 윙 2011. 1. 25. 09:00

비거리 만큼 중요한 거리가 몇 개 더 있는데 혹시 뭔지 알고 계시나요? 골프 얘기가 나오면 빠지지 않는 것이 '비거리' '핸디' 입니다. 골프의 본질이라는 차원에서 보면 비거리보다 더 중요할 수도 있는 것이 있습니다.

 

그것은 바로 남은 거리와 자신의 클럽별 거리입니다. 그리고 한 가지 더 있다면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입니다. 남은 거리와 클럽별 거리는 라운드를 하는데 있어서 상당한 연관성을 가지게 되는데, 오늘은 그에 대한 얘기를 할까 합니다.

 

골프를 좋아하는 사람들끼리 골프얘기를 하면서 비거리와 베스트 스코어가 얼마나 되는지에 대해 얘기하는 것은 얼마든지 할 수 있는 일이다. 문제는 대부분의 골퍼들이 비거리와 스코어를 물으면 지금까지의 샷과 라운드에서 가장 좋았던 쪽으로 얘기하는 습성이 있다는 것이다. 거기까지도 좋다. 듣는 사람도 액면 그대로 받아들이지는 않을 테니까. 하지만 라운드를 하면서 자신의 비거리와 스코어에 대해서는 생각할 필요가 없다.

 

만약 라운드를 하면서 비거리에 집착한다면 샷을 한 뒤에도 "몇 미터나 날아갔지?" 하는 생각만 하게 될 것이다거꾸로 세워보는 코스 매니지먼트 전략 (http://blog.daum.net/beanswing/191)에서도 언급하였듯이 골프는 타겟게임이지 공을 얼마나 멀리 날렸는지를 겨루는 게임이 아니다.

 

대부분의 골퍼는 티샷을 하고나서 캐디에게 남은 거리를 묻지, 자신의 비거리를 묻지는 않는다. 이것이 바로 대부분의 골퍼들이 골프는 타겟게임이라는 속성을 잘 알고 있다는 반증이기도 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비거리에 집착하는 것은 공을 똑바로 멀리 보낼 수록 게임을 풀어가기가 쉬워지기 때문일 것이다.

 

또박또박 치는 또박이형 골퍼들에게 소심하게 치지 말고 좀 더 공격적으로 과감하게 치라고 하는 골퍼가 있다면, 이 골퍼는 골프가 타겟게임이고 확률게임이라는 골프의 속성을 제대로 알지 못하는 골퍼일 확률이 높다. (물론 성격 탓 일수도 있지만) 바둑이나 장기에서와 마찬가지로 골프는 다음 수를 생각해야 하는 운동이다. 또박이형 골퍼가 다음 수를 생각해서 또박또박 친다면, 이 골퍼는 골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골프를 제대로 이해하고 있는 또박이형 골퍼는 자신이 확실하게 칠 수 있는 거리를 노려서 코스를 공략하기 때문에 그 만큼 미스샷을 할 확률을 낮추게 된다. 또한 그저 막연하게 '페어웨이 어디든 좋으니까 페어웨이에만 떨어져라' 라는 생각으로 샷을 하지 않는다.

 

다음 샷에서 사용할 클럽과 남은 거리를 계산하면서 샷을 하기 때문에 골퍼 스스로가 정하는 목표는 상당히 구체적일 수 밖에 없다. 비록 자신이 목표한 지점에 공이 떨어지지 않았더라도 목표를 두리뭉실하게 정한 골퍼보다는 자신이 정한 타겟에 근접하게 보내게 될 확률이 높다. (이는 좌뇌와 우뇌 얘기를 하면서 언급한 적이 있는 것으로 안다.)

 

우리나라 골프장의 코스는 정도의 차이는 있지만, 대부분 산악지형에 코스길이는 아마추어 골퍼들이 공략하는데 크게 문제가 되지 않는다. 다만, 산악지형에 조성한 골프장이다 보니 우측은 오비지역, 좌측은 절벽으로 방향성이 좋지 않으면 애를 먹는 골프장이 많다.

 

그렇다면 오비를 감수하면서 까지 멀리 보내기 보다는, 남은 거리에 대해 한 번쯤 생각해 보고 방향성 위주로 샷을 한다면, 혹은 티샷을 반드시 드라이버로만 해야 한다는 고집만 꺾는다면 어느 골프장에서도 코스를 공략하는데 많은 도움이 될 것이라고 믿는다.

 

코스를 공략하면서 대부분의 골퍼들이 당연하게 생각하는 남은 거리. 하지만, 남은 거리에 대해서 깊게 생각해 본 골퍼가 얼마나 있을지는 의문이다. 남은 거리는 코스를 공략하고 운영하는데 있어서 비거리보다 훨씬 중요한, 라운드를 풀어가는 열쇠임을 명심하자.

 

남은 거리와 관련해서 또 하나의 중요한 거리는 클럽별 거리이다. 왜냐하면 클럽선택의 기준이 되기 때문이다. 그러나 초보골퍼들은 자신이 어떤 아이언을 선택했을 때 비거리가 얼마나 되는지 정확하게 모르고 있는 경우가 많이 있다. 대부분 정말로 잘 맞았을 때의 거리를 자신의 평균 비거리로 착각하고 있는 경우가 많다.

 

자신의 정확한 비거리를 알지 못하면 샷에 대한 믿음을 가질 수 없게 된다. 이러한 샷에 대한 믿음의 부재는 미스샷으로 이어지는 것이 당연하다. 잘 맞았다 하더라도 어쩌다 한 번 잘 맞은 그런 샷에 불과할 뿐이다.

 

자신의 클럽별 거리를 정확하게 알지 못하는 골퍼들이 라운드에게 누릴 수 있는 이익은 하나도 없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왜냐하면 그들에게는 남은 거리가 의미가 없기 때문이다. 그들은 그저 멀리 보내는 것에만 집중하게 되고, 그러다 보면 자신이 공략하기 애매한 거리를 남길 수도 있게 된다.

 

남은 거리와 자신의 클럽별 비거리 그리고 자신이 좋아하는 거리를 계산해서 라운드를 한다면 조만간 라베를 찍을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