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우리나라 골프전문 교육기관의 현실

빈스 윙 2011. 3. 12. 09:00

사범대학에 있는 체육교육학과 같이 골프를 가르칠 수 있는 능력을 배양하는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물론 체육교육학과에서 일부 골프를 배우기도 한다는데 우리나라의 골프위상이 세계적인 수준에 올라 있는 것을 생각하면 골프교육학과를 개설한 대학이 여러 곳 있어야 하고, 대학축구나 대학야구처럼 대학골프 팀들도 많이 생겨서 지금 몇 몇개에 불과한 대학선수권대회가 좀 더 활성화 되어야 한다는 생각이다.

 

국내에서는 골프보다 인기가 없는 미식축구도 전국에 30여 개의 대학 팀이 있다현재 국내대학 골프팀 역시 30여 개 대학이 있는 것으로 알고 있으며, 이들 대학은 대부분 골프관련 학과가 개설되어 있다. (스포츠나 사회체육 관련학과 내에 개설된 골프관련 학과를 포함하면 60여 개 정도로 추산된다.) 하지만, 대학에서는 골프 관련 교육을 통해 골프 전문가를 육성하려는 노력보다는 프로선수를 통해 학교 마케팅에만 열을 올리고 있는 것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든다.

 

사실 골프 관련학과를 졸업했다고 해서 졸업 후에 바로 골프지도자나 골프장 경영 또는 코스설계 등에 관련된 일을 할 수 없는 것이 대학 측이나 학생측 모두 골프 관련학과를 외면하는 이유가 아닐까 한다. 일단은 골프를 잘 치고, 대회에서 우승경력도 있어야 지도자 생활을 하기가 수월해지는 현재의 시스템이나 골프를 바라보는 뭇사람들의 인식이 바뀌어야 하지 않을까 한다.

 

미국의 경우에는 2005년을 기준으로 2년제와 4년제 대학을 합쳐 남자의 경우 770여 개의 골프팀에 13천여 명의 학생이 있고, 여자의 경우 500여 개의 골프팀에 6천여 명의 학생이 있다고 한다. 그리고 골프팀에 들어간 학생들은 골프만 죽자 사자 하는 것이 아니다. 이들의 전공은 골프가 아니라 제각각 다른 전공을 가지고 있다. 그리고 졸업 후에는 일부는 투어프로로 뛰기도 하고, 투어프로로 선수생활을 하다가 의사, 변호사 등 대학시절의 전공에 따라서 취업을 하거나 개업을 하는 경우도 많이 있다.

 

국내대학에 골프관련학과를 개설하고 있는 대학도 전문적으로 골프지도자를 양성하는 학과는 별로 눈에 띄지 않는 것이 한국의 암울한 골프교육의 현실이다. 그저 골프를 잘 치는 것만 가르칠 뿐, 골프를 잘 가르치는 것을 교육하는 기관이 없는 셈이다. 이는 골프를 잘 치는 것과 잘 가르치는 것이 별개의 문제임에도 불구하고 골프를 잘 치게 하는 교육에만 치중하고 있는 것이다.

 

신지애 선수가 졸업한 함평골프고등학교에 개설된 학과는 골프관리과골프산업기계과가 있는데 골프관리과의 교육내용은 프로선수를 육성하는 것과 클럽 피팅을 위한 교육 정도이고 골프산업기계과는 골프와는 크게 관계없는 농기계운전과 수리정비에 관련된 교육을 하고 있다. 부산골프고등학교도 골프선수와 도우미육성과 클럽 피팅을 위주로 교육을 하고 있다.

 

생활체육 골프지도자 1급 자격증을 가지고 있는 K씨는 자격증을 취득하고 나서도, 잘 치는 것보다 잘 가르치는 방법의 필요성을 느끼고 골프이론에 학문적으로 접근하기 시작했다. 스윙의 개념도 새로 정립하고 각종 자료를 스크랩하면서 체형에 따른 합리적인 스윙법도 정리하고 잘 가르치기 위한 준비를 자격증을 취득한 뒤에 하고 있는 것이다. 결국은 K씨의 경우에서 보면 자격증을 취득하기 위한 과정이나 연수과정에 잘 가르치기 위한 교육이 없었거나 부족했다는 뜻이라고 해석된다.

 

한국골프가 LPGA 무대를 점령하고 PGA 무대에 진출하는 골퍼들이 점점 많아지고 있지만, 티칭프로의 세계에서는 어느 정도의 위상을 구축하고 있는지 모르겠다. LPGA 티칭프로는 전세계적으로 1200명의 회원이 있지만, 이중에 한국인은 5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이것이 티칭프로의 세계에서 한국이 골프교육과 운영에 대한 위상을 반영하고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다.

 

아시아인 최초로 PGA CPP(Certified Program P : PGA 레슨프로 중 최고의 단계로 골프 이론의 기술적인 영역과 골프경영, 골프장 관리에 대한 박사로 일컬어지는 자격증) 자격증을 취득한 나경우 프로와 같은 지도자를 육성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한국에도 마련되어야 하지 않을까 하는 개인적인 생각이다. (LPGA 레슨프로 자격시험을 한국에서도 볼 수 있다는 얘기를 들은 적이 있는데 지금 시행되고 있는지는 모르겠다.)

 

세계적인 대회의 우승자에게만 관심을 가지고 있는 국민정서와 골프를 잘 치는 것에만 집중되어 있는 교육도 이제는 수준을 좀 더 높여서 골프를 잘 가르치는 골프지도자 육성이라는 과제에도 관심을 기울여, 조만간 메이저 대회의 우승자와 그의 지도자가 모두 한국인이 되는 날이 오기를 기대해보며 글을 맺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