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실력과 매너로 승부하는 골퍼가 진정한 골퍼다

빈스 윙 2011. 2. 17. 09:00

이 글은 오래 전에 작성했던 글로 원래 어제 올리려고 준비해두었던 글인데 공교롭게도 우즈의 '침뱉기 사건'으로 인하여 하루 늦은 오늘에서야 올리게 되었다. 그렇지 않아도 골프의 매너에 대한 글을 올리려고 준비하던 중에 그러한 사건이 일어나는 바람에 내가 더욱 흥분 했던것 같다. 그리고 어제 올린 글(난 이제 그를 골프황제라 부르지 않겠다 - http://blog.daum.net/beanswing/312)로 인하여 우즈를 사랑하는 팬들에게 불쾌한 감정을 일으켰다면 정중히 사과한다.

 

얼마 전, 여성골퍼 한 분이 라운드를 나갔다가 별로 기분이 좋지 않았던 이야기를 해 주었다. 구력이 1년이 채 안되고, 라운드 경험이 별로 없는 이 여성골퍼는 골프장에 가서 라운드를 하고 온 게 아니고, 패션쇼를 보고 온 듯한 느낌이었다는 것이다. 이쯤 되면 무슨 얘기를 하려는 것인지 눈치챘을 것이다.

 

짙은 화장은 피부보호 차원에서 그렇다 치더라도, 화려한 복장과 쓰지도 않는 선글라스에 목걸이며 귀걸이까지... 평범한 복장으로 라운드를 나갔던 이 골퍼가 그나마 위안을 삼을 수 있었던 것은 제일 짧은 구력에도 불구하고 스코어가 제일 잘 나왔다는 것이다.

 

이 여성골퍼의 얘기를 듣고 골프는 화려한 복장이나 값비싼 골프장비로 치는 것이 아니고, 골프는 실력과 매너로 승부해야 하는 운동이라고 말해 준 적이 있다. 사실 골프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매너(에티켓)이고, 그 다음이 실력 아닐까? 그리고 그것으로 승부하는 골퍼가 진정한 골퍼임은 두 말 할 필요가 없을 것 같다.

 

요즘에는 기능성 의류들이 많이 나오니까, 일부 골프를 하는데 도움이 되는 골프복이 있을 것 같기도 하다. 하지만, 그러한 골프복을 착용했다고 해서 연습도 하지 않은 골퍼가 골프를 잘 칠 수는 없는 것이다. 골프복을 포함해서 골프를 하는데 필요한 모든 장비들이 골프를 하는데 도움을 줄 수는 있어도, 저절로 골프를 잘 치게 만들어 주는 것은 있을 수 없다는 말이다.

 

사실 골프 복장에 대해서는 특별하게 정해진 것이 없다. 다만, 옷깃이 있는 티셔츠를 입는 것이 예의라고 한다. 하지만 겨울에는 추위로부터 몸을 보호하는 것이 우선이므로 옷깃이 없는 목이 긴 티셔츠를 입어도 된다.

 

골프복장에 대해 정해진 원칙이 있다면 그것은 골프장에서 규정하는 대로 따르는 것이다. 골프장에 따라서는 정장을 입고 입장하여 골프복장으로 갈아입게 하는 곳도 있고, 청바지나 반바지 차림으로 라운드를 할 수 있게 한 곳도 있다. (아마 한국에는 별로 없고, 외국에는 꽤 있는 것으로 안다.)

 

이는 골프장 나름대로 골프장의 품격을 생각한 골프장의 문화라는 차원에서 이해하면 좋을 것이다. 그래도 이왕이면 다홍치마라고 잘 입고 나오면 좋지 않겠냐고 반문하면 굳이 아니라고 할 생각은 없다. 존 댈리처럼 튀는 복장을 해도 경기 주최측에서도 아무 말도 하지 않는데 내가 무슨 말을 하겠는가

 

다만, 나의 블로그 골프는 잘 치는 것보다 제대로 치는 것을 먼저 배워야 한다 - http://blog.daum.net/beanswing/121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그리고 데이비스 러브 3세가 골프를 배우는 사람의 기본원칙에 대해 '골프규칙을 준수하고, 에티켓(매너)을 지키고, 매 샷 최선을 다하는 것' 이라고 말했듯이, 골프 복장의 화려함보다는 실력과 매너로 승부하는 골퍼가 진정한 골퍼가 아닐까 하는 생각에서 몇 자 적어 보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