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난 이제 그를 골프황제라 부르지 않겠다

빈스 윙 2011. 2. 16. 07:44

오늘(2/15), 대부분의 골프관련 매체는 말할 것도 없고, 많은 언론에서 한때 내가 아무런 주저 없이 골프황제라 불렀던 타이거 우즈(35, 미국)에 대한 기사들이 넘쳐났다. 여러분들도 알다시피 다름아닌 아랍 에미리트 두바이에서 개최된 유러피언 투어 오메가 두바이 데저트 클래식에서 타이거 우즈가 그린에 침을 뱉은 사건이었다.

 

TV를 통해 전세계에 방영되었다고 하는데 아쉽게도 난 이 장면을 보지 못했다. 지난 13일 대회 마지막 라운드 12번 홀에서 파퍼팅을 놓친 우즈는 보기퍼트를 위해 앉은 자세로 공을 놓으면서 그린에 침을 뱉은 것이다. 지금부터 나는 이 사건의 이름을 우즈의 똥매너 사건이라고 부르려고 한다.

 

다른 사람도 아닌 골프계에서는 상당한 영향력을 가진 우즈가 자신이 아무리 골프황제라도, 아니 골프황제라면 더 더욱 절대로 하면 안 되는 행동을 한 것이다. 골프황제이기 전에 한 사람의 골프선수로서의 품위와 매너를 저버린 행동을 한 것이다.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측은 우즈가 12번 홀에서 보인 행동은 선수로서의 품위유지를 위반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당시 상황을 면밀히 검토한 결과 우즈의 행동은 투어행동지침에 어긋나 벌금을 부과하기로 했다고 발표했다. 하지만 우즈의 행동은 투어행동지침에 어긋난 것뿐만 아니라 골프규칙 제1장에도 어긋난 행동이다. 그것은 바로 제1장에서 규정하고 있는 똥매너 금지조항이다. (똥매너 금지조항이 궁금하신 분은 참조하세요 - http://blog.daum.net/beanswing/121)

 

대회를 중계하던 방송 해설자는 "우즈가 방금 한 짓은 매우 더러웠다. 골프계에 큰 영향을 행사하는 사람이 저런 직업윤리에 어긋나는 행동을 하는 것은 매우 오만하고 심술궂은 행동이다”, “누군가의 공이 우즈가 뱉은 침 위로 굴러갈 수도 있다. 정말 최악의 행동이다며 우즈를 비난했다.

 

최종일 경기에서 선두에게 1타 차로 뒤진 상태에서 시작했지만 3오버파를 치는 바람에 20위로 경기를 마감했다는 언론보도와 17개 대회에서 연속으로 우승을 차지하지 못했다는 소식은 우즈에 대한 안타까움보다 오히려 쌤통이다라는 소리가 절로 나오게 한다.

 

우즈가 유럽프로골프(EPGA) 투어 측에 사과한 시간도 문제가 된다. 13일 경기를 마쳤음에도 불구하고 여론 및 언론의 추이를 지켜보다가 상황이 생각보다 심각해지자 이틀이나 지난 15일에서야 자신의 트위터를 통해 사과를 한 것이다. 대회를 마치자 마자 자신의 그릇된 행동에 대해 사과를 했어야 하지 않을까? 내가 보기에는 자신이 진짜 황제인줄로 착각하고 있었던 게 아닌가 싶다.

 

골프닷컴의 보도에 의하면 PGA 투어는 선수들에게 벌금형을 내릴 때 공개적으로 일을 진행하지 않아 잘 알려지지 않았지만 우즈는 투어로부터 가장 많은 벌금형을 받은 선수 중 한 명이라고 한다. 내 생각에는 투어 측에서 골프황제에 대한 대접 또는 예의 차원에서 비공개적으로 하지 않았나 생각된다.

 

평소에 우즈의 경기를 보면서 우즈가 큰 소리로 욕을 하거나, 클럽을 집어 던지거나, 클럽으로 땅을 내리치는 행동에 대해서 나는 우즈가 멘탈적인 측면에서 솟구쳐 오르는 자신에 대한 분노를 해소하고 다음 샷에서 냉정을 되찾기 위한 것으로, 상당히 긍정적으로 해석을 했었다.

 

그리고 지난해 온갖 스캔들, 성 추문 그리고 이혼에 관련된 기사가 보도 되었을 때도 그저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실수한 부분을 너무 들춰내는 것이 아닌가하고 우즈의 지극히 개인적인 사생활로 치부하고 말았다.

 

하지만 이번 똥매너(내가 표현할 수 있는 최악의 표현이다) 사건은 비록 내가 아마추어이기는 하지만 한 사람의 골퍼로서 도저히 용납할 수 없는 사건이다. 이번 사건으로 인해 AP통신은 비교적 가벼운 사안으로 분류돼 400달러부터 16000달러 사이에서 벌금이 정해질 것이라고 전망했는데, AP통신에게도 분노를 참지 못하는 것은 어떻게 이번 똥매너 사건이 가벼운 사안으로 분류될 수 있을 거라고 전망하느냐 말이다. 내 생각에는 아주 심각한 사안으로 분류돼 400만 달러부터 16000만 달러 사이에서 벌금이 정해지는 것이 마땅하다고 생각한다.

 

난 더 이상 그를 골프의 황제로 부르지도 않을 것이며, 그의 경기를 응원하지도 않을 것이다. 똥매너 우즈는 이제 나를 포함하여 그를 외면한 많은 사람들의 원성을 들으며 경쟁자들을 상대로 힘겨운 투어를 해야 할 것이다. 그가 정말 참다운 골퍼로 다시 태어날 때까지 말이다. 이는 골프실력으로 극복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에게는 더욱 힘든 과제일수도 있다는 것이 나의 개인적인 생각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