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죽어라 공만 친다고 골프가 잘 될까요?

빈스 윙 2011. 3. 31. 09:00

오늘은 공을 600개나 쳤어

골퍼 스스로가 연습을 아주 열심히 한 것으로 알고, 그것을 자랑이라도 하듯이 아마추어 골퍼들이 쉽게 내뱉는 말이 아닌가 싶다. 나도 한때 공을 많이 친 것을 자랑 삼아 얘기했던 시절이 있다. 공을 600개 쳤다면, 공 치는 연습을 한 것이지, 골프 또는 스윙연습을 한 것이라고 볼 수만은 없다.

 

왜냐하면 골프(스윙)연습이란 막연히 클럽을 휘두르며 공만 맞히는 것이 아니라, 자신의 스윙을 점검하면서 해야 연습이 된다고 한다. 자신의 스윙을 점검하면서 공을 600개나 치려면 상당한 시간이 걸릴 것이고, 바쁜 현대사회를 살아가는 아마추어 주말골퍼가 그 정도의 시간을 내기란 여간 어려운 것이 아니다. 지금 나의 경우는 90(한 바구니)의 공을 치는데 두 세시간 정도가 소요된다. 그냥 막연히 아무런 목적 없이 클럽을 휘두르는 것이 아니라, 빈 스윙을 위주로 거울을 보면서 스윙을 점검해 나가는 식으로 공을 치면 그 정도의 시간이 걸린다.

 

초창기 골프를 배울 때 나는 아침에 2~300개 정도, 점심때 100~200개 정도, 저녁에 300개 정도의 공을 쳤던 뼈아픈 기억이 있다. 내가 뼈아픈 기억이라고 표현한 것은 그 당시 그렇게 공을 쳤음에도 불구하고 내게 남은 것은 골병 든 몸뚱어리와 잘못된 스윙뿐이었다. 스윙에 대한 이해 없이 죽자 사자 공만 쳐댔던 것이다. 그 당시에는 공 치는 연습만 많이 하면 공을 정확하게 멀리 보낼 수 있다고 생각했었나 보다.

 

많은 성인 골퍼들이 시키는 대로 하지 못하고 자기 고집대로 혹은 자기 성격과 생각대로 공을 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성인 골퍼, 특히 남성 골퍼의 경우 좌뇌가 우뇌에 비해 현저하게 발달해서 무엇이든지 논리적으로 이해하지 못하면 자신의 몸을 제어할 수 없는 지경에 이르렀기 때문이 아닐까 한다. 무슨 일이든지 먼저 좌뇌를 통해 자신이 깨달아야 그 다음에 우뇌와 상호 협조하여 그나마 조금은 덜 어색한 동작이 나오게 된다. 그래서 어린아이들이 감각에 의존해서 하는 자연스런 스윙과는 아주 다른 어색한 동작이 나오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는 스윙동작을 고치기 위해서 혹은 일정한 스윙궤도를 만들기 위해서는 가능하면 공을 치지 않아야 한다고 생각한다. 공을 치는 연습으로 스윙동작을 고치려고 하면 예전의 습관이 어김없이 불쑥 튀어나와 초보골퍼들을 당황스럽게 하고 짜증나게 한다. 연습장이나 필드에서 연습스윙은 그럴싸한데 실제 스윙을 보면 같은 사람의 스윙이라고 볼 수 없을 정도로 다른 스윙을 하는 것을 많이 볼 수 있다. 연습스윙과 실제스윙의 갭을 줄이기 위해서는 연습스윙을 많이 해서 자신의 몸이 완전하게 체득하도록 만들어야 한다는 것이 나의 생각이다.

 

잭 니클라우스는 이렇게 말했다.

골프 실력을 향상시키고 싶다면 오직 연습만이 필요하다. , 연습을 한다고 해서 경기에서 우승하는 방법까지 알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연습이 좋은 샷을 하게 하는 데는 도움이 되지만, 그것으로 좋은 스코어를 낼 수 있는 것만은 아니라는 얘기다. 골프는 클럽을 휘두르는 운동적인 요소 외에도 스코어를 좌우하는 수 많은 변수들이 있다는 말을 한 것으로 풀이된다.

 

언젠가 머리를 써가며 골프를 해야 한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이제부터는 연습도 라운드도 생각하는 골프로 자신의 실력을 키워보는 것이 어떨까 한다. 그리고 죽어라 공만 치는 연습, 이제 다시 한번 생각해 볼 필요가 있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