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아버지께서는 항상 기본에 충실 하라고 하셨지

빈스 윙 2011. 4. 1. 08:38

오늘 겨우내 잠자던 나의 골프본능을 일깨우는 대단한 작업(?)을 했다. 뭐 그리 거창한 것은 아니고 연습장에 등록을 한 것이다. 거의 1년 만에 연습장에 가서 연습을 하기로 결심을 한 것이다. 등록을 하고 다음 주부터 짬을 내어 처음부터 다시 시작한다는 생각으로 마음의 준비를 하고 있다.

 

오늘 등록을 하러 간 김에 공을 몇 개 쳐보았는데, 스윙은 평소 수준 정도라고 생각되었지만 스윙의 감이 이전과는 너무 다른, 마치 몸에 맞지 않는 옷을 입은 느낌이었다. 내가 스윙 하는 것을 본 프로님께서 대번에 나의 어드레스를 지적하셨다. 사실 나는 그립이나 어드레스 등의 기본적인 것을 지적해 주는 사람이 좋다. 라운드를 하면서도 에임을 봐 주는 동반자가 있으면 고맙기 그지없다. 이러한 것들은 스윙이 아무리 좋아도 미스샷을 유발하거나 좋은 샷으로 연결될 확률을 떨어뜨리는 것이기 때문이다.

 

내가 지적당한 내용은 어드레스에서 손의 위치가 너무 목표방향으로 향해 있다는 것이다. 언제부터인가 나의 어드레스는 그렇게 변해왔다. 그리고 그렇게 변한 이유를 생각해 보았다. 가장 큰 이유는 거리가 많이 나지 않으므로 로프트 각을 세우려다 보니 그렇게 된 것이다. 7번 아이언의 경우를 예를 들면 로프트 각을 가파르게 세우고 클럽페이스를 목표방향과 스퀘어하게 어드레스를 하면 손의 위치는 왼쪽 허벅지의 중간 또는 바깥쪽에 위치하게 된다.

 

이러한 어드레스가 그 동안 내가 톱볼로 고생하고, 디봇을 못 만드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리고 낮은 탄도로 인해 공을 그린에 세울 수 없었고 그린 바깥쪽에 떨어뜨려 굴려서 그린에 올리다 보니 거리에 대한 정확성이 많이 떨어질 수 밖에 없었다. 아이언 샷을 하면서 공부터 맞고 디봇을 만드는 샷을 잘 했다고 생각했는데 클럽이 땅에 박힌다는 느낌이 들면서, 폴로스루에서 속도가 현저하게 줄어들면서 피니쉬를 하지 못하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나의 어드레스가 톱볼과 디봇을 못 만드는 원인이 아니었다 하더라도 이제부터는 묻지도 않고 따지지도 않고 프로님 말씀을 잘 듣는 착한 학생이 되려고 한다. 사실 그 동안 너무 꼬치꼬치 캐물어서 나를 가르쳤던 프로님들을 너무 피곤하게 했던 것 같다.

 

 

오늘 새로운 프로로부터 새롭게 안 사실은 나와 같은 어드레스를 할 경우에는 공이 감기는 현상(훅 볼)이 많이 나타난다고 한다. 실제 나의 아이언 샷은 많이 감기는 편이었는데, 나는 그것을 내가 당겨 쳐서 그런 것으로 오해하고 있었는지도 모른다. ‘미스샷, 스윙 매카니즘만의 문제인가 http://blog.daum.net/beanswing/205에서도 언급했듯이, 나 역시 공이 감기는 것을 스윙의 문제로만 생각을 하고 있었던 것이다.

 

블로그에 여러 차례 그립이나 어드레스 그리고 에임 등, 골프에서의 기본을 강조한 글을 썼지만, 머리로만 이해하고 블로그에 올린 글과는 전혀 다른 행동을 하고 있었다는 것을 새삼 느꼈다.

 

라운드를 하면서 하늘 높이 공을 띄우는 동반자들의 샷이 부러운 적도 있었는데, 나는 내가 왜 그렇게 공을 띄우지 못하는가에 대해 생각을 해 본 적이 없었던 것 같다. 그리고 또 한가지는 로프트 각을 세우더라도 로프트 각과 함께 클럽이 공에 진입하는 각도에 의해서 공은 뜬다는 생각에 너무 치우치다 보니 어드레스에서의 로프트 각에 대해 잘못 되었다는 생각을 전혀 하지 못한 것이 사실이다.

 

마지막으로 깨달은 것을 하나만 더 언급하면, 어드레스에서 로프트 각을 세우다 보니 그립을 강한 그립으로 많이 돌려 잡았다는 사실이다. 어드레스에서 손의 위치가 잘못된 것 하나로 인해서 이렇게 많은 문제가 야기된 것이 맞는다면, 나의 경우만 보더라도 어드레스의 중요성을 충분히 설명하고도 남음이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평소에 원 포인트 레슨은 크게 효과가 없다고 생각을 했었는데, 오늘 내가 느낀 여러 가지 잘못된 부분을 생각하면, 나는 오늘 아주 훌륭한 몇 십만 원짜리 혹은 몇 백만 원짜리 레슨을 받은 셈이다. 역시 프로는 그냥 되는 것이 아니었다. 스윙궤도를 교정하는 원 포인트 레슨은 골퍼 자신의 굳은 의지를 필요로 하고, 시간이 많이 걸리므로 골퍼 스스로가 효과가 없다고 생각하는 것이지 효과가 전혀 없다고는 할 수 없다는 것을 오늘에야 깨달았다.

 

역시 항상 기본에 충실 하라는 아버지의 말씀은 내가 사회생활을 하는데 뿐만 아니라 골프에서도 적용되는 삶의 시금석과 같은 말씀이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