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머리고정, 하고 못하고 만이 문제가 아니다

빈스 윙 2011. 4. 21. 08:00

머리를 고정해야 한다. 아니다. 머리를 오른쪽으로 약간 수평 이동해도 된다. 헤드업 하지 마라. 아마도 골프에서 가장 많이 거론되는 내용이 아닐까 싶다. 하지만, 내 생각에는 머리를 고정하느냐 마느냐만이 문제는 아닌 것 같다. 머리를 움직이면 회전축인 척추가 흔들릴 염려가 있기 때문에 머리를 고정하라고 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면 머리(고개)를 움직여도 척추가 흔들리지 않을 수 있다면 상관 없을까? 지금부터 이에 대한 문제를 짚어 보려고 한다. 

 

실제로 잭 니클라우스와 소렌스탐의 스윙을 보면 머리를 고정하는 것이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 수 있다. 언젠가 포스팅을 한 기억이 있는데 전문가들 사이에서 소렌스탐이 임팩트 후에 얼굴을 비구선을 따라 돌리는 것을 두고 헤드업이냐 아니냐 논란을 벌인 적이 있다. 결국 고개의 위치는 변하지 않고 얼굴의 방향만 바뀌는 것이어서 헤드 업이 아니라는 결론을 내렸다고 한다. 얼굴의 방향은 바뀌었지만 스윙축이 변하지는 않은 것이다.

 

잭 니클라우스 역시 백스윙 시에 고개를 약간 오른쪽으로 돌리는 경향이 있었다. 하지만 임팩트 시에는 고개를 항상 아래쪽으로 향하게 했다. 소렌스탐의 경우는 임팩트 후에 고개를 돌려서 얼굴의 방향이 바뀌었고, 잭 니클라우스의 경우에는 백스윙에서 고개를 돌려서 얼굴의 방향이 바뀐 것이다. 분명 머리가 움직이기는 했지만 스윙축이 움직인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둘 다 아마추어 골퍼들에게 권하고 싶지 않은 동작들이고 말한다.

 

물론 대다수의 프로선수들은 스윙할 때 머리가 거의 움직이지 않는다. 머리가 약간 회전하는 잭 니클라우스도 스윙을 시작해서 마칠 때까지 머리를 고정시키는 것이 골프의 가장 근본적인 원칙이라는 견해를 밝힌 적이 있다. 잭 니클라우스는 머리를 고정시켜야 하는 4가지 이유를 다음과 같이 말하고 있다.

 

첫째, 머리 또는 척추의 윗부분은 축의 역할을 한다. 그러므로 머리가 위아래 또는 좌우로 움직이면 백스윙 시에 힘을 축적하는 것을 방해하거나 약화시킨다.

 

둘째, 어드레스부터 임팩트까지 어떤 시점이든 머리를 움직이면 스윙아크와 스윙플레인이 변함으로 인해 스윙의 결과가 엉망이 된다.

 

셋째, 머리를 움직이면 시선이 변하고, 이 결과 눈에 보이는 이미지나 초점이 변하게 된다. 어떤 물체를 제대로 보지도 않고 치기란 매우 어렵이다. 이는 야구나 탁구나 축구 등의 운동도 마찬가지라고 생각한다.

 

넷째, 머리는 신체부위 중에서 크기에 비해 가장 무거운 부분이므로 균형을 잡는데 큰 역할을 한다. 스윙을 하는 도중에 머리를 움직이면서도 균형을 완벽하게 유지하는 사람은 거의 없다.

 

머리를 움직이지 말라는 것은 결국 고개를 돌려서 얼굴의 방향을 바꾸는 것보다는 머리가 상하좌우로 움직여서 스윙축이 무너지는 것을 염두에 두고 한 말인 것으로 판단된다. 그리고 또 한 가지 머리를 고정하라는 말의 의미는 시선을 고정하라는 말로 해석할 수 있다. 잭 니클라우스가 얘기한 네 번째 이유도 100% 공감하지만 오늘은 논외로 한다.

 

시선추적장치를 부착하고 프로와 아마추어의 임팩트 전까지의 시선을 조사한 결과가 있다. 프로의 시선은 공을 1/4로 나누었을 때 오른쪽 하단에 집중되어 있는 반면, 아마추어의 시선은 공의 적당한 부근 또는 공부터 시작해서 테이크 백으로 이어지는 클럽의 궤도를 따라서 분산되어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나 역시 어드레스 자세에서 백스윙으로 가면서 공에서 시선을 놓치는 경우를 경험하곤 한다.

 

내가 공에서 시선을 놓치는 경우를 예를 들어 클럽페이스와 공이 만나는 과정을 살펴보면 어드레스 자세에서 시신경을 통해서 몸(눈 또는 머리)과 공 사이의 거리가 뇌에 입력되고, 백스윙을 하는 동안 잠깐 공에서 시선을 놓치면서 뇌는 혼란스런 상황을 겪게 되고, 다시 공이 시선에 들어오면 뇌는 평소의 스윙과정을 수행하도록 명령을 내리게 되는데, 이런 경우에는 뇌에서 내리는 명령이 일관되지 않을 수 있으므로 스윙에서 보상작용이 나오거나 뇌가 잘못된 명령을 내리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것이다.

 

 

 

 

사실 이것이 오늘 내가 얘기하고자 하는 주제이고, 내가 생각하는, 스윙 중에 머리를 움직였을 경우 생기는 스윙의 오류에 대한 원인이다. 물론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면서도 눈동자가 테이크 백으로 가는 클럽을 따라가면서 시선에서 공을 놓치는 경우도 있다. 이런 경우는 그래도 스윙축이 흔들릴 우려는 최소화되므로 그나마 안정적인 스윙을 할 수 있을 것이다. 스윙을 하면서 머리도 움직이고 공에서 시선도 놓치게 된다면, 골프 심리학적인 측면뿐만 아니라 스윙 매카니즘 측면에서도 스윙의 오류를 범하게 되는 것이다.

 

그러면 어떻게 하면 이러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까? 물론 나는 골퍼들의 개인적인 성향을 모르고, 단순히 머리를 움직이는 문제만을 가지고 해결책을 내놓고 싶지는 않다. 왜냐하면 머리를 움직이게 되는 원인은 골퍼마다 모두 다를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나의 경우를 기준으로 설명 한다면 머리를 움직이는 것에 신경을 쓸 것이 아니라, 임팩트를 전후하여 시선을 공에서 떼지 말라는 것이다. 물론 임팩트 후에는 공이 있던 자리에 시선을 고정해야 할 것이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도록 하는 노력을 배제하라는 얘기는 절대 아니다. 머리를 움직이지 않는 것은 아주 좋은 현상이라고 생각한다. 내가 여기서 언급하고자 하는 것은 머리를 움직이지 않으려 해도, 잘 되지 않는다면 시선을 땅에 박아 넣으라는 얘기다. 시선을 고정시키기 위해서 머리를 고정하느냐, 아니면 머리를 고정시키기 위해서 시선을 고정시키느냐의 의미로 해석하면 내가 하고자 하는 말의 의미를 이해하지 못한 것이라고 보면 된다.

 

시선을 고정하는 것이나, 머리를 고정하는 것이나 좋은 스윙을 하기 위한 수단이지만, 머리는 조금 움직이지만, 스윙축이 흔들리지 않고 시선을 공에 고정하는 것이 머리를 고정시키고도 시선이 공에서 떠나 있는 것보다는 휠씬 낫다는 얘기다.

 

사실 머리를 고정시키는 방법은 쉬운 문제가 아니다. 머리를 고정시키는 것이 어려운 이유 중에 하나는 스윙을 크게하여 비거리를 늘리려는 욕심때문에 상체가 혹은 상체가 하체와 같이 흔들리기 때문이다. 그 밖에 머리를 움직이게 되는 이유로는 ; 

 

엎어치는 스윙을 하면서 머리가 아래로 떨어지는 경우,

퍼올리는 스윙을 하면서 상체를 일으켜 세우는 경우,

백스윙 시에 어깨의 회전공간이 부족하여 머리가 같이 회전하는 경우,

임팩트 전에 시선이 이미 비구선을 먼저 따라가는 경우,

과다한 체중이동(스웨이)으로 인해 머리가 좌우로 움직이는 경우 등등.

 

머리가 움직이는 이유는 골퍼마다 모두 다를 것이다. 그러므로 자신이 머리를 고정하지 못하고 있다면 어떤 이유로 머리가 움직이는지를 먼저 파악해야 한다. 그리고 머리가 움직이는 원인을 파악한 후에 교정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순서일 것이다.

 

실제로 지애 선수는 자신이 지금까지 스윙을 하는 동안 클럽 페이스와 공이 만나는 순간을 한 번도 본 적이 없다는 얘기를 한 적이 있다. 그녀의 말은 사실이고 당연한 얘기다. 클럽과 공이 만나는 순간은 1/2000초라고 하는데 사람의 눈으로 그 순간을 볼 수 있다면 거짓일 것이다.

 

그런데 이 말을 듣고 자신은 종종 클럽과 공이 만나는 순간을 본다고 얘기하는 골퍼가 있었다. 나는 그의 얘기를 듣고 그의 스윙을 보지는 않았지만 아주 좋은 스윙을 가지고 있을 것이라는 생각을 했다. 왜냐하면 그는 공과 클럽이 만나는 순간을 본 것이 아니라 임팩트 후에 공이 있던 자리에 있는 공의 잔상을 본 것이다. 결국은 임팩트 후에도 시선이 공이 있던 자리에 머물러 있었다는 얘기다. 그래서 나는 그가 좋은 스윙을 할 것이라고 생각했던 것이다.

 

레슨프로들의 헤드업 하지 말라는 얘기를 초보골퍼들은 어떻게 받아들이는지 그리고 왜 머리를 움직이지 말라고 하는지 한번쯤 생각해 봤을 것이다. 머리를 움직이더라도 잭 니클라우스나 소렌스탐과 같이 얼굴의 방향이 바뀌는 것은 스윙축의 영향을 주지 않으므로 크게 문제가 없고, 다만 시선에서 공을 놓치게 되는 것이 더 큰 문제일수도 있다는 생각으로 오늘 포스팅을 마무리하고자 한다. 다시 한번 머리 속에 되새겨보자 시선을 땅에 박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