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불만스런 라운드에서 발전 가능성을 찾는다

빈스 윙 2011. 4. 19. 08:00

올 시즌 라운드를 시작했다. 겨우내 연습을 거의 하지 않았으니 크게 기대하지도 않았다. 다만, 라운드 내용이 형편없었음에도 불구하고 월백을 하지 않았다는 점이 나에게 위안이 될 뿐이다. 지난 달 라운드에서는 지난 해 평균 스코어보다 좋은 스코어가 나오기는 했지만 라운드 내용은 형편없었다. 하지만 여기서 또 하나의 발전 가능성을 찾았다.

 

몸에 맞지 않은 옷을 입은 듯, 스윙자체가 어색하게 느껴졌고, 마치 골프를 처음 치는 듯한 느낌이 들기도 했다. 하지만, 이렇게 형편없는 라운드에서 내가 발전 가능성을 찾은 것은, 예를 들어 작년 평균 스코어인 95타를 쳤는데 라운드 내용이 만족스러웠다면, 라운드를 하면서 크게 문제점을 발견할 수 없었다면 더 막막하지 않을까 생각된다. 발전 가능성을 찾기가 힘들어진다는 얘기다.

 

라운드 내용이 형편없었더라도 나는 거기서 내가 더욱 연습해야 하는 부분을 발견하고, 형편없는 라운드가 오히려 자극이 되어 더 열심히 연습을 하게 된다. 완벽하지 않은 라운드에서 내가 개선해야 할 부분이 더 두드러지게 드러나므로 나는 완벽하지 못한 라운드도 겸허하게 받아들인다. 아직 나는 골프 인생으로 따지자면 기어 다니는 정도의 어린애에 불과하기 때문이다.

 

내가 만일 올 시즌 2번의 라운드에서 85타 정도를 기록하고 내 수준에서 완벽한 라운드를 치렀다면, 나는 연습목표를 상실할지도 모른다. 그런데 다행스럽게도 골프라는 운동이 절대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는다는 것이다. 대부분의 라운드에서 드라이버 티샷이 잘되면 퍼팅이 안되거나, 드라이버 샷이나 퍼팅이 모두 잘되면 아이언 샷이 말썽을 부리는 등, 모든 샷이 마음먹은 대로 연습한대로 되지는 않는다.

 

이러한 골프의 속성으로 인해 골프실력이 향상되는 것은 모든 샷이 꾸준히 발전하는 것이 아니라, 드라이버 샷을 어느 정도 수준에 올려 놓으면, 상대적으로 어프러치 샷이 모자라는 느낌이 들고, 그래서 어프러치 샷을 연습하여 어느 정도 수준에 올려 놓으면, 이번에는 퍼팅실력이 모자라는 느낌이 들고, 퍼팅실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면, 또 다시 드라이버 샷이 딸리는 느낌이 든다. 이런 식으로 몇 번의 싸이클을 도는 동안 골퍼들의 수준은 점진적으로 그리고 계단식으로 향상되는 것이라 생각한다.

 

이렇게 불만스런 라운드에서 발전 가능성을 찾는다면, 라운드를 조금 망쳤다고 속상해할 필요도 없고 화를 낼 필요도 없지 않을까? 아무리 완벽한 라운드를 했다 하더라도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은 항상 있기 마련이니까 말이다. 부족한 부분을 위주로 라운드 후에 계획을 세워서 연습한다면 실력이 향상되어 올 가을쯤이면 눈에 띄게 달라진 나의 모습을 기대해봐도 되지 않을까 한다.

 

유난히도 추웠던 지난 겨울의 날씨로 인해 나처럼 연습을 할 엄두를 내지 못한 골퍼들이 있다면, 지금부터라도 라운드를 통해서 자신이 상대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체크하고 연습하면서 올 시즌을 시작하면 어떨까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