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한 개의 클럽으로 라운드를 한다면 어떨까?

빈스 윙 2011. 4. 20. 08:00

오늘은 라운드를 단 하나의 클럽으로 한다면 어떨까 하는 엉뚱하고 발칙한 상상을 해 보았다. TV 골프 프로그램에서 프로선수들이 3~4개의 클럽을 선택해서 게임을 하는 경우를 본 적은 있는데 오직 하나의 클럽으로 라운드를 한다면 아마추어 골퍼들은 어떤 클럽을 선택할까? 클럽을 선택하기까지가 문제지 일단 클럽을 선택하고 나면 클럽선택의 여지가 없어지므로 오히려 더 집중하게 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해 본다.

 

프로선수들이 3~4개의 클럽을 선택해서 게임을 할 때, 그 당시에 내가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던 것은 퍼터는 무조건 선택할 줄 알았는데 퍼터를 선택한 선수는 한 명도 없었다는 것이다. 지금은 왜 그런 선택을 했는지 이해하고 있지만, 그 당시에는 퍼팅을 오직 퍼터로만 하는 것이라는 고정관념에 사로잡혀 프로선수들의 선택을 이해 할 수 없었다. 그럼 아마추어가 단 하나의 클럽으로 라운드 해야 한다면 어떤 클럽을 선택할까?

 

먼저 드라이버는 아닐 것 같다. 왜냐하면 아마추어 골퍼가 공을 티에 올려놓지 않고 페어웨이 또는 러프에서 샷을 하기란 여간 힘든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먼저 그런 연습을 거의 하지 않으므로 자신감 부족이라는 측면에서 미스 샷으로 일관할 확률이 높다.

 

그럼 우드는 어떨까? 이것은 어느 정도 가능성이 있어 보인다. 티샷의 거리도 어느 정도 낼 수 있고, 세컨 샷에서도 유리하고, 어프러치도 굴리는데 유리하고, 퍼팅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그린 사이드 벙커에 공이 빠졌을 때는 조금 난감해지지 않을까 한다. 그래도 거리를 중시하는 대부분의 골퍼들이 선택할 가장 유력한 후보가 아닐까 한다.

 

다음으로 롱 아이언은 티샷의 거리에서 우드에 비해 불리하겠지만, 그린에 올려서 핀에 가깝게 붙이는 데는 유리하다. 가까운 거리에서의 어프러치나 오르막 포대그린인 경우에 띄워 쳐야 하는 샷과 그린 사이드 벙커 샷에서 조금 불리할 수도 있다.

 

미들 아이언은 가장 무난하지 않을까 한다. 티샷의 거리는 조금 덜 나가더라도 나머지 샷에서 정확성을 기할 수 있기 때문이다. 러프에서나 벙커에서나 퍼팅까지 무난하게 사용할 수 있을 것 같다. 나 같으면 미들 아이언을 선택할 것 같다. 실제로 골프를 전혀 치지 않았던 시절에 호주에서 7번 아이언 하나로 라운드를 해 본 경험이 있다. 골프 라운드라기 보다는 필드하키를 하고 온 느낌이었는데 무슨 생각으로 공을 쳤는지는 하나도 기억이 나지 않는다.

 

숏 아이언과 퍼터는 거리 면에서 너무 손해가 크므로 아마도 선택하는 골퍼가 없을 것 같다. 그리고 퍼터로 티샷을 한다는 발상이 아직은 조금 이상해 보이기도 한다. 내가 이런 글을 올리게 된 이유는 골프라는 운동이 티샷을 반드시 드라이버로만 쳐야 되고, 퍼팅은 반드시 퍼터로만 해야 되는 운동이라는 고정관념에서 벗어나자는 취지에서다.

 

그리고 라운드를 하면서 나에게는 14개의 클럽이 너무 많다는 생각을 했다. 나는 지금 13개의 클럽을 가지고 있는데 실제로 라운드를 할 때는 11개의 클럽만 가방에 넣는다. 그래도 한 라운드를 돌면서 내가 사용하는 클럽은 고작 8개 내외 정도다. 클럽의 활용도를 높이려면 모든 클럽을 자신 있게 사용할 수 있도록 연습을 해야 하겠고, 14개의 클럽을 용도에 맞게 사용하는 것이 가장 좋겠지만, 골퍼의 창의력과 상상력으로 클럽사용에 변화를 주는 것도 좋지 않을까 생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