골프/빈스윙 칼럼

사용빈도 많은 클럽, 잘 치는 게 당연하다?

빈스 윙 2011. 5. 10. 08:00

사용빈도 많은 클럽, 잘 치는 게 당연하다?

 

친구와 골프에 대한 얘기를 하다가 친구가 나에게 이런 말을 했다. "네가 숏게임을 잘 하는 것은 그 만큼 숏게임 기회가 많기 때문이라고 생각해." 언뜻 듣기에 맞는 말 같아서, 일리가 있는 말이라고 대답을 했다. 그런데 집에 와서 곰곰이 생각을 해 보니 뭔가 잘못된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 내가 숏게임을 할 기회가 많다는 것은 인정한다. 그런데 그 친구보다 얼마나 많이 할까 궁금해졌다.

 

그래서 그 동안 나의 라운드 분석내용을 살펴보았다. 일반적으로 100미터 이내에서의 샷을 기준으로 할 때, 나는 거의 대부분 웨지(SW, AW, PW)를 사용하고, 한 라운드당 웨지를 사용하는 횟수가 15회에서 18회 정도였다. 이는 그린 사이드 벙커에서의 벙커샷을 포함한 사용횟수다. 4홀에서 3온 작전을 주로 구사하기 때문에 내가 숏게임(퍼팅 제외)을 많이 하는 편이기는 하지만, 그 친구보다 많아야 3~5번 정도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다.

 

그 친구는 90대 초반타수 정도를 기록하는 실력인데, 여러 가지 통계자료를 살펴보니 80타대를 치려면 그린 적중률이 22.22%(18회 중에 4) 정도는 되어야 한다는 통계도 있고, 레귤러온을 8회 하면 싱글 수준이라는 통계도 있다. 또 다른 통계를 보면 보기플레이어가 레귤러온을 할 확률은 페어웨이에서는 35%, 러프에서는 30%를 밑돈다고 한다.

 

여러 가지 통계와 그 친구의 실력(핸디 20~21정도)을 종합해 볼 때, 70% 이상은 레귤러온에 성공하지 못한다는 결과가 나온다. 이를 사용횟수로 환산하면 최소한13회에서 15회 정도는 숏게임을 한다는 계산이 나온다. 위에서 3~5회 정도의 차이가 날 것이라고 예상했는데, 결과적으로 2~3회 정도의 차이 밖에 나지 않는다.

 

이 정도의 차이를 가지고 사용빈도가 많다고 할 수 있을까? 사용빈도가 많은 것은 사실이니까 그렇다 하더라도 이 정도의 차이로 숏게임 기회가 많으니까 숏게임을 잘 한다고 말 할 수 있을까? 그건 아닌 것 같다. 그럼 내가 친구가 인정할 정도로 숏게임을 잘 하는 비결이 무엇일까? 그것은 다름아닌 클럽의 사용빈도에 따른 연습방법에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나의 클럽별 연습방법에는 두 가지가 있다. 그 중에 하나가 지금 얘기한 사용빈도에 따른 연습방법이다. 일반적이고 평균적인 나의 클럽 사용현황은 다음과 같다.

 

드라이버 샷 : 14~15 (가끔은 긴 파3홀에서도 드라이버를 잡을 때가 있다.)

고구마 샷 : 18회 내외 (하이브리드 20, 거의 모든 세컨샷에서 사용한다.)

*** 그 날 고구마 샷 컨디션이 좋지 않으면 5번 아이언이나 6번 아이언을 잡는다.

아이언 샷 : 6회 내외 (5,6,7,8,9번 아이언)

웨지 샷 : 17회 내외

퍼팅 : 33

 

이렇게 90타 정도를 치고, 오비나 헤저드로 인한 벌타를 한두 개 정도 받아서 90대 중반 타수(핸디24)를 기록한다.

 

 

나는 이러한 클럽별 사용현황에 따라서 연습계획을 짜고, 연습방법을 구상하여 훈련한다. 이런 내용을 종합해 볼 때, 제목처럼 사용빈도가 많은 클럽은 당연히 잘 치는 것이 아니라, 연습을 통해서 잘 칠 수 있도록 준비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한다. 그 친구 말대로 사용빈도가 많은 클럽은 잘 치는 것이 당연하다면, 그 친구는 나보다 퍼터의 사용빈도가 많으므로 퍼팅을 잘 해야 하는데 실제로는 그렇지가 못하다. 그래서 오늘 제목에 대한 나름대로의 결론을 내리자면 사용빈도가 많은 클럽일수록 연습을 더 많이 해야 한다는 것이다.

 

또 한 가지 연습방법은 라운드를 하면서 반드시 사용해야 하는 클럽인데 제대로 다루지 못하는 클럽을 중점적으로 연습하는 방법이다. 나의 경우에는 오비가 나거나 헤저드에 빠지는 샷이 거의 모두 드라이버 샷이다. 아직까지는 드라이버 샷이 안정적이지 못해서 실수를 많이 하는 편이므로 약간의 시간을 더 할애하거나 레슨프로에게 부탁하여 특별연습을 하기도 한다.

 

그리고 드라이버 샷의 비거리가 짧다 보니 거의 모든 세컨샷을 고구마를 할 수 밖에 없다. 그래서 고구마 샷 연습에도 시간을 많이 할애하는 편이다. 하지만, 지금은 클럽사용에 변화를 주려고 한다. 짧은 파4홀에서는 2온을 시도 할 수 있을 정도로 드라이버 샷 거리를 늘려서 고구마의 의존도를 낮추려고 하고 있다.

 

웨지샷에 대한 시간할당은 사용빈도 플러스 알파가 있다. 플러스 알파 때문에 가장 많은 시간을 할애해야 하는 것이 웨지샷 연습이다. 위에서 언급한 클럽 사용현황에서 사용빈도가 많기도 하지만, 웨지샷은 풀 스윙만 연습해서는 될 일이 아니기 때문이다. 짧은 거리의 샷에 대비하여 나의 경우에는 10미터부터 60미터 거리의 샷을 따로 연습해야 하기 때문에 시간적으로는 가장 많은 시간을 연습하게 된다.

 

마지막으로 사용빈도가 가장 높은 퍼팅 연습이다. 사실 퍼팅에 관한 얘기는 건너 뛰려고 했는데, 솔직하게 밝히는 것이 좋을 것 같아서 언급하기로 한다. 퍼팅에 관한 얘기를 쓰지 않으려고 한 이유는 위에서 얘기한 오늘 제목에 대한 나름대로의 결론과 위배되는 행동을 하고 있기 때문이다. 퍼팅이 사용빈도가 라운드당30회 이상으로 가장 높지만, 나는 퍼팅연습을 거의 하지 않는다. 그저 퍼팅감만 확인하는 정도의 연습을 가끔씩 할 뿐이다. 그리고 라운드 당일 일찍 골프장에 도착해서 30분 정도 퍼팅감과 거리감 그리고 그린 빠르기를 확인하는 정도가 전부다. (새벽골프를 쳐야 할 경우에는 전날 전반적인 퍼팅감각을 확인하고, 라운드 당일에는 거리감과 그린 빠르기만 확인하는 편이다.)

 

내가 퍼팅 연습을 거의 하지 않음에도 불구하고 홀당 평균 퍼트수를 꾸준하게2개 이하로 유지할 수 있는 것은 나름대로 노하우가 있기 때문인데, 이것은 다음에 기회가 되면 다시 올리기로 하고, 아직까지 연습을 어떻게 해야 할지 정하지 못하고 있는 골퍼가 있다면, 지금까지 설명한 방법으로 연습을 해보는 것은 어떨지 생각해 보기 바란다. 라운드에서 자주 사용하는 클럽이 애를 먹이기 시작하면 속수무책인 경우가 많다. 그런 면에서 최소한 자주 사용하는 클럽에서만큼은 실수를 최소화 할 수 있는 연습방법이 아닐까 생각한다.

 

사용빈도가 높은 클럽은 그냥 잘 쳐지는 것이 아니다. 잘 칠 수 있도록 반드시 노력을 해야 한다는 사실만큼은 잊지 말고 연습에 임했으면 좋겠다.